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주 이 시간 흥겹고 신나는 선율로 여러분을 찾아뵙는 <재즈, 재즈, 재즈> 시간입니다. 진행에 변창섭입니다. 미국에선 해마다 4월을 ‘재즈 감사의 달’로 정해서 수도 워싱턴에 있는 스미소니언 박물관 주최로 다양한 재즈 행사가 열리는데요.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이 행사는 유명 재즈 연주인들의 공연은 물론 듀크 엘링턴처럼 전설적인 재즈 음악인의 기록영화와 전시회를 갖고, 일반 사람들을 초청해서 재즈 강연을 열기도 합니다. 이런 행사를 갖는 뜻은 자명합니다. 20세기 초 미국에서 탄생해 오늘날 전 세계인이 즐겨 듣는 음악으로 자리매김한 재즈의 가치를 인정하고 보급하려는 뜻이지요. 오늘 첫 곡으론 1930년대 미국 재즈의 황금시대를 열었던 스윙 재즈 시대의 대표 주자격인 지미 도시(Jimmy Dorsey) 악단이 연주하는 ‘Tangerine'이란 감미로운 스윙 재즈입니다.
Jimmy Dorsey Orchestra's Tangerine

‘Tangerine' 감미로운 곡이지요? 여기서 ‘Tangerine' 탠저린은 사랑하는 여인의 이름인데요. 가사를 살펴보면 ‘탠저린, 그녀는 제 애인이죠. 두 눈은 칠흙같고, 입술은 불꽃처럼 밝지요. 그녀가 춤을 추면 뭇 남성들이 넋을 잃고 바라본답니다.’ 라고 돼 있습니다. 이 곡은 1942년에 지금 방금 들으신 지미 도시 악단이 처음 연주해 큰 인기를 끌었구요, 특히 이 악단의 전속 가수인 봅 에벌리(Bob Eberle)와 헬렌 오코넬(Helen O'Connell)의 흥겨운 노래 때문에 대중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곡이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재즈의 형성에 큰 영향을 준 블루스(blues)란 곡을 하나 들려드리겠는데요. 블루스란 쉽게 말해 수백년 전 미국에 노예로 팔려온 아프리카 흑인들의 노동요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시름을 달래는 곡이다보니 구성지면서도 어딘지 처량한 맛을 느끼게 해줍니다. 1920년대 특히 미국에서 유행했습니다. 오늘은 유명한 블루스 연주자인 시드니 베쉐이가 연주하는 Old Stack O'Lee Blues란 곡입니다.
Sidney Bechet's Old Stack O'Lee's Blues
이걸 연주한 시드니 베쉐이는 미국 최고의 전설적 재즈 연주인이자 가수였던 루이 암스트롱과 거의 맞먹을 정도로 초기 재즈의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 사람입니다. 이번엔 계속해서 캐나다 출신의 재즈 피아니스트 겸 가수인 다이애너 크롤(Diana Krall)의 ‘Fly Me To The Moon'이란 곡을 감상해보시겠습니다.
Diana Krall's Fly Me to the Moon
'달나라로 저를 데려다줘요‘라는 뜻이 이 곡은 원래 1954년 처음 나왔는데요. 수십년이 흐른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인기있는 재즈 곡목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는데요. 이 곡을 부른 다이애너 크롤의 앨범은 지금까지 미국에서 6백만장 이상, 세계적으로 1천5백만장 이상이 팔렸을 정도로 지금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 이번엔 서울에서 활동하는 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 씨와 함께 하는 ‘내가 고른 재즈’입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오늘 어떤 분을 소개해주실까요?
김철웅
: 네, 오늘은 잉글버트 험퍼딩크(Engelbert Humperdink)란 가수로 소개할 곡은 ‘마지막 왈츠(The Last Waltz)'입니다.
진행자: 잉글버트 험퍼딩크는 재즈 분야에선 좀 생소한 분인데, 소개 부탁합니다.
김철웅
: 이 분은 정통재즈 가수는 아니고, 이지 리스닝이라고 하죠. 재즈의 또다른 분야로 부드럽게,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분야의 가수라고 소개하고 싶네요. 1935년 인도에서 태어나 어려서 색소폰을 배웠고, 영국으로 이주해 밴드를 조직해 활동했고, 클럽에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67년 그의 최대의 히트작인 'Release Me'로 알약 슈퍼스타가 되고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한 험퍼딩크는 계속해서 68년 초에 'Am I That Easy To Forget'와 'A Man Without Love' 등을 발표하며 이지리스닝 가수로서 자리를 잡았다. 이후 70년대초 많은 인기를 누렸던 'Winter World Of Love'를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부드럽고 폭넓은 성량을 가진 음성으로 많은 곡들을 발표한 잉글버트 험퍼딩크는 현재에도 미국 라스베가스를 무대로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The Last Waltz', '마지막 왈츠’, 가사를 소개해주시죠?
김철웅
: 네, 가사를 잠깐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내가 떠나야 할런지 머물러 있어야 할런지 망설여 지네요 연주될 한곡만 남겨두고 있지요 그러던중 난 내 눈 옆으로 당신을 보게 되었지요 홀로 수줍게 서있는 작은 소녀인 당신을 난 당신과 함께 마지막 춤을 추었어요 외로운 두 사람이 함께 춤을 춘거에요 난 당신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지요 마지막 왈츠가 영원히 지속되어야만 해요’
진행자: 아주 아름답고 감미로운 곡이네요.
김철웅
: 물론 가사도 감미롭지만, 곡을 들으면 더 감미로울 겁니다.
진행자: 이런 곡을 들을 때 북한 청취자들도 좋아하겠죠?
김철웅
: 북한의 젊은 청취자들이 들으면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데 프로포즈용으로 할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끝부분의 ‘라, 라, 라, 라, 라’로 반복되는 부분은 모든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곡이라 더욱 좋습니다.
진행자: 그렇습니다. 젊은 친구들이 연인에게 프로프즈할 때 최고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럼 잉글버트 험퍼딩크의 ‘The Last Waltz'을 들어보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