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인권, 인권] 전문가들 “2013년 북한 인권 개선 위한 새로운 판짜기 시작될 것”

미주 한인들이 워싱턴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자 강제북송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미주 한인들이 워싱턴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자 강제북송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RFA PHOTO/ 정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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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미국 내 전문가들의 2013년 북한 인권 전망을 들여다봅니다.

미국 내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로베르타 코헨 이사회 의장은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회견에서 새해 들어서도 북한의 인권 상황이 지난해보다 나빠졌으면 나빠졌지 결코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로베르타 코헨)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자신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그랬듯이 억압정책을 계속해서 펼칠 겁니다. 실제로, 김정은 체제는 지금도 보안부서와 강제수용소를 비롯한 사회통제로 체제를 유지해나가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늘어나는 탈북을 막기 위해 전 국경에서 허가 없이 강을 건너는 자들은 사살해도 좋다는 명령까지 내렸습니다. 중국은

북한과 공모해 탈북자를 강제송환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북한 정권은 중립적인 인권감시단체들의 방문을 여전히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적 인권단체인 '쥬빌리캠페인'의 그레고리 트리트 대외협력 담당자 역시 북한의 인권 상황 변화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습니다.

(그레고리 트리트) 2012년 전망은 매우 불길합니다.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역에서 더 많은 탈북자가 체포될 것입니다. 북한의 경제 상황은 더 이상 악화할 수 없을 정도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북한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와 같은 수준, 혹은 더 나쁜 수준의 인권 탄압이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희망이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옵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디펜스 포럼’의 수잔 숄티 회장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몇 년간 북한의 인권 유린에 대한 국제적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졌다면서, 이제는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문제와 북한의 인권 문제가 동일한 비중으로 중요하다는 공감이 확실히 자리매김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에서 새로운 지도자가 탄생한 점도 북한의 인권개선에 중요한 청신호라는 설명입니다. 미국 내 인권단체들의 연합체인 ‘북한자유연합’의 대표이기도 한 숄티 회장의 말입니다.

(수잔 숄티) 한국에서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정부가 공식 출범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를 몇 차례 만난 적이 있는데,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갖고 있었습니다. 제가 얼마 전 일본을 방문하고 돌아왔는데요, 신임 아베 총리는 특히 북한의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포함해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더군다나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줄곧 북한의 인권 문제를 중시한다는 점을 명확히 해왔습니다. 전임 부시 행정부와는 달리, 국무부 내 대북 인권특사가 대북 정책의 조율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게 단적인 예입니다. 앞으로 북한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은 탄력을 받을 겁니다.

한국, 일본, 미국 등 주변국의 변화 외에도, 유엔 인권이사회를 비롯한 국제기구에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새로운 판짜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습니다.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이기도 한 로베르타 코헨 의장의 말입니다.

(로베르타 코헨) 올해 2월이나 3월에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가 열릴 때 기회의 창도 열릴 겁니다. 올해 중국, 러시아, 쿠바가 이사회 이사국에서 빠졌습니다. 대신 한국과 미국이 들어갔습니다. 기존 유엔 대북 결의안보다 더 강한 목소리를 낼 기회입니다. 일단의 유엔 특별보고관들이 북한의 강제수용소에 대해 보고서를 낼 수도 있습니다. 유엔 조사위원회(UN Commission of Inquiry)가 설립돼,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를 조사하고 사찰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 내부의 인권 사정은 나빠지고, 북한 외부의 인권 움직임은 나아질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미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 정권의 붕괴 가능성이 올해 북한 인권 상황의 큰 변수라고 평가했습니다. '쥬빌리캠페인'의 그레고리 트리트 대외협력 담당자의 말입니다.

(그레고리 트리트) 북한 정권이 올해 붕괴하느냐 아니냐는 서방세계가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한 뒤에야 비로소 알 수 있는 여러 요인과 특정 사건에 의해 결정될 겁니다. 현재 북한 정권은 강제수용소 수감자들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이는 자신들의 취약점을 숨기려는 징후로 해석됩니다. 불행하게도 북한 정권이 붕괴되면, 이들과 함께 제일 먼저 사라질 사람들이 바로 수용소 수감자들입니다. 북한 정권이 왜 이런 조치를 취하는지 우리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이들의 움직임을 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북한 정권의 범죄를 처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