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재즈, 재즈] 스윙재즈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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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매주 이 시간 흥겨운 선율로 여러분을 찾아뵙는 <재즈, 재즈, 재즈>입니다. 이 시간 진행을 맡은 변창섭입니다. 이 재즈 프로를 들으시면서 여러분도 이미 느끼셨겠지만, 다른 음악에 비해 재즈를 색다르게 느끼셨다면 아마도 재즈의 리듬(rhythm), 즉 율동일텐데요. 오늘도 이런 흥겨운 리듬이 실린 스윙 재즈로 시작합니다. 처음 들으실 곡은 글렌 밀러(Glen Miller) 악단이 연주한 ‘Moonlight Serenade'입니다. 이 곡을 들으실 때 후반부에 나오는 클라리넷 독주를 잘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Glenn Miller's Moonlight Senerade

방금 들으신 달콤한 선율의 ‘Moonlight Serenade'는 한국어로 ’달빛 소야곡‘이란 뜻인데요. 가사 한 구절을 소개하면 이렇습니다.’6월의 달빛 밟으며 그대여 내게 사뿐히 오세요. 문밖에 서서 달빛을 받으며 전 당신을 노래하죠. 그대를 위한 사랑의 노래, 달빛 소야곡을 말입니다.' 어떻습니까? 정취가 넘치죠? 이 노래는 1939년 나오자마자 미국에서 최고 인기곡의 순위를 모아 발표하는 빌보드 순위에 단숨에 3위에 진입했고, 이후 15주간 최고의 인기를 누렸습니다. 이 곡을 연주한 글렌 밀러 악단은 베니 굿맨 악단과 토미 도시 악단을 비롯해 빅밴드 시대를 대표하던 악단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많은 인기곡들을 남겼습니다.

이번에 들으실 곡은 콜맨 호킨스(Coleman Hawkins)가 이끄는 4인조 악단이 연주하는 ’I'm In the Mood for Love‘란 경쾌한 곡인데, 한국어로는 ‘사랑하고 싶어요’란 뜻입니다. 멋드러진 트럼펫 연주에 이어 테디 윌슨이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곧이어 들리는 구수한 색소폰 소리가 바로 이 악단 지휘자인 콜맨 호킨스의 연주입니다.

Coleman Hawkins's I'm In the Mood for Love

호킨스가 부는 색소폰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소리에다 특유의 재즈 리듬이 섞여 듣는 이들을 참 신명나게 해줬습니다. 그래서 재즈 평론가들은 호킨스를 가리켜 테너 색소폰을 재즈적으로 소화한 최초의 연주인이란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특히 그가 연주한 이란 곡은 호킨스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특유의 구성진 리듬으로 유명합니다. 호킨스는 플레처 헨더슨 악단을 비롯한 여러 악단에서 빼어난 색소폰 독주가로 이름을 끌었지만 나중엔 스스로 악단을 구성해 수많은 인기 연주곡을 남겼습니다.

이번엔 두 말이 필요없는 미국의 전설적인 가수인 프랭크 시나트라가 젊은 시절 불렀던‘Everything Happens to Me'란 곡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이 곡은 어느 청년이 사랑하는 연인를 구애하려고 애쓰지만 이런 저런 별별 일들이 생겨 뜻을 이루지 못한다는 애틋한 곡인데 시나트라의 감성어린 목소리로 들어보시죠.

Frank Sinatra's Everything Happens To Me

이 곡은 시나트라가 부른 1940년 발표해 상당한 인기를 끌었는데요. 비단 노래 뿐 아니라 여러 악단의 연주곡으로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번엔 탈북 피아니스트로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철웅 씨의 ‘내가 고른 재즈’ 시간입니다.

진행자

: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재즈를 들려주실까요?

김철웅

: 듀크 엘링턴의 Love My Everything을 선택했습니다.

진행자

: 네, ‘나의 모든 걸 사랑해줘요’란 곡인데요. 듀크 엘링턴의 곡을 택한 까닭은?

김철웅

: 듀크 엘링턴이라면 재즈계의 대표적인 작곡가이며 재즈라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지요. 20-30년대 미국 영화를 보면 그 시대에 어울리는 스윙 음악을 얘기한다면 이런 빅밴드 악단이 많이 등장하는 영화를 보실 수 있는데요. 듀크 엘링턴은 그런 시대의 모습을 창조했다고 할 수 있겠죠? 듀크 엘링턴은 재즈라는 장르로 세계 최초에 그 모든 걸 창조했다, 뭐 이렇게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진행자

: 듀크 엘링턴이 연주한 곡이 참 많은데 유독 이 곡을 택한 이유는?

김철웅

: 이 곡의 여러 가지 의미를 주려고 하겠지만, 사람은 행복해야 하는데 행복이 뭐냐고 묻고 질문하고 그에 대해 해답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중요한 점은 이 곡이 40년대에 나왔는데 당시 북한은 일정 시대인데 우리가 이런 얘기를 논할 수 있었느냐 하는 점이죠. 그런 점에서 보면 듀크 엘링턴의 노래가 한 세기가 지나도 사랑받는 걸 보면 우리의 모든 걸 뛰어넘었기에 선택하게 됐습니다. 누구나 이걸 들으면 자유로은 재즈의 감성을 느낄 거라고 믿어요.

진행자

: 혹시 이 곡을 맨처음 어디서 들었는지요?


김철웅

: 솔직히 러시아에서 들었다. 꽤 오래됐다. 워낙 듀크 엘링턴은 세계적인 사람이라 이 곡을 모른다면 세계음악을 논하지 못할 만큼 유명한 사람이죠.

진행자

: 혹시 북한에 있을 때 듀크 엘링턴 곡을 들어보셨나?

김철웅

: 북한에선 감히 논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시되죠.

자, 그럼 듀크 엘링턴 악단이 연주하는 ‘Love My Everything’을 들으시면서 이 시간 마칩니다. ‘재즈, 재즈, 재즈’ 다음 시간에도 흥겨운 재즈로 여러분을 찾아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