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수용소 수감자 보호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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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인권 토론회를 살펴봅니다.

(수잔 숄티) 북한 정권이 오늘 오후나 내일 당장 붕괴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실제로 일했던 사람들은 수용소 수감자들은 정권 붕괴 시 모두 학살당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방금 들으신 것은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가 ‘북한의 수용소: 계속되는 인도주의적 위기’라는 제목으로 열린 토론회에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의 수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한 말입니다. ‘북한자유연합’은 지난 2003년 창설된 국제적 비영리단체로, 북한자유주간 행사를 매년 4월 말에 개최하고 있습니다.

숄티 대표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내 인권 문제를 과거 유대인 수용소 해방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수잔 숄티)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연합군이 나치의 수용소들을 해방했을 때, 수용소 실태가 얼마나 끔찍한 지 알지 못했고, 이 상황을 어떻게 다뤄야 할 지 전혀 준비가 돼있지 않아서, 많은 유대인 수감자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실제로, 독일 나치정권은1944년 연합군의 진격에 놀라 폴란드 내 수용소를 폭파해 대량 학살의 증거를 인멸했습니다. 나치 정권은 또 1945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있던 대다수 수감자들을 서쪽으로 강제 행진시켰는데, 연합군이 진입하였을 때는 겨우 수천 명의 여윈 수감자들만이 수용소에 살아남았습니다.

일부 전문가는 토론회에서 국제사회가 북한 정권의 끔찍한 정치범 수용소 실태에 관해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많이 알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워싱턴에 있는 비영리단체인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미국 정부 덕분에 화질이 좋은 위성사진을 더 많이 확보하게 됐고,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당장 북한 정권이 붕괴됐을 때 수감된 정치범들을 보호하기 위한 계획은 전무하다는 우려는 여전했습니다. 워싱턴의 보수적 성향의 연구기관인 ‘미국기업연구소’의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의 말입니다.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북한 정권 붕괴 시 지도부가 자행한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는 데 있어서 수감자들이 목격자 증언과 증거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은 수 만 명의 수감자를 죄의식 없이 대량학살 할 수 있습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특히 개인이나 민간단체들만의 힘으로 북한의 정치범들을 구출할 수는 없다면서, 이런 점을 미국과 한국, 일본, 그리고 국제사회의 지도자들에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유엔 인도주의 기구들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워싱턴에 있는 진보적 성향의 브루킹스연구소의 로베르타 코헨 선임연구원은 주문했습니다. 코헨 선임연구원은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 미국 국무부에서 인권담당 부차관보를 역임했습니다.

(로베르타 코헨) 북한의 가장 취약한 계층에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를 포함하고 그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점을 북한에서 활동하는 유엔 단체들이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코헨 선임연구원은 유엔 지원활동의 목적은 북한의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것이며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최신 보고서에서는 어린이, 임산부, 노인은 물론 수용소 내 수감자들도 취약계층으로 명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인도주의적 응급사태는 전쟁이나 자연재해로 급격하게 발생하는 재난을 떠올리지만, 북한에서는 정치범 수용소라는 보이지 않는 곳에 갇힌 수감자들에게도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한국에서 온 탈북여성 임혜진 씨는 자신이 북한의 관리소에서 경비병으로 일하면서 목격했던 수용소 내 참상을 증언했습니다. 임 씨는 두 번의 탈북과 북송 그리고 세 번째 탈북에 성공해 지난 2002년 한국에 정착했습니다.

(임혜진) 정치범 수용소에서의 삶은 새벽 5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잠자리에 들기까지 모든 것이 감시와 보고체계, 그리고 아무런 보수 없이 일하는 것이 전부였고, 삶 자체가 지옥 그 자체였습니다. 수용소 안에서는 가족이 함께 끌려왔어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남자들은 따로 골라내서 다시 북한 전역에 있는 탄광 중에서도 가장 힘든 곳으로 보내지기 때문에 정치범 수용소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여자, 아이들, 장애인, 노약자들이 더 많았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 씨를 변호한 것으로 유명한 중국 인권 변호사에게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베이징 고급인민법원은 최근 샤린 변호사에게 사기죄를 적용해, 징역 10년형과 10만 위안, 미화 15,000달러의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중국은 2심제로, 이번 판결에 따라 샤 변호사에 대한 무죄 주장은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중국 검찰은 샤 변호사가 자금거래와 투자 명목으로 수천만 위안을 사취했고 그 돈으로 도박 빚을 갚았다며 사기혐의를 주장했습니다. 반면 샤 변호사 측은 인권변호사로 활동한 데 대한 앙갚음으로 사기죄를 적용한 것이라고 항변했습니다. 샤 변호사는 아이웨이웨이 씨와 인권 변호사 푸즈창, 인권운동가 탄줘런 씨 등을 변호해왔습니다. 2014년 11월에는 홍콩 우산 혁명을 지지한 인권운동가 궈위산 씨를 변호하기로 했다가 공안당국에 연행되기도 했습니다.

--노벨 인권상으로 불리는 마틴 에널스 인권상 수상자 후보로 캄보디아 인권운동가 5명과 이집트 법학 교수 등이 선정됐습니다. 마틴 에널스 인권상은 국제앰네스티, 휴먼라이츠워치, 세계고문방지기구 등 10개의 주요 인권단체들이 추천한 심사위원단에 의해 전 세계에서 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한 개인 또는 단체를 선정해 시상합니다. 올해 수상 후보로 선정된 니 소카 씨를 포함한 5명은 캄보디아 인권협회 활동을 하면서 '크메르 5인'으로 불렸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야당 지도자가 정권의 조사를 받을 때 함께 조사 대상에 포함돼 1년째 구금돼 있습니다. 또 한 명의 후보인 이집트 카이로 인권연구소의 무함마드 자레 교수는 인권상황이 악화한 이집트에서 인권 활동을 하다 여행금지 처분을 받았고 출처를 알 수 없는 살해 협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