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미얀마의 정치범 추가 석방을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미얀마의 민주화로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정치범을 석방해서 주목을 끌고 있는데요.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미얀마 정부는 최근 정치범 44명을 석방했습니다. 프랑스의 AFP 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정부는 전국에서 주로 소수 민족 분쟁과 관련된 정치범 44명을 석방했습니다.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은 지난 7월 연내에 모든 정치범을 석방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약속을 차곡차곡 지키고 있는 셈입니다.
양윤정: 미얀마 대통령이 정치범을 석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까?
장명화: 아닙니다. 미얀마 정부는 지난 11월에 독재자 네 윈 장군의 손자 2명을 포함해 정치범 69명을 석방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소수민족 출신입니다. 하지만 지난 1962년 군사 쿠데타로 집권해 20년 넘게 미얀마를 철권 통치하다 지난 2002년 숨진 네 윈 장군의 손자 2명도 포함됐습니다. 키아우 네 윈과 아이예 네 윈은 지난 2002년 부친, 막내 동생과 함께 내란죄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무기징역으로 감형됐었습니다. 이들의 부친과 막내 동생은 지난해 사면 받았습니다.
양윤정: 이번 추가 조치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장명화: 환영과 비판이 엇갈려 나오고 있습니다. 미얀마 정치범진상규명위원회 위원이자 국회의원인 테인 뉸트 씨는 자유아시아방송에 일단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테인 뉸트) 이번 석방을 위한 소 테인(Soe Thein) 대통령실 장관의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이 이번 달까지 모든 정치범을 석방하겠다고 한 다짐이 현실화되기를 희망합니다. 올해는 정치적 의미가 가득 찬 한해로 마감될 것입니다.
반면, 미얀마 인권단체들은 정부가 한편으로 정치범을 석방하면서, 여전히 반정부 인사나 정부에 비판적인 인물들을 임의로 수감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또 야당 인사, 언론인, 정치적 반대 인물 등 2천여 명이 아직 수감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풀려난 미얀마 전국학생연합의 지도자인 디 네인 린 씨의 말, 들어보시죠.
(디 네인 린) 미얀마에는 타당성이 전혀 없는 법규들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당국자들은 반체제인사들을 억압하기 위해 자기 마음대로 법을 이용합니다. 미얀마에는 법위에 군림하는 세력이 명백히 있습니다. 미얀마에 하루속히 법치가 자리 잡도록 힘써야 합니다.
양윤정: 참, 오래 살고 볼 일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얀마는 북한과 함께 세계 최악의 인권탄압국으로 손꼽혔으니 말입니다. 북한의 정치범 상황에 관한, 새 소식 있습니까?
장명화: 마침, 세계적 인권 단체인 국제 엠네스티가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관한 최신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엠네스티가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북한 정치범수용소를 촬영한 위성사진과 전 수용소 간수, 재소자의 증언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대 규모의 정치범 수용소로 알려진 15호, 16호 관리소 두 곳에 주거 시설이 신설되고 생산 시설이 확장됐습니다. 함경북도 화성 인근에 위치한 16호 관리소의 면적은 미국 워싱턴의 약 3배인 560㎢로 2만여 명이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에서 1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15호 관리소는 약 370㎢ 규모로 지난 2011년까지 5만 명이 수감돼있던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는 현재 약 10만~20만 명이 수감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북한 당국은 수용소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양윤정: 북한은 최근 외국인 투자유치를 확대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외국기업에 개성공단보다도 싼 임금을 제시하는 등 각종 혜택을 내걸고 투자유치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관건은 무엇일까요?
장명화: 북한의 개방의지입니다.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가까운 미얀마의 사례를 보면 됩니다. 올해 초 아시아개발은행은 미얀마에 5억 12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시작했습니다. 세계은행도 별도로 4억4000만 달러 규모의 융자를 승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폭적인 지지는 50여 년간 독재국가 체제를 유지했던 미얀마가 변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미얀마 정부는 정치범들을 풀어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언론의 자유를 허용했습니다. 또 새로운 외국인 투자법을 도입하고 관리변동환율제를 통해 경제개혁을 시작했습니다. 이에 대한 응답으로 국제사회가 제재를 완화하고 금융기관들이 미얀마에 도움을 제공하고 있는 겁니다. 얼마 전 서울을 방문한 세계은행의 김용 총재는 이와 관련해 “북한에도 미얀마에서와 같은 지원을 실시하겠다”며 “개방하려 한다면 의심의 여지없이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정치적인 개방이 이뤄지는 순간 세계은행과 기타 국제기구가 즉각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용 총재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공통된 의견은 이겁니다. 민주주의로의 변화는 북한이 필요로 하는 경제발전의 첫걸음이라는 것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미얀마 민주화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는 최근 타계한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영감을 준 '위대한 인간'이라고 애도했습니다. 수치 여사는 "인권과 세계 평등을 위해 싸운 한 인간의 타계에 깊은 슬픔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만델라는 누구도 피부색과 태어난 환경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모두가 깨닫게 했다"며 "또 우리가 자세와 관점을 바꿈으로써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줬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간애의 기준을 격상시킨 위대한 인간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만델라 전 대통령과 수치 여사는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기여로 각각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 수잔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과 러시아에서 시민들이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은 정치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참여 확대를 주장하는 시민운동을 펼치다 중국 당국에 억류된 유명 인권운동가 쉬즈융과 국가권력 전복 선동 혐의로 11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노벨 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를 예로 들었습니다. 최근 열린 '제1회 인권 정례 포럼'에 참석한 라이스는 "중국인은 표현, 집회, 결사의 근본적인 자유를 통제받고 있다"며 "중국 당국은 근시안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은 또 러시아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라이스는 러시아 당국이 시민단체의 기본 권리를 빼앗고 있다며 러시아의 동성애자들이 탄압받고 있는 것을 한 예로 들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