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한 유엔인권이사회의 북한 관련 부분을 들여다봅니다.
(최경림) 유엔인권이사회의 32차 정기총회 개막을 선포하게 됨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방금 들으신 것은 최경림 제네바주재 한국대표부 대사가 최근 제네바의 유럽유엔본부에서 개막한 유엔인권이사회 32차 정기총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는 부분입니다. 최경림 대사는 현재 유엔인권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데요, 유엔인권이사회는 다음달 1일까지 3주간의 일정으로 진행됩니다.
개막연설에 나선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자이드 최고대표는 요르단 왕자로서 회교도나 중동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인권대표직을 맡은 인물입니다.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북한에서 매우 심각한 인권 우려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저희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지난번 이사회 결의안을 이행하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결의안은 반인도적범죄의 희생자들과 관련해 책임, 진실, 정의를 규명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권고할 독립적 전문가 그룹을 설립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앞서,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3월에 열린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를 법정에 세우는 방안을 모색하고, 북한의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전문가 그룹을 설치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결의안은 이를 위해 6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임기를 1년 연장하고, 최대 2명의 독립적인 전문가를 6개월 간 둘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에 따라 유엔 인권이사회는 이번 정기총회를 통해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 독립적인 국제법 전문가를 새로 임명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공보 담당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뒤를 이을 후보군이 3명으로 압축됐다고 밝혔습니다. 유력 후보 3명은 아르헨티나 출신 토마스 오헤야 퀸타나 전 미얀마인권 특별보고관, 카메룬 출신 피에르 소브 박사, 그리고 세르비아 출신의 소냐 비세르코 전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입니다.
지난해 말 뉴욕에서 북한의 리수용 외무상을 만나 방북 요청을 받은 자이드 최고대표는 이어 북한 정부와 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자이드 라아드 알 후세인) 북한의 개혁과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북한 정부와의 대화 역시 필수적이라고 계속해서 믿고 있습니다. 북한 정부는 지난 4월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와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 각각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저는 이런 움직임을 북한 정부가 국제인권기구들과 기꺼이 협력하려는 하나의 표시라고 보고 환영합니다. 저는 또한 북한에 기술적 협력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재차 강조합니다.
앞서 자이드 최고대표는 지난해 9월 "북한 당국과 대화를 하고 있고 이것이 고위 당국자와의 대화로 발전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유엔 체제에 따라 2014년 북한이 유엔 인권이사회 정기인권보고에서 받아들인 여성·보건 분야 등의 인권 개선권고를 이행할 수 있도록 기술적 협력과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자이드 최고대표에 이어 각국 대표들이 세계 곳곳의 인권 상황과 관련한 발언을 이어갔는데요, 미국의 키스 하퍼 유엔 제네바대표부 대사는 특히 북한에서 자행되는 끔찍한 인권 침해를 지적했습니다.
(키스 하퍼) 특히 북한 정부는 어린이를 포함해 약 8만 명으로 추정되는 시민들을 계속 정치범수용소에 구금하고 있습니다. 이 수용소 환경은 가혹하고 생명을 위협할 정도입니다. 수감자들은 고문, 성폭력, 그리고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제네바 주재 한국대표부의 김인철 차석대사는 북한에 유엔 인권이사회를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인권 상황을 개선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제네바 주재 일본대표부의 카지 미사코 대사는 외국인 납치를 포함한 북한의 인권 침해가 지속적인 우려 사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과거와 달리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중국 당국이 작년 7월 이래 구금한 인권변호사 저우스펑을 '국가정권 전복' 혐의로 정식 기소했습니다. 베이징 법무법인 펑루이의 주임변호사인 저우스펑은 이런 죄목으로 검찰원에 송치됐습니다. 동료 변호사 류샤오위안은 저우스펑 가족이 관선 변호인에게서 관련 소식을 전화로 통보받은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지난해 7월 이래 저우스펑을 비롯한 인권 변호사와 활동가 300명 가까이 당국에 강제로 끌려갔습니다. 중국 인권변호사 80여명은 톈진 경찰이 무더기로 저우스펑 등을 구금하는 것이 직권남용으로 관련 법률을 위반했다며 즉각 석방을 요구하는 연명 서한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저우스펑에게 씌어진 '국가정권 전복' 혐의는 유죄로 인정되면 최저 15년 징역형에서 최대 무기징역을 선고받습니다.
-- 미얀마의 독재자 네 윈의 손자가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흠잡으려다 역풍을 맞았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네 윈의 손자인 아이예 네 윈은 최근 미얀마를 국빈 방문한 싱가포르 총리를 위한 만찬 후식으로 립톤 홍차가 제공되자 이를 비꼬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아이예 네 윈은 "세상에 국빈 만찬에 누가 립톤 홍차를 내놓느냐? 엄청난 망신이다"라고 썼습니다. 아이예 네 윈은 이어 "늙은 소녀의 입맛이 좀 더 고상하기를 바란다"며 "비용을 아낀다는 핑계는 대지 말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이예 네 윈은 국빈 만찬을 국가 자문역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준비한 것으로 알고 글을 썼으나, 실제로 국빈만찬은 틴 초 대통령이 마련했습니다. 아이예 네 윈의 발언은 온라인상에서 엄청난 비난을 받았습니다. 아이예 네 윈은 지난 2002년 쿠데타 기도 혐의로 부친과 함께 사형 선고를 받은 뒤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복역하다가, 2013년 풀려났습니다. 부친 네 윈은 미얀마가 영국 식민통치에서 벗어날 때까지 독립운동에 나섰으나, 1962년 무혈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뒤 철권통치로 비난을 받았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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