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인권, 인권] 김한솔 군의 방송 회견과 전문가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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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손인 김한솔 군의 방송 회견과 전문가들의 반응을 들여다봅니다.

(김한솔) Yes, of course. I've always dreamed that one day...
(더빙) 네. 물론이죠. 저는 언젠가 북한에 돌아가서 북한 주민들의 상황을 좀 더 낫게 만들기를 항상 꿈꿔왔습니다.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손자인 김한솔 군은 핀란드TV와의 회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유엔 사무차장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인권 특별보고관을 지낸 엘리자베스 렌 씨의 "장래 희망이 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습니다.

현재 유엔이 후원하는 보스니아의 국제학교인 '유나이티드 월드칼리지 모스타르'에 재학 중인 김 군은 김정일 전 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의 아들입니다. 김 군이 핀란드의 정치인이 진행하는 방송에 출연한 것은 지난 4월과 6월 사이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17세인 김 군은 핀란드TV가 최근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린 회견에서 왼쪽 귀를 두 개 뚫고, 검은 뿔테 안경에, 검은색 양복에 검정 넥타이를 매고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며 회견에 응했습니다.

김 군은 북한 주민들이 식량부족으로 끔찍한 고통을 겪는 현실을 언제 알게됬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설명 없이 나중에야 알게 됐다고만 말했습니다. 김 군은 두 살 이후 북한 땅을 떠나 마카오를 비롯한 해외에서 살아왔지만 방학 때는 북한에 자주 머물렀습니다.

(김한솔) Actually, when I was growing up in North Korea...
(더빙) 사실, 제가 북한에서 자랄 당시,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충분히 알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북한에 있을 때 외가에 머물렀습니다. 대부분의 주민들처럼, 평범한 주택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는 할아버지가 북한의 지도자라는 것도 나중에야 알게 됐습니다.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을 종합해보니 알게 됐습니다.

30분가량의 동영상에서 김한솔 군은 자유롭게 의견을 내는 편이었지만, 권력을 승계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에 대한 견해를 비롯해 정치적 논란이 될 만한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상당히 조심스런 태도를 취했습니다. 예를 들어, 삼촌 김정은이 어떻게 최고지도자가 됐느냐는 질문에는 "만난 적이 없어 어떻게 지도자가 됐는지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질문자가 "김정남을 위해 잘된 일이다"라고 하자, 김 군은 살짝 미소를 짓기도 했습니다.

국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이 회견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 긍정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인권단체인 사이먼 위젠탈 센터의 아브라함 쿠퍼 부소장은 진행자인 렌 씨가 부드러운 질문 위주로 진행했다는 점에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김 군이 북한주민의 고통을 언급했다는 데 의미를 둔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아브라함 쿠퍼) His parents made him unaware...
(더빙) 김한솔 군의 부모는 김 군이 장성할 때까지 김정일이 할아버지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게 했습니다. 스스로 알아낸 겁니다. 그럼에도 이번 회견을 보면, 김 군이 명백히 북한의 엘리트로 성장했음을 보여줍니다. 때문에 김 군은 자라면서 북한 주민들이 당하는 고통의 규모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 겁니다. 그러나 김 군이 자라면서 북한의 상황에 눈뜨게 됐다면서 문제점을 시인한 부분에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미국의 민간인권단체인 디펜스포럼의 수잔 숄티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통화에서 김 군의 회견을 보고, 김 군이 다른 의견을 가졌다는 점, 그리고 토론 등을 통해 개인적 시각을 정립해 나갈 수 있었다고 밝힌 점이 크게 다가왔다고 말했습니다.

(수잔 숄티) He talked about meeting people...
(더빙) 김한솔 군은 다른 의견을 가진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다양한 견해를 고려한 다음에, 자신만의 의견을 형성해갔다고 말했습니다. 표현의 자유가 없는 북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 않습니까?? 다른 생각을 가졌더라도 토론을 통해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로베르타 코헨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에 김 군이 김정일이 '독재자'라는 점, 북한 주민의 굶주림, 통일의 필요성 등에 언급한 점이 신선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의장이기도 한 코헨 연구원은 김 씨 일가와 다른 길을 걷는 김 군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 내 김 군의 친척들이 회견 동영상을 접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미국 국무부의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은 마이클 포즈너 민주주의, 인권, 노동 담당 국무부 차관보가 버마의 수도에서 버마 정부와 처음으로 인권대화를 가졌다고 발표했습니다. 눌런드 대변인은 "아주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강조해, 앞으로도 대화를 거듭해 나가는 의향을 밝혔습니다. 최근 이뤄진 대화에는 포즈너 차관보 외에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와 국방부, 국제개발처 등의 담당자들이 참석했습니다. 버마 측은 소 테인 공업부 장관, 아웅 민 장관 등 양 각료 외에 버마 최대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의 당수 아웅산 수치 여사 등도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옥중에 수감된 정치범 석방을 포함해 버마가 내포한 인권문제를 폭넓게 논의했습니다. 눌런드 대변인은 "대화 전에는 버마 측이 은폐하지 않고 문제와 마주 대할지 확신을 할 수 없었지만 그들은 대처했다"고 말해 버마 측의 자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동시에 "정치범은 전혀 없어야 된다"며 재차 정치범 전원 석방을 요구하고 앞으로 버마 정부에 대한 요구를 계속해 나갈 방침을 강조했습니다.

-- 어린이 인권운동을 벌이다 탈레반의 테러를 받은 파키스탄 소녀의 상태가 안정되고 있습니다. 영국 퀸엘리자베스 병원 의료진은 말라라 유사프자이가 전문적인 치료를 받으며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소녀는 통합적 치료를 받기 위해 특수 항공 구급차를 타고 파키스탄에서 영국으로 옮겨졌습니다. 유사프자이는 지난 9일 파키스탄 북부 스와트계곡의 밍고라에서 하굣길에 무장괴한들의 총격을 받아 머리와 목에 중상을 입었습니다. 유사프자이는 이후 두개골을 관통해 어깨에 박힌 총탄 제거 수술을 받았습니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사고 직후 이번 공격을 자신의 소행으로 확인했습니다. 유사프자이는 11세였던 2009년부터 탈레반 치하에서 여성들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가명으로 BBC 웹사이트에 올리면서 국제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당시 유사프자이는 글에서 "탈레반이 여자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도록 포고령을 내렸다"면서 "교육을 받으려는 열망 때문에 탈레반에게 참수를 당할까 두렵다"고 적었습니다. 한편, 파키스탄 어린이 교육 운동의 상징으로 떠오른 유사프자이의 회복을 기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유사프자이의 치료비용은 파키스탄 정부가 후원했으며, 퀸엘리자베스 병원 측도 지원에 나섰습니다. 병원 홈페이지에는 전 세계에서 회복을 기원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