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인권, 인권] 프리덤 하우스 연례보고서

0:00 / 0:00

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국제적 인권단체인 프리덤 하우스의 연례보고서를 들여다봅니다.

(이집트 시위 현장음)

방금 들으신 것은 일 년 전 이맘 때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서 수만 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져 나와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과 정치·경제 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에서 나온 함성입니다. 중동, 북아프리카 각지에서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던 시민의 분노는 한데 용출되며 이 지역의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은 주위로 번져 나갔습니다. 그 결과, 이집트의 무바라크 정권,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 등 철옹성 같던 철권 통치자들이 쓰러졌습니다.

이 ‘아랍의 봄'이 옛 소련 붕괴 이후 독재 정권에 대한 가장 큰 저항으로 평가받았습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프리덤 하우스는 최근 발표한 ‘2012년 세계 자유 보고서’에서 '아랍의 봄' 의 시작을 알린 튀니지의 사례가 지난 20년 동안의 조사 결과 가운데, 가장 큰 민주주의로의 도약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리덤 하우스의 아치 푸딩톤 연구 담당 부회장의 말입니다.

(아치 푸딩톤) 튀니지는 지난해만 해도 최악의 인권탄압국 가운데 하나인 시리아의 바로 밑 순위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조사에서 ‘부분적 자유국가’로 훌쩍 올라섰습니다. 튀니지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민주적 자유선거가 이뤄졌고, 언론의 자유도 상당히 개선됐습니다. 게다가 새로 들어선 지도부는 구세력을 향한 정치적 보복보다 경제개발과 내부안정 등 실용주의 노선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프리덤 하우스는 매년 발표하는 이 보고서에서 전 세계 192개 국가와 18개 분쟁지역의 민주화 정도를 정치적 권리와 시민적 자유로 나눠 측정한 뒤, 자유국가, 부분적 자유국가, 비 자유국가 등으로 분류합니다.

프리덤 하우스는 그러나 이런 민주화 시위 탄압이 민주화를 향한 변화의 발목을 잡았으며 오히려 시위에 놀란 중국이 반체제인사에 대한 탄압과 언론, 인터넷 통제를 더 심하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우려했습니다.

프리덤 하우스의 보고서 내용도 이런 추세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해 26개국에서 민주주의가 후퇴했고, 12개국만이 전반적으로 자유가 개선됐습니다. 6년 연속으로 민주주의가 개선된 나라보다 후퇴한 나라가 더 많았습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경우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에서 '아랍의 봄'으로 어느 정도 수확을 거뒀지만, 바레인과 이란, 시리아 등의 자유는 더 악화했습니다. 특히 아랍의 봄에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앞장섰던 시리아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최악의 인권국가로까지 떨어졌습니다.

북한은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최악의 인권 탄압국으로 꼽혔습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평가항목에서 최하점을 받아 40년째 연속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프리덤 하우스의 사라 쿡 아시아연구 분석관의 말입니다.

(사라 쿡)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폐쇄적인 나라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조차 행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 운영에) 투명성도 거의 없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일반주민에 대한 처벌은 가혹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경제 분야에서 어느 정도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쿡 분석관은 덧붙였습니다.

(사라 쿡) 올해에는 경제 영역과 관련된 몇몇 지표가 약간 개선됐습니다. 북한당국이 화폐개혁과 관련해 2009년에 단행한 경제정책은 화폐개혁 이전으로 되돌아갔습니다. 그 결과, 시장 활동이 더 활발해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북한의 전반적인 자유 상황은 가혹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면서 북한 당국이 앞으로 더 개방할 지 눈여겨봐야합니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은 미국과 스웨덴 등과 함께 최고점인 1점을 받아 가장 자유로운 국가로 분류됐습니다. 미국은 그러나 가장 자유로운 국가에 속했지만 고립주의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북한의 인권 문제를 다룬 전시회와 토론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습니다. 독일과 한국의 독한협회는 독일 집권 기독교민주당 산하 아데나워재단의 후원 하에 ‘북한 정치범 수용소 사진ㆍ그림 전시회’를 최근 본 소재 아데나워재단 교육센터에서 개막했다고 밝혔습니다. 독한협회는 1966년 한국과의 교류 증진을 위해 설립된 민간단체로 정치,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양국의 교류와 협력에 관한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내달 10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실태를 고발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베크 독한협회 부회장은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참상을 국제사회에 알림으로써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조금이라도 개선되기를 바라는 취지로 행사를 마련했다"며 "휴일임에도 개막식에 100여명이 참석하는 등 큰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집권 연정내 소수당인 자유민주당 산하의 나우만재단은 이달 중순 뮌헨 시에서 발터 클리츠 나우만재단 주한사무소장을 초청해, ‘낙원으로 가는 길? 북한의 60년 사회주의’라는 주제로 학술회를 엽니다. 학술회에서는 북한의 인권실태와 김정일 사망 이후 경제 개방 가능성 등에 대한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 앞으로 서울시 ‘장애인 생활시설’에 거주중인 장애인들에게 과도한 체벌이나 폭언 등 인권침해를 가한 관계자는 적발 즉시 퇴출됩니다. 서울시는 최근 ‘시설장애인 인권침해 5대 근절대책’을 발표했는데요. 시는 장애인 보호시설이 오히려 인권침해의 온상이 되고 있는 실정을 바로잡고, 이들을 위한 사회 안전망을 보다 촘촘히 해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인권을 바로 세우기 위해 이 같은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장애인 생활시설은 사회복귀를 위해 재활에 필요한 상담·치료·훈련 등의 서비스 또는 장기간의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애인 거주시설이며 서울시가 관리 감독하는 시설은 총 51곳에 이릅니다. 5가지 근절 대책 중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는 단 한번이라도 시설 장애인들의 인권을 침해하면 그 대상자를 즉시 퇴출시키고 동시에 사법기관에 고발조치 한다는 것입니니다. 시는 또 사전 예방대책의 일환으로 시설 내부의 사회재활교사, 장애인. 가족 등으로 이뤄진 ‘인권지킴이단’과 인권전문가가 참여하는 ‘인권 감독관’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장애인들이 직·간접적으로 당한 인권침해 행위를 24시간 신고할 수 있도록 서울시 장애인 홈페이지에 ‘시설장애인 인권카페’도 운영됩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