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미국의 비정부기구인 '프리덤 하우스'의 최신 보고서 내용을 살펴봅니다.
국제적 인권감시단체인 프리덤 하우스는 최근 발표한 '2016 세계 언론자유 보고서'에서, 북한의 언론자유가 전 세계 최악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리덤 하우스가 전 세계 199개국을 대상으로 한 언론자유 환경 조사에서, 북한은 총점 97점으로, 조사 대상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프리덤 하우스는 언론자유에 대한 각국의 법률적, 정치적, 경제적 환경을 100점 기준으로 환산해, 100점에 가까울수록 언론탄압이 심한 나라로 분류합니다. 1위부터 61위까지가 '언론 자유국', 133위까지가 '부분 자유국', 나머지가 '언론 자유가 없는 나라'로 평가됩니다.
안타깝게도 북한은 프리덤 하우스가 1980년부터 발표하는 조사에서 매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보고서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은 메릴랜드 대학교의 애나 테레사 데이 교수가 자유아시아방송에 한 말입니다.
(애나 테레사 데이) 북한은 언론의 자유를 위한 개선을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세상 또는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전혀 알 권리를 주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세상은 고립된 북한에 어떻게 언론의 자유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언론환경과 관련해, 보고서는 북한 내 언론매체들이 단지 정권 선전을 위한 도구로 이용되며,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보도는 엄격한 제재 대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외국 방송을 듣거나 반체제 출판물을 보유하는 것은 반역죄로 간주돼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북한 당국은 정부에 비판적인 발언을 한 사람들을 체포하고, 장마당에서 구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거나 시청한 북한 주민들은 체포를 당할 수 있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 정부가 지난해 6월 평양에 주재하는 외교관들에 대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나 정권에 비판적인 어떤 매체의 반입도 금지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지난 수년간 외국 라디오 방송과 단체들을 통해 북한으로 유입되는 뉴스와 정보는 증가하고 있다고 프리덤 하우스는 밝혔습니다. 특히 외국 방송을 듣는 북한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몰래 들여온 해외 알판(DVD)은 외부 세계에 대한 중요한 정보 제공원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당국의 적극적인 불법 매체에 대한 추적과 처벌에도, 유입되는 정보와 매체가 증가하고 이를 신고하려는 주민들의 의지도 약화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심지어 당국의 단속이 줄어들기 시작했음을 암시하는 일부 보도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넷 접근과 관련해, 여전히 당국의 승인을 받은 일부 고위 당국자들만이 가능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점점 더 많은 과학자나 학생에게도 제한적인 범위에서 인터넷 접근이 허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주민들은 외국의 인터넷 사이트들과 연결돼지 않은 내부 통신망에만 접근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한편, 보고서에서 노르웨이가 9점으로 언론자유가 가장 잘 보장되는 나라로 꼽혔고, 벨기에와 핀란드, 네덜란드, 스웨덴이 11점으로 공동 2위에 올랐습니다. 한국은 33점으로 66위에 올랐습니다. 베트남은 183위, 중국은 186위로 '언론자유가 없는 나라'에 속했습니다.
프리덤 하우스는 올해 언론환경을 주목할 나라로 중국을 포함한 8개국을 언급하면서, 특히 중국 시진핑 주석이 최근 언론통제의 고삐를 더 바짝 조이겠다는 신호를 발신한 점을 구체적인 예로 들었습니다. 기자회견장에 나온 프리덤 하우스의 이번 보고서 책임자인 제니퍼 더럼 팀장의 말입니다.
(제니퍼 더럼) 중국에서 시진핑 주석이 자국의 경기후퇴 영향이 지속되면서 모든 언론매체에 공산당의 노선을 반영하라고 최근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내 언론인들과 인터넷 사용자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상당한 저항의 징후가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당국과 언론인, 그리고 인터넷 사용자들 간에 대립의 장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시 주석은 지난 2월 언론의 업무는 "당을 사랑하고, 당을 보호하며, 당을 위해야 한다"며 언론은 "당의 의지를 체현하고 당의 주장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중국의 반체제 인권운동가 해리 우 씨가 타계했다고 라오가이 인권재단이 밝혔습니다. 향년 79세입니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우 씨는 공산당군이 1949년 내전에서 승리한 후 집 재산 전부가 몰수당하는 장면을 목도했습니다. 해리 우 씨는 23세 때인 1960년 소련군의 헝가리 침공을 비판했다가 '반혁명 우파분자'로 찍혀 노동개조소에 끌려갔습니다. 우 씨는 노동개조소 12군데를 돌면서 농장과 탄광 현장에서 19년간 일했고 구타와 고문, 굶주림에 시달렸습니다. 1979년 풀려난 해리 우 씨는 1985년 미국으로 이주했지만 자주 중국으로 돌아와 노동개조소 제도에 관한 연구와 폭로에 매진하고 인권발전 사업에 진력했습니다. 그러다 미국 국적을 취득한 우 씨는 1995년 중국 당국에 붙들려갔고 국가기밀을 훔쳤다는 혐의로 재판에 회부돼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각계의 구명운동 덕분에 석방돼, 미국으로 추방당했습니다. 우 씨의 노력으로 노동개조소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압력이 높아지자 중국은 결국 노동개조소를 폐지했습니다.
-- 호주에서 공영 ABC 방송이 중국의 언론 검열 정책에 굴복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호주 스윈번 과학기술대학교 존 피츠제럴드 교수는 최근 '호주파이넨셜 리뷰'에 기고한 글에서 ABC방송이 중국 사업을 위해 언론 자유 원칙과 가치관을 중국에 팔아먹었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ABC 방송은 피츠제럴드 교수의 주장을 부인했으나 호주 일각에선 중국의 해외 언론에 대한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세계 언론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피츠제럴드 교수는 기고문에서 ABC 방송이 중국의 상하이둥방 미디어 그룹과의 협의에서 중국에 불리한 기사와 당 중앙선전부를 분노케 하는 기사를 보도하지 않겠다고 합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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