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중국 인권문제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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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미국 의회에서 열린 중국 인권 문제 회의를 들여다봅니다.

(천광청)....

검은색 안경을 쓴 중국인 시각장애 인권변호사 천광청 씨가 중국 시진핑 지도부를 강하게 비난하는 발언입니다. 천광청 씨는 최근 미국의 인권감시단체 프리덤하우스가 주최한 중국 인권문제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총서기가 비판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언급했지만 이번 양회 기간만 보더라도 폭력에 의존하는 사회 안정 유지 방식에는 과거와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양회란 중국에서 헌법상 최고국가권력기관이자 의결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최고 정책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합쳐 일컫는 말입니다. 전국인민대표대회는 5일에 시작해 오는 17일까지 열립니다. 그리고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는 지난 3일에 개최돼 13일에 끝납니다.

지난해 5월 중국 내 가택연금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뒤 미국으로 건너온 천광청 씨는 양회 기간에 웨이보 계정들이 폐쇄되고 수많은 사람이 할 말을 못 하도록 제지받고, 당국에 의해 조사까지 받는 상황이 중국에서 펼쳐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의 ‘웨이보’는 140자 이하의 짧은 글을 손전화 등 휴대 통신 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올릴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로, 지난해 5월 말 기준으로 가입자가 2억 명을 돌파할 정도로 상당한 인기가 있습니다.

천광청 씨는 특히 베이징의 다수 학자와 인권운동가 등이 가택연금에 놓인 상태라고도 소개했습니다.

실제로, 중국의 대표적 인권운동가인 후자는 지난달 말부터 감시 요원이 집 부근에 상시로 대기하고 있어 사실상 가택 연금 상태입니다. 또 베이징의 인권 변호사 장톈융은 이달 초 베이징 근교에 있는 동생 집에 갔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국가보위부 요원들에 의해 자택으로 끌려갔습니다. 또 다른 인권 변호사 딩자시는 공안원들에게 사용하던 컴퓨터를 압수당했습니다. 인터넷상에는 상하이의 유명한 인터넷 사용자인 리화핑이 파출소에 연행됐고 민주 인사인 양친헝이 파출소에서 구타를 당했다는 소식 등이 나돌고 있습니다.

중국의 신·구 권력교체에 대해, 천광청 씨는 “독재자는 심리적으로 공허한 상태이며 언제 권력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이런 모습이 외부로 노출되는 것을 두려워해 억지로 안정된 척 하는 것일 뿐"이라며 권력의 불안정성을 강조했습니다.

토론자로 회의에 참석한 에드워드 맥밀란-스콧 유럽의회 부의장은 이렇게 반체제 인사와 인권운동가들을 가택 연금하는 등 통제와 감시를 강화하는 중국 정부를 최악의 인권탄압국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에드워드 맥밀란-스콧) The Chinese regime of today, now electing...

(더빙) 이번 양회에서 국가주석으로 공식 선출되는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가 이끄는 중국 정권은 세계에서 가장 자의적이고 난폭하고, 부패한 정권입니다. 중국 정권은 수천만 명의 자국민들을 살해하고, 특히 지난 10여 년간 죄 없는 파룬궁 수련자 수만 명을 수용소로 보냈습니다.

맥밀란-스콧 부의장이 언급한 파룬궁은 1992년부터 중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에 1억 명 이상의 회원을 갖고 있는 불교와 도교의 수련집단입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정치세력화 등을 우려해 파룬궁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회의에 앞서, 중국의 인권활동가 루하이타오 씨가 지난해 12월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의 보호를 받아 아내와 함께 미국에 입국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지난해 11월 시진핑 지도부 출범 이후 중국 활동가가 미국의 보호 하에 출국한 사례가 밝혀진 것은 처음입니다. 루 씨는 지난해 천광청 씨를 지원하는 행위로 당국의 감시와 폭행 등 집요한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주요 외신에 밝혔습니다.

현재 미국 워싱턴에 체재 중인 루 씨 역시 천광청 씨와 마찬가지로 전국인민대표대회에 대해 “정치개혁에 어떤 희망도 가지고 있지 않다. 관료가 기득권을 내려놓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말해 중국의 강권적인 정치와 인권상황을 개선하는 것은 절망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루 씨는 과거 베이징시를 덮친 호우로 피해를 입은 희생자들을 독자적으로 조사하는 활동을 벌였다가, 중국 당국의 엄격한 감시를 받아 왔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국제적 인권운동단체 국제앰네스티는 북한 14호 정치범 수용소 시설이 확장돼 인권 상황 악화가 우려된다며 유엔에 실태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최근 성명에서 최근 위성사진 분석 결과, 북한 평안남도 개천의 14호 수용소의 경계가 인근 주민 거주지역으로 확장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유엔 인권이사회가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신속히 가동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앰네스티는 민간 위성업체인 디지털글로브와 진행한 위성사진 분석에서 평양 동북쪽 70㎞ 밖 14호 수용소 옆 처마봉 계곡 주변에 20㎞ 담장이 새로 설치되고 신축 건물이 들어선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수용소 시설이 인근 주민 거주지까지 확장돼 피수용자는 물론 이 일대 주민의 인권 상황 악화가 우려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프랭크 자누지 국제앰네스티 미국 워싱턴 사무소장은 "경계 담장에 통제소와 감시초소가 들어선 것이 확인돼 인권 상황 악화가 예상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라지브 나라얀 국제앰네스티 북한전문 연구원은 "14호 수용소의 통제시설은 거주 이전의 제약이 일반화된 북한의 실상을 보여준다"며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인권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독립적인 유엔 조사위원회 가동이 시급하다"고 밝혔습니다.

-- 여성의 교육권을 주장하다 탈레반에 피격된 파키스탄 소녀가 여성의 인권을 싸워서 얻어내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머리에 총상을 입고도 기적처럼 살아난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최근 뉴욕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에 방영된 3분 분량의 영상물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유사프자이는 입원 중인 영국 병원에서 제작한 영상물에서 "우리 모두가 권리를 찾기 위해 싸워야 한다"며 "권리는 싸우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유사프자이는 "우리가 집에 앉아서 우리의 권리를 옹호해줄 사람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린다면 모든 소녀들이 학교에 가는 그런 날은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모든 소녀가 교육을 받고, 세계에 평화가 깃들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모두 싸워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유사프자이는 소녀들도 학교에 갈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다 지난해 10월 탈레반으로부터 피격당해 주목을 받았으며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2012년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