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주 이 시간 신명나는 음악으로 여러분을 찾아뵙는 <재즈, 재즈, 재즈> 시간입니다. 오늘 첫 곡은 따뜻하고 감미로운 색소폰 연주로 1930년대 이후 1950년대에 걸쳐 많은 사랑을 받았던 테너 색소폰 주자인 벤 웹스터(Ben Webster)가 연주한 ‘When I Fall in Love’로 시작합니다.
Ben Webster's When I Fall In Love
참 감미롭죠? ‘When I Fall in Love'란 제목을 해석하면 ‘내가 사랑에 빠질 때’란 뜻인데요. 잠깐 가사를 살펴보지요. ‘내가 사랑에 빠지면 그건 영원한 사랑이예요. 그렇지 않으면 사랑도 안 하겠어요. 요즘처럼 부질없는 세상에서 사랑은 하기도 전에 끝나 버리죠. 아무리 달콤한 키스라도 태양의 열기 속에선 식어버리죠’ 이상은 1절 가사 내용인데요. 이걸 벤 웹스터가 그 특유의 따스함과 감상으로 연주하고 있습니다. 벤 웹스터는 콜멘 호킨스, 레스터 영과 함께 스윙시대를 대표하는 3대 색소폰 주자의 한 사람으로 꼽힙니다. 어릴 때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웠지만 나중에 색소폰으로 전환해 1930년대 미국 재즈의 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캔사스시에서 악단 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다 1935년 저 유명한 듀크 엘링턴 악단에 들어가면서 명성을 떨쳤고, 1940년경엔 이미 자신만의 독특한 연주세계를 열어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자, 이번엔 미국 스윙 재즈 시절 대표적인 작곡가이자 연주가인 듀크 엘링턴과 그의 악단이 연주하는 ‘Satin Doll'을 감상하시겠습니다.
Duke Ellington Orchestra's Satin Doll
'Satin Doll'이란 곡은 듀크 엘링턴이 동업자인 빌리 스트레이혼과 1953년 작곡한 이래 수많은 연주인과 가수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명곡인데요. 원래는 연주 전용곡으로 나왔지만 너무 인기를 끌자 나중에 자니 머서란 사람이 가사까지 붙였습니다. 듀크 엘링턴은 생전에 무려 1천곡 이상을 작곡한 미국 최고의 재즈 작곡가로도 유명하며, 그가 이끌던 악단에는 앞서 소개해드린 색소폰 주자인 벤 웹스터와 트럼펫 주자인 쿠티 윌리엄스, 코넷 주자인 렉스 스튜어트를 포함해 개인기가 뛰어난 연주가들이 많았습니다. 엘링턴은 재즈를 ‘재즈’라고 부르기보다는 그냥 ‘미국 음악’(American Music)이라고 부르길 더 좋아했습니다. 사실 재즈는 엘링턴의 지적대로 미국에서 만들어진 가장 독창적인 음악이기 때문에 ‘미국 음악’이라고 해도 근사한 느낌이 듭니다. 이번엔 어깨가 들썩거려지는 스윙감이 넘치는 곡으로 베니 굿맨 악단이 연주하는 ‘Sing, Sing, Sing' 이란 곡을 들어보시죠.
Benny Goodman Orchestra's Sing, Sing, Sing
어떻습니까? 들으시면서 신바람이 절로 나지요. 연주 도입부분에 신나게 북을 두드리는 사람은 유명한 드럼 연주자인 진 크루퍼이구요, 연주 중간에 클라리넷을 부는 사람은 악단 지휘자이자 ‘스윙 재즈의 황제’로 통했던 베니 굿맨입니다.
이번엔 탈북 피아니스트로 서울에서 활동하시는 김철웅씨와 함께 하는 ‘내가 고른 재즈’ 순서입니다.
진행자
: 김철웅 씨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곡을 소개해주실까요?
김철웅
: 오늘은 팝과 재즈 가수로 유명한 알 재로(Al Jarreau)의 'Ain't No Sunshine'란 곡입니다.
진행자
: 이 분은 흑인이면서도 미국에서도 많이 알려진 분인데요. 한국말로 풀면 ‘햇볕이 없어요’란 뜻인데 제목이 특이하네요?
김철웅
: 이 노래 자체가 저도 이 노래를 ‘노팅힐’이란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 속에 한 영화배우와 무명작가의 사랑을 그린 것인데 이 영화에 나오는 노래인데요. 아주 인상적으로 재미있게 들었던 곡이었습니다.
진행자
: 알 재로가 어떤 분인지 소개해주실까요?
김철웅
: 네, 알 재로는 1940년 위스콘신 주에서 태어났구요. 아버지가 목사인 덕에 4살 때부터 교회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흑인영가인 가스펠의 영향을 받았고 재즈 가수인 형의 영향을 받아 재즈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진행자
: 알 재로는 미국 최고의 대중음악상인 그래미상을 7번이나 받았구요. 주전공인 재즈 외에도 팝과 리듬 앤 블루스까지 넘나들며 많은 인기를 끈 분이죠. 리듬 앤 블루스 하면 1940년대 말에서 1950년대 초 블루스가 댄스풍의 재즈와 섞여 태어난 흑인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알 재로는 이 세 분야를 휩쓴 재즈 가수였습니다. 그런데 이 분의 노래를 들으시면서 어떤 느낌을 가졌나요?
김철웅
: 정말 독특한 것이 지금까지 들은 재즈가 한 번에 마음에 왔다면 이 분의 음악에는 재즈와 뭔가 섞였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 커피에 비한다면 커피 안에 다른 향이 첨부된, 커피의 순수한 맛도 있지만 해이즐넛 커피 맛과 같은 향기가 있다고 봅니다.
진행자
: 오늘 소개할 곡목의 가사를 좀 소개해주시죠?
김철웅
: 네, ‘그녀가 가버린 뒤엔 햇살이 없어. 그녀가 가버린 뒤론 따뜻하지 않아’ 이런 내용인데요. ‘햇살’과 ‘따뜻함’을 비유해 사랑하는 애인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가득합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럼 김철웅 씨가 고른 ‘Ain't No Sunshine'을 들어보시겠습니다.
Al Jarreau's Ain't No Sunshine
여러분 잘 들으셨습니까? <재즈, 재즈, 재즈> 오늘 순서 여기서 마쳐야 할 시간이네요. 다음 시간에도 더욱 흥겹고 신명나는 재즈로 여러분 찾아뵙지요.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