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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권좌에서 쫓겨난 리비아 카다피의 가족이 누렸던 생활의 실상을 들여다봅니다.
리비아 반군이 수도 트리폴리를 장악한 후, 무아마르 카다피 일가의 사치와 폭력을 일삼은 생활이 하나 둘 공개되고 있습니다.
3남 사디, 외동딸 아이샤의 호화생활이 밝혀진 데 이어 4남 무타심은 트리폴리 공격 전날까지 파티를 즐기고, 5남 한니발은 집안 피고용인에게 폭력을 휘두른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한니발과 부인은 유모에게 화상을 입히는 등 고문에 가까운 폭행을 했습니다. 1년 전 에티오피아에서 건너와 한니발의 어린 아들과 딸을 돌봐온 샤이가 물라 씨는 얼굴과 두피, 가슴과 다리에 화상과 구타 흉터가 가득했습니다. 6개월 전 한니발의 부인이 아이들을 울지 못하게 때리라고 했는데, 물라 씨가 말을 듣지 않자 욕실로 데려가 손과 발을 묶고 끓는 물을 부은 것입니다. 물라 씨의 말입니다.
(물라) 한니발의 아내가 제 손과 발을 묶어 놓고 뜨거운 물을 머리에 부었어요.
물라 씨는 "구타할 때마다 3일간 잠도 못 자고 먹지도 못하게 한 데다 치료를 받지도 못해 머리에서 구더기가 나왔다"고 덧붙였습니다.
4남 무타심은 시민군이 트리폴리를 공격한 전날인 8월 19일까지 승리를 장담하며 옛 연인과 잔치를 즐겼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네덜란드 출신 모델 탈리타 반 존 씨는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 한 회견에서 "무타심은 시민군의 공격이 시작되자 곧 전투에 합류했고, 나는 시민군에 의해 호텔에 붙잡혀 있다가 '산 채로 태워 죽이겠다'고 위협해 호텔 난간에서 뛰어내려 도망쳤다"고 밝혔습니다. 2004년 3개월간 무타심과 사귄 존 씨는 무타심이 평소 아돌프 히틀러, 우고 차베스, 피델 카스트로를 동경해왔고 한 달에 200만 달러를 쓸 정도로 씀씀이도 컸다고 회고했습니다.
트리폴리 내 한니발, 아이샤를 비롯한 카다피 자녀들의 호화 저택들은 구경 온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수입차, 각종 명품, 고급 샴페인이 즐비한 이들의 집에서 사진을 찍고 기념품을 챙기는 통에 결국 시민군은 아이샤의 집을 폐쇄했다고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트리폴리 주민 모하메드 씨와 셀마 씨의 말입니다.
(모하메드) 이것들은 리비아 주민들의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42년간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셀마) 카다피와 그 가족은 초호화판으로 살고 우리는 월급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앞서, 카다피의 셋째 아들 사디의 호화 주택에는 BMW, 아우디, 도요타 등 고급차 4대가 발견됐습니다. 주택 내 사무실에는 요트와 자동차를 소개하는 목록이 쌓여 있었고 한 목록에는 요트 가격을 700만 유로, 미화 천만 달러라고 손으로 쓴 쪽지가 붙어 있었습니다. 서류 더미 속에서는 포르노 영화 DVD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가 다른 독재자나 자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검소했다는 보도도 나옵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금지됐던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에 발을 들인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바브 알아지지야의 전체 면적은 약 181만평. 요새에 들어서면 고급 대리석 벽과 값비싼 예술작품으로 치장된 '궁전'이 등장합니다. 카다피는 요새 내부에 영화관도 설치해 가족들과 최신 서구영화를 즐겼습니다.
요새 중앙에 있는 정원 내부에 갖춰진 놀이동산 옆에는 약 3천억 파운드, 미화로 약 4,900억 달러의 천문학적 거금을 들여 동물원을 조성했는데, 이곳의 동물들은 아프리카의 친분있는 독재자들로부터 조달받은 것입니다.
며칠 전에는 카다피의 1억6000만 원짜리, 미화로 15만 달러가량의 소형 전기차가 발견됐습니다. 게다가 선글라스는 명품을 고집했습니다. 평소 프랑스의 고급 상표인 루이비통 선글라스를 즐겨 썼던 카다피의 관저에선 프랑스의 카르티에를 포함한 명품 선글라스 100개가 무더기로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수백만 국민을 탄압하면서 엄청난 사치를 누려온 카다피 일가의 실상이 잇달아 드러나면서 리비아 국민은 다시 한 번 분노하고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도산 안창호 선생이 미국의 흑인 인권 운동가인 마틴 루터 킹 목사를 기리는 킹 센터 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립니다. 이와 함께 이 전당 안에 선생의 동상을 세워질 예정입니다. 안창호 헌액추진위원회는 내년 1월 6일 미국 애틀랜타에 있는 마틴 루터 킹 센터 안에 세계 인권 운동가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세계 인권 명예의 전당'에 아시아인 최초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이때 선생의 신발을 본뜬 발자국이 명예의 전당에 또렷이 새겨집니다. 위원회는 "명예의 전당에 오름과 더불어 선생의 동상도 킹 센터 안 마하트마 간디 동상 옆에 두기로 센터 측과 협의를 끝냈으며, 오는 2013년 5월 13일 흥사단 창립 100주년에 맞춰 제막식을 가질 예정이다."고 밝혔습니다. 인권 명예의 전당은 세계 여러 곳에서 자유와 평등 구현 등 인권 운동을 위해 앞장 선 사람들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1994년 세워진 곳으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앤드루 영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 흑인 인권 운동가인 로사 파크 여사, 팝가수 스티비 원더 등이 올라 있습니다.
-- 지난 7월 ‘우면산 산사태’ 피해를 본 주민이 지방자치단체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들어갑니다. 한국의 법무법인 대륙아주에 따르면 우면산 산사태로 피해를 본 황 모 씨 가족 5명을 대리해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서초구와 서울시, 국가를 상대로 1억3000여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내기로 했습니다. 한국돈 1억 3000여만 원은 미국 돈으로 대략 12만 달러입니다. 피해자 가운데 첫 소송으로 앞으로 관련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7월 산사태로 황 씨 가족이 살던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아파트는 엉망이 됐습니다. 황 씨 가족은 베란다로 쏟아져 들어오는 흙과 빗물에 놀라 대피한 뒤 아직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당시의 충격으로 지금도 비가 많이 오면 가슴이 뛰고 머리가 어지럽다”고 했습니다. 황 씨 등은 “당시 시간당 최대 100mm씩 폭우가 내렸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산사태는 서초구 등의 과실로 인해 발생했기 때문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우면산이 풍화가 심하고 단층이 많은 지형인데도 생태공원을 만들고 터널을 뚫는 등 난개발을 해 산사태가 일어났고, 지난해 9월에도 아파트 후문이 붕괴될 정도의 산사태가 발생했는데도 당시 무너진 우면산 중턱에 대한 보수공사를 지금까지 마무리하지 않는 등 재난방지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제시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