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노예', 인구비율로 북 세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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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국제적 인권단체 '워크프리재단'의 최신 보고서를 들여다봅니다.

(앤드류 포리스트) 노예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여권을 뺏겼다거나, 남은 가족에게 폭력을 가하겠다는 위협으로 현재 사는 곳을 떠나지 못하고 갇혀 살고 있습니다.

호주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워크프리재단'의 앤드류 포리스트 회장이 최근 '2016 국제노예지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현대판 노예를 간략히 설명하는 부분입니다.

포리스트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과거의 노예가 '법적 재산으로 소유한 인간'을 말한다면, 현대판 노예는 그 범위가 보다 넓습니다. 인신매매, 성매매, 강제노동, 강제결혼, 채무에 의한 신체 결박 등이 포함됩니다.

워크프리재단은 이번 보고서를 위해 167개국에서 4만2천명과 면담했습니다. 조사과정에서 사용된 언어만 해도 53개에 달했습니다. 그 결과, 현대판 노예는 모두 4천580만여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구 비율로 따졌을 때, 북한은 '노예국가 1위'입니다. 전체 인구 2500만 명 중 110만 명이 노예 상태라고 보고서는 추정했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조사대상 167개국 가운데 6번째로 많은 것입니다.

보고서는 북한에 관한 정보 확인은 어렵지만 북한 주민들이 정부가 부과한 강제노동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증거가 폭넓게 존재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정부가 노동자들과 학생들에게 무보수 강제노동을 요구하고 있으며, 대규모 노동교화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북한 주민들이 농업과 벌목, 광업, 의류산업 등에서 장시간 일하도록 강요당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밖에서도 강제노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습니다. 북한 정부가 중국과 러시아 등 여러 해외 국가와 계약을 맺어 10만 명이 넘는 북한인을 파견했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시민단체들을 인용해, 해외의 북한 노동자들이 하루 최대 20시간의 일을 강요당하면서도 한 달에 120달러에서 150달러 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1997년 쿠웨이트 주재 '조선광복건설회사'에 근무했고, 지금은 서울에 정착한 탈북자 림일 씨의 경험과 전혀 다를 바 없습니다. 림일 씨가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말입니다.

(림일) 1개월이 되고 2개월이 되고 3개월이 돼도 월급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물어봤더니 당에서 주라는 지시가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북한에서 당이 뭐예요? 김정일 아닙니까? 지금은 김정은이고요. 그 말 한마디에 누구도 말을 못합니다.

국제적 인권단체인 '메콩 클럽'의 매튜 프리드먼 회장은 최근 미국의 CNN 방송에 나와 이처럼 현대판 노예수가 인구 비율로 봤을 때 북한이 가장 많은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못된다고 말했습니다.

(매튜 프리드먼) 북한은 인권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 나라입니다. 북한 내에서도 그렇고 북한 밖에서도 그렇습니다. 때문에 아프리카 등지로 상당수의 북한 주민들을 보내는데, 이들은 열악한 환경의 공장이나 탄광에서 일하지만,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번 돈은 북한 정부로 들어갑니다.

보고서는 이밖에도 정확한 수치가 존재하지는 않지만, 상당수 북한 여성이 주기적으로 중국을 포함한 인접국에 강제결혼과 성매매 대상으로 거래되는 사실이 언론보도와 사례 조사 등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이 같은 현대판 노예 문제에 대한 북한 정부 차원의 대응도 조사대상국 중 최하위로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정부가 현대판 노예제도에 공모하는 나라라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북한은 아시아에서 현대판 노예를 범죄로 규정하는 법률이 없는 유일한 나라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4천580만 명의 현대판 노예가운데, 국가별로는 인도가 전체 인구 13억 명 중 1천840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 338만 명, 파키스탄 213만 명, 방글라데시 153만 명, 우즈베키스탄 123만 명이 뒤를 이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폴란드 정부가 올해 초 북한 노동자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고 한국 정부가 확인했습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정례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폴란드 정부가 올해 초에 북한 노동자에 대한 신규 비자 발급을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조 대변인은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의 이 같은 북한 해외 노동자 문제 대응 노력을 평가하며, 국제사회와의 협력 하에 가능한 대응 방안을 계속 모색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에는 북한 해외 노동자 문제가 제외됐으나, 각국은 독자 제재를 통해 북한 해외 노동자들에 대해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조 대변인은 "북한 해외 노동자 문제는 인권 침해와 북한에 대한 자금 유입 측면에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증대돼 왔다"며 "아프리카, 중동, 유럽의 국가들이 북한 노동자의 불법체류와 불법행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고, 북한 노동자 고용 계약 미갱신과 불추진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고 전했습니다.

-- 중국의 유명 여성 인권변호사 왕위가 유럽의 권위 있는 루도빅 트라리외 인권상을 받았습니다. 인권상 선정 위원회는 최근 "여성의 몸으로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침묵을 깨고 바른 소리를 낸 공로로 왕위를 올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왕위는 작년 7월 9일 베이징 차오양구에 있는 자택에서 공안요원들에게 붙잡혀 갔습니다. 작년 7월 9일은 중국 당국이 인권 변호사와 인권운동가 등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서 관련자 300여 명을 체포해, 구금하거나 가택 연금을 시작한 날입니다. 왕위는 지난 1월 국가정권 전복죄로 정식 체포된 후 현재 톈진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왕위 변호사는 유명 온라인 활동가 우간과 법륜공 신도 등을 변호해왔습니다. 법륜공은 불교와 도교 원리를 포함하는 심신 수련법입니다. 왕위는 또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위구르족 반체제학자 일함 토티 전 중앙민족대학 교수를 비롯해 많은 정치범의 변호를 맡아 당국에 미운털이 박혔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