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북한인권결의안을 들여다봅니다.
(유엔 현장음)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결의안을 투표 없이 채택하겠습니다.
유엔이 최근 뉴욕 유엔본부에서 총회를 열고 대북 인권결의안을 표결 없이 합의 방식으로 북한의 인권유린을 비판하는 내용의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이로써, 유엔 인권결의안은 지난 2005년 이후 13년 연속 채택됐습니다.
이번 결의안은 북한의 조직적이고 총체적인 인권유린을 규탄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인권유린의 사례로는 고문, 강간, 공개처형, 연좌제, 강제노동 등을 적시했습니다.
특히 이산가족 상봉과 북한 억류자에 대한 합당한 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이 새롭게 포함됐습니다. 지난 2015년 10월 이후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중단된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생사확인, 서신교환, 고향 방문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억류자에 대해서는 영사접견, 생존확인, 가족 연락 등의 합당한 조치를 촉구했습니다.
이번 결의안에는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가장 책임 있는 자' 제재와 국제형사재판소 회부를 촉구하는 내용이 4년 연속으로 담겼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집단학살, 전쟁범죄,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개인을 처벌하는 세계 최초의 상설 전쟁범죄재판소입니다. 이번 결의안의 '가장 책임 있는 자'에 대한 내용은 인권유린 책임자 처벌을 권고하면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에둘러 거론한 셈입니다.
어느 회원국도 표결을 요청하지 않아 표결 없이 컨센서스, 즉 전원합의로 진행됐습니다. 앞서 유엔총회 산하 인권담당 제3위원회도 지난달 14일 컨센서스로 북한인권결의안을 처리한 바 있습니다. 북한인권결의안이 투표 없이 컨센서스로 채택된 것은 2012~2013년과 지난해에 이어 4번째입니다. 한국 언론은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사회 전반의 부정적 여론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총회에 참석한 북한 유엔 대사는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 대사의 말입니다.
(자성남) 북한은 이 결의안을 불법적이고 사악한 음모로 보고 강력히 거부합니다. 투표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국과 러시아 대표부도 결의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표결을 요구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결의는 유럽연합과 일본이 공동제안국들의 의견을 반영해 작성했습니다. 한국 정부도 60여 개국에 달하는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 결의안 채택에 동의했습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는 억류자 문제가 결의안에 포함된 점을 환영했습니다. 통일부 백태현 대변인의 말입니다.
(백태현) 특히 억류자에 대한 영사접견 등 기본적 보호, 생사확인 및 가족과의 연락 허용을 촉구하는 내용이 결의에 최초로 반영된 점에 주목합니다.
백 대변인은 "아울러 북한이 유엔 총회 결의 권고에 따라 주민들의 실질적인 인권 증진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한국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2일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의 안전권 확보와 조속한 송환을 위해 유엔 차원의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한국인 6명이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들은 한국인 선교사 김정욱, 최춘길, 김국기 등 3명과 탈북민 3명 등입니다. 이 가운데, 선교사 3명은 북한에서 국가전복음모죄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복역중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특히 김정욱 선교사는 2013년 10월8일 억류돼 만 4년이 지나고 있으며, 최춘길, 김국기 선교사의 억류기간은 30개월을 훌쩍 넘고 있습니다. 나머지 탈북민 3명은 북한에서 형을 선고 받지 않은 상태로 억류 중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들의 조속한 송환을 북한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지만 북한은 이를 거부하거나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인권위원회는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문에서 "북한이 유엔 회원국으로서 책임과 의무가 있음을 환기해, 한국인 억류자들의 생사·억류 사유·건강 상태 등 정보를 제공하도록 촉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52명의 기자가 구금 상태인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언론인 감옥'이라고 국제 언론인 인권보호 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가 최근 연례보고서를 통해 밝혔습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1995년부터 매년 언론인들에 대한 탄압과 폭력 등을 조사해 발표하는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는 65명의 언론인이 사망했습니다. 특히 중국은 반체제 언론인에게 사형선고를 내리진 않지만 대신 감옥에서 질환으로 사망할 때까지 고의적으로 방치한다고 국경없는기자회는 지적했습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와 반체제 인사 양퉁옌을 그 예로 들었습니다. 두 사람은 모두 감옥에서 암 진단을 받았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습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또 2004년 언론 자유상 수상자인 황치도 고문을 당했지만 쓰촨성 몐양에서 치료를 거부하고 수감 중이라고 우려했습니다. 1998년 갑자기 실종된 시민들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인권보호 사이트 '64티엔왕'을 설립한 황은 종양, 신장질환 등으로 보석을 신청했으나 중국 당국은 응답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의 축구 경기를 관할하는 단체인 '아시아축구연맹'이 홍콩에서 열린 국제경기 때 현지 관중이 중국 국가 연주에 야유를 보낸 사실을 이유로 홍콩축구협회에 3,000달러의 벌금 처분을 내렸습니다. 홍콩 일간지 동방일보에 따르면, 아시아축구연맹은 지난 11월에 열린 홍콩과 레바논 간 경기 전 국가 연주 때 일부 관중이 야유를 하도록 방치했기 때문에 이 같은 처벌을 했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아시아축구연맹은 홍콩에서 관련 행동이 반복될 경우 한층 엄중히 협회를 처벌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홍콩에 대해 간섭을 강화하는 중국에 대한 현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반감이 확산하면서 축구경기 중 중국을 비아냥 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 10월 국가법 시행에 들어가 국가 가사를 바꿔 부르거나 연주 때 야유할 경우 최고 징역 3년형에 처하도록 했습니다. 다만 현 시점에선 홍콩에는 중국 국가법이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의 압력으로 홍콩 정부가 관련 조례를 만들어 국가법을 현지에서도 실시할 방침이지만 민주파 진영의 반발이 거세,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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