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감시피해 우루과이에 선원,어부 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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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북한이 우루과이에 선원과 어부를 파견한다는 소식을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미국의 비정부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가 최근 북한과 우루과이와 관련한 북한의 해외노동자 문제를 제기했다죠?

장명화: 네. 미국의 북한인권위원회는 북한이 자국 선원과 어부를 국외에 파견하기 위해 우루과이의 수도이자 남미 주요 항구 중 하나인 몬테비데오를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위원회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우루과이 회사의 협력 아래 자국 선원과 어부를 외국 선사의 배로 보내고 있습니다. 위원회는 북한과 연계된 회사는 몬테비데오에 본사가 있는 '그루포 크리스토페르센 오르가니사시온 마리티마'로 추정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양윤정: 북한과 우루과이는 수교했습니까?

장명화: 아닙니다. 북한은 주브라질 공관과 주페루 공관 등을 통해 우루과이 정부를 향해 외교 관계 수립을 시도하고 있지만, 우루과이 정부는 이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963년 북한통상사절단이 우루과이를 방문해 우루과이와의 외교관계와 무역관계 개설에 관해 합의한 적은 있습니다. 그래서 일 년 뒤인 1964년 북한과 상주 통상대표부 설치에 합의해 북한 통상대표부가 설치됐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북한은 통상을 구실로 정치적 활동을 전개했고, 1965년 이래 격화된 우루과이 노동쟁의가 공산주의 세력의 사주 하에 행해졌다는 징후가 농후해짐에 따라 우루과이 정부는 1966년 북한대표부를 우루과이에서 축출했습니다.

양윤정: 우루과이에 있는 북한 선원들과 어부들은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장명화: 이들은 엄격한 감시를 받고 인권을 유린당하는 환경 속에서 일하면서 살고 있다고 북한인권위원회는 주장했습니다. 위원회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 베이징과 프랑스 파리를 거쳐 몬테비데오로 입국합니다. 북한 감시원들은 우루과이 당국의 조사를 피하고 이들이 국제사회와 접촉하는 것을 막으려고 입국하자마자 택시에 태워 외국 배로 이동합니다. 외국 선박에 오른 이후에도 북한 감시원이 동행하지 않는 한 이들은 우루과이 땅을 밟지 못합니다.

양윤정: 우루과이는 지난 1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으로 북한의 수소탄 실험을 강하게 규탄한 나라 아닙니까?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당시 우루과이의 엘비오 로셀리 유엔주재 대사는 긴급성명에서 "북한 핵실험은 기존에 이뤄진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면서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우루과이 대사는 이어 북한의 핵실험을 "강하게 비난한다"고 말한 뒤 "추가 제재를 포함한 새로운 결의안 마련에 즉각 착수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었습니다.

양윤정: 북한 선원들이 탑승하는 배는 우루과이 선박입니까?

장명화: 아닙니다. 위원회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서 10명-20명의 북한 선원이 타는 배는 주로 우루과이에 정박한 대만 선박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지 소식통이 확인한 대만 선박 이름은 '쉥파'와 '삼데라 퍼시픽'입니다.

양윤정: 남아메리카에서 북한이 파견한 선원들의 존재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까?

장명화: 네. 이들의 존재뿐만 아니라 이들이 소지한 체제 선전물이 확인되기도 처음입니다. 위원회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감시를 피해 자국민을 손쉽게 파견할 수 있는 산업과 지역을 탐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루과이에 입국한 북한 선원들이 감시원의 재촉으로 급하게 이동하는 바람에 찾지 못한 수화물 가방 2개를 입수해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양윤정: 가방 안에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들어있었습니까?

장명화: 비닐봉지에 담긴 포도 사탕과 옷가지 등 북한 현지 생필품을 비롯해 체제를 선전하고 충성을 서약하는 내용으로 가득 찬 여러 권의 공책이 들었습니다. 공책에는 조선노동당 규약과 해설, 김일성ㆍ김정일 찬가, 당원의 권리와 의무 등이 손으로 적혀졌습니다.

양윤정: 우루과이 외에 다른 남아메리카 국가에서도 북한 선원들의 존재가 있습니까? 장명화: 북한인권위원회는 북한이 페루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선원과 어부를 파견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지만,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양윤정: 북한과 페루는 수교했습니까?

장명화: 네. 1988년에 양국 간 대사급 외교관계가 수립됐습니다. 2011년 기준으로 대북 수출은 3027만 달러이고, 주요 수출품은 차량제품, 장식용 종이, 합성고무 등입니다. 대북 수입은 약 172만 달러이며, 주요 수입품은 공구, 폴리에틸렌, 어구 등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베이징대학교 법학과 허웨이팡 교수를 비롯한 중국의 법대 교수들이 저명한 인권변호사 '샤린 구하기'에 나섰습니다. 진보적인 법학자 7명은 최근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법원이 사기죄로 기소된 샤 변호사에게 불공정한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며 공정한 판결을 촉구했다고 중화권 매체 명경신문망이 보도했습니다. 샤 변호사는 2014년 11월 공안 당국에 1년 7개월간 구금된 후 얼마 전 베이징 제2인민중급법원에서 첫 재판을 받았습니다. 공동 성명은 샤 변호사 사안은 민간 대출 문제이기 때문에 사기 혐의가 적용될 수 없다면서 이런 혐의는 허구이며 진상 은폐라고 주장했습니다. 성명은 이어 샤 변호사에게 더욱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달라고 사회 여론에 호소했습니다. 중국 공안 당국이 작년 7월 인권변호사와 인권 활동가에 대한 일제 단속을 벌인 이후 법대 교수들이 구속 중인 인권변호사 구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 태국을 방문한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이 10만 명이 넘는 태국 내 난민을 송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치 자문역은 최근 태국 총리와 회담한 뒤 "미얀마에서 살지 못하고 나온 모든 사람이 돌아와야 한다. 이들을 책임져야 하는 것은 미얀마 정부"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수치 자문역은 "그들이 다시는 조국을 떠나고 싶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충분한 일자리 창출 등 할 일이 많다"며 난민 송환이 당장 이뤄지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미얀마와 국경을 맞댄 태국 서부의 4개 주에는 모두 9개의 난민 수용소가 있으며, 이곳에는 대략 10만5천여 명의 미얀마 난민이 수용돼 있습니다. 이들은 1948년 미얀마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60여 년간 이어져 온 소수민족 반군과 정부군, 반군 간에 벌어진 내전 수준의 분쟁, 정치적, 종교적 박해 등을 피해 국경을 넘어온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이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원조 등으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