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인권 문제 논의를 살펴봅니다.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오늘 논의가 ‘세계 인권의 날’에 하게 된 것은 적절합니다. 올해 세계 인권의 날은 ‘우리의 권리, 우리의 자유, 언제나’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백만 명의 북한 주민은 계속해서 기본적인 권리와 자유를 거부당하고 있습니다.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 최고 대표가 1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식 회의에서 한 연설의 일부입니다.
15개 이사국으로 구성된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투표를 거쳐 북한 인권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올렸습니다. 북한 인권 문제가 정식 안건으로 올라온 것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밝히는 순서에서, 중국은 안전보장이사회가 인권을 다루는 기구가 아니라며 회의 개최에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왕민 유엔주재 중국 차석대사의 말입니다.
(왕민) 중국은 이미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 인권을 논의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해왔습니다.
결국 12월 안전보장이사회 순회의장국인 미국의 사만사 파워 유엔주재 대사가 절차 투표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찬성 9표 반대 4표 기권 2표로 올해도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절차투표에 이어 곧바로 진행된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 최고 대표는 북한에서는 8만-12만 명이 정치범수용소에 갇혀 있다며 북한의 책임자들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총회는 올해에도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는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할 것입니다.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여러 혐의의 규모와 심각성을 고려할 때 이는 매우 필수적이라고 믿습니다.
사만사 파워 미국 대사는 북한에서 벌어지는 고문과 성폭행 등이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며 북한에서 자행되는 인권 유린을 중단시키기 위해 국제사회가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만사 파워)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라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권고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파워 대사는 이어 방청석에 앉아 있던 한국 인권단체 ‘북한정치범수용소피해자가족협회’의 정광일 대표와 미국에 정착한 그레이스 조 씨 등 2명의 탈북자를 일으켜 세운 뒤 이들이 당한 인권 유린의 실태를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유엔주재 영국대표부의 피터 윌슨 차석대사는 북한이 전 세계가 자국 내 인권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윌슨 차석대사는 특히 북한이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나서지 않으면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뉴질랜드와 요르단, 프랑스, 리투아니아, 칠레, 스페인, 말레이시아 등도 북한 정권에 더욱 압박을 가하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안전보장이사회가 처음 북한의 인권 문제를 논의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사국은 아니지만 특별 초청된 오준 유엔주재 한국 대사는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결의안을 채택한 이후에 북한에서 변한 것이 없다면서 북한 주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함께 대응하자고 역설했습니다.
(오준) 안전보장이사회가 관련 상황 개선을 위해 계속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합니다. 또한 유엔 인권 최고 대표가 북한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제고 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이번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북한 인권과 관련해 구속력 있는 결정이 내려지거나 향후 계획 등이 논의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북한 인권 문제가 2년 연속해서 안전보장이사회 공식 회의에서 다뤄져 북한이 받는 압박감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중국의 여권 압수에 항의하려고 작업실 앞 자전거 바구니에 600일 동안 매일 꽃 한 다발을 놓아두었다." 중국의 유명 설치미술가이자 반체제 예술가인 아이웨이웨이 씨가 중국 정부의 외국여행 금지 조치에 이처럼 장기간 '꽃 시위'를 벌인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여권을 압수당해 4년 이상 외국 여행을 못하던 아이웨이웨이 씨는 지난 7월에야 여권을 되찾았습니다. 아이웨이웨이 씨는 호주의 빅토리아 국립미술관 전시회 시사회에서, 여권을 되찾지 못했다면 전시회를 위해 특별 제작된 몇몇 작품의 모습을 감상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호주를 찾게 된데 감격을 표했습니다. 아이웨이웨이 씨는 외국여행은 자유롭게 됐지만, 자신의 활동이 여전히 중국 당국의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다며 "전쟁터에서 싸움하는 것 같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아이웨이웨이 씨는 또 호주 언론에 자신의 활동이 중국의 변화에 이바지하고 있다며 표현의 자유나 인권은 희생 없이 얻을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자신이 치르는 대가는 충분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 태국에서 인신매매 범죄를 수사하던 경찰 고위간부가 인신매매에 연루된 정치인과 군부 인사 등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며 호주로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파윈 퐁시린 치안감은 호주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치안감은 태국 경찰에서 세 번째로 높은 계급으로, 파윈 치안감은 며칠 전 관광비자로 호주에 입국했습니다. 파윈 치안감은 지난 5월 말레이시아 국경 근처에서 종교적 박해를 피해 미얀마를 떠난 로힝야족 출신이거나 방글라데시인으로 추정되는 사체 수십 구가 무더기로 발굴되자 수사 책임자로 임명됐습니다. 그러나 수사 초기부터 "너무 열심히 조사하지는 말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파윈 치안감은 주장했습니다. 파윈 치안감은 지난달 사건 관련자 153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했고, 사건의 주범으로 알려진 군 고위 장성과 군 장교, 지방 정치인, 사업가 등을 포함해 88명이 법정에 출두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