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인권, 인권] 북한 반인도 범죄 철폐를 위한 국제연대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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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일본 도쿄에서 최근 발족한 연대기구의 활동을 전해드립니다.

(시위대 현장음) 정치범 수용소를 당장 철폐하고 그 속에서 고생하고 있는 우리 형제들을 즉각 석방해 주십시오.

북한에서 탈출한 한 여성이 일본의 수도 도쿄에 있는 친북 민간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중앙본부 앞에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를 철폐하라며 목소리를 높입니다.

한국의 YTN 방송이 전한 시위 동영상에는 탈북 경제학자 오길남 박사도 보입니다. 오 박사와 부인 신숙자 씨는 1985년 독일에 거주하던 중 북한 요원의 공작으로 두 딸과 함께 북한으로 넘어갔고, 남편 오 박사만 1986년 북한을 탈출했습니다.

(오길남) 신숙자와 두 딸 혜원, 규원이를 하루 빨리 한국에 와있는 아빠에게 돌려보내라!

오 박사는 지난 1995년 세계적인 민간단체인 국제앰네스티를 통해 간접적으로 북한에 남겨진 가족의 생존을 확인했고, 요덕수용소 출신 탈북자를 통해 1999년까지 살아있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시위 직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본부 관계자들이 문 밖에 나와 험악한 인상을 쓰는 등 긴장감이 돌긴 했지만 이내 문을 닫고 무대응으로 일관합니다.

탈북여성과 오길남 박사 옆에는 ‘휴먼라이츠워치’와 ‘국제엠네스티’을 포함한 15개국 30개의 국제적 인권 단체 관계자들이 대거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이들은 최근 도쿄에서 새로 출범한 ‘북한 반인도 범죄 철폐를 위한 국제연대 (이하 ‘국제연대’)‘라는 기구의 회원들입니다. 국제연대는 북한 인권문제를 전담하는 첫 상설 국제협의기구입니다.

이들은 이같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에 앞서 7일에는 북한의 심각한 인권침해 현상에 대해 논의하는 국제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회의는 ‘북한의 현재’를 주제로 진행됐는데요, 세계 각국의 인권단체와 국제 변호사를 비롯해, 탈북자와 일본인 납치문제 관련자 등 약 150명이 참여해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국제회의에 참석한 인권 단체 관계자들은 북한 정치범수용소인 15호수용소 출신 정광일 씨, 18호수용소 출신 김혜숙 씨 등이 전하는 수용소에서 자행되는 강제노역, 낙태, 공개처형 등의 증언을 듣고 충격을 받는 모습입니다. 탈북자 정광일 씨의 말입니다.

(정광일) 필수적으로 북한에 민주화가 실현되려면 정치범 수용소가 없어져야 합니다.

김 씨는 특히 연대책임의 무서움을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한사람의 잘못을 그 가족들에게까지 연대책임을 지게하기에 수용소에는 어린아이도 있고, 수감자는 수용소와 관련한 불만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처형될 수 있어 수감자의 입은 원천적으로 봉쇄된 상황이라는 겁니다.

이에 따라 국제연대는 유엔 산하에 북한의 반인도 범죄 조사위원회를 만들어 북한 내 정치범 수용소 실태를 위한 현장 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로 했습니다. 이 국제연대에 동참한 한국 내 민간대북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의 하태경 대표의 말입니다.

(하태경) 세계 4대 인권단체들이 모두 다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조사위원회 구성 운동에 동참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한편, 이 자리에는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히토미 소가 씨의 남편인 찰스 젠킨스 씨도 자신의 경험을 발표해 일본 언론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젠킨스 씨는 주한 미군으로 근무 중 1965년 월북했다가 일본 정부의 교섭으로 2004년 인도네시아를 거쳐 일본으로 나왔는데요, 북한에 있는 동안,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여성 히토미 소가 씨와 결혼해 두 딸을 두었습니다.

젠킨스 씨는 강연을 통해 북한의 현 정권이 지속되는 한 북한의 인권침해는 해결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특히 수용소에서 자신의 부인 외에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다른 여인과 레바논인, 태국인을 봤다고 말해, 아직까지 세상에 공개되지 않는 납치피해자들의 존재에 대해 말해 주목을 끌었습니다.

국제사회의 관심, 이제는 본격적으로 북한의 인권 문제개선에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