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막한 유엔인권이사회

UNHCR 앞에서 ‘중국 내 탈북자의 강제 북송’ 상황을 재연하고 있는 모습.
UNHCR 앞에서 ‘중국 내 탈북자의 강제 북송’ 상황을 재연하고 있는 모습. (RFA PHOTO/ 노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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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북한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인권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최근 개막한 유엔인권이사회의 22차 회기를 들여다봅니다.

(프란스 티머만) But as long as violations continue... (더빙) 인권침해가 계속되는 한, 유엔인권이사회의 임무는 충분히 효과적일 수 없습니다. 더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국제사회는 시리아나 북한에서 고통당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빚지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유엔인권이사회가 이번 회기에 북한인권 조사 기구를 설립할 것을 촉구합니다. 북한에서는 너무나 오랫동안 인권침해가 계속돼왔습니다.

방금 들으신 것은 네덜란드의 프란스 티머만 외무장관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최근 개막된 유엔인권이사회 회의에서 북한 인권 상황을 조사하는 독립기구를 설립하라고 요구하는 목소리입니다.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럽연합은 이 같은 독립기구 설치가 포함된 결의안을 3월 22일에 끝나는 인권이사회 회기 안에 제출하기 위해 북한 인권 관심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대표단은 유럽연합의 입장을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최명남 제네바 주재 북한 외교관의 말입니다.

(최명남) 북한 대표단은 네덜란드, 영국, 폴란드를 비롯한 몇몇 유럽연합 회원국의 근거 없는 의혹 제기를 반대합니다. 같은 이유로, 북한의 인권 상황과 관련한 독립기구의 설치를 포함한 결의안도 거부합니다.

그러나 많은 주요국은 유럽연합의 움직임에 대해 잇달아 공식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습니다. 아베 도시코 일본 외무성 정무관이 이사회 연설에서 밝힌 말입니다.

(아베 도시코) 유엔 인권이사회와 유엔 총회는 지난 몇 년간 계속 북한 인권 결의안을 채택해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인권 상황에는 전혀 진전이 없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일본은 유럽연합과 공동으로 북한 인권 조사를 요구하는 기구를 설치하라는 내용이 담긴 결의안을 제출할 겁니다. 유엔 최고인권대표와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도 필요성을 제기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북한에 더 강력한 메시지가 전달될 겁니다.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인권 조사기구 설립 주장이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지난달 처음으로 촉구한 이후 국제사회에서 상당한 탄력을 받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필레이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지난달 북한 정치범수용소에는 최소 20만 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강간과 고문, 처형, 강제노동이 자행되고 있다며, 북한의 반인간적인 범죄에 관한 국제조사를 촉구했습니다. 마르주끼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도 최신 보고서에서 2003년 이후 유엔이 결의하고 작성한 60여 개 자료들을 검토한 결과, 보다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혀, 국제사회에서 공감대를 넓히는 데 일조했습니다.

에스더 브리머 미국 국무부 차관보도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상황에 관한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브리머 차관보의 발언입니다.

(에스더 브리머) 북한 주민들이 매일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수백만 명이 알려지지 않은 인권 탄압에 직면해 있는 한 유엔인권이사회의 일은 여전히 끝나지 않습니다. 북한 정부가 저지르고 있는 수없는 인권 유린행위는 국제적 비난을 받아 마땅합니다.

한국도 유엔의 북한인권 조사기구 설립에 공식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통상부의 김봉현 다자외교조정관이 27일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연설에서 전한 말입니다.

(김봉현) 한국 정부는 유엔 조사기구의 설치를 포함해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입니다.

국제 인권운동가들은 러시아와 중국이 올해 인권이사회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결의안은 한국을 포함한 47개 인권이사회 이사국 중 과반수가 찬성하면 채택됩니다. 현지에서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지면서 결의안이 인권이사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