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재즈, 재즈] 노라 존스의 'Come Away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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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매주 이 시간 흥겨운 음악으로 여러분을 찾아가는 <재즈, 재즈, 재즈> 시간입니다. 여러분, 재즈에는 여러 악기가 활용되는 데요. 가장 보편적인 악기가 피아노와 흔히 베이스라고 하는 콘트라 베이스, 그리고 드럼입니다. 이 세가지 악기로 구성된 연주단을 보통 '트리오'(trio)라고 해서 말 그대로 3인조 악단을 이룹니다. 여기에 트럼펫이나 색소폰을 하나 추가하면 영어론 쿼텟(quartet), 즉 4인조 악단이 되구요. 트럼펫이나 색소폰 모두가 포함돼 연주자가 5명이 되면 퀸텟(quintet)이라고 합니다. 즉 재즈에선 지금 소개해드린 피아노, 드럼, 베이스, 트럼펫, 색소폰이 가장 특징적이고 보편적인 악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오늘은 재즈 음악에 큰 영향을 주었으면서도 일반에겐 그다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악기인 비브라폰으로 연주한 곡으로 시작할까 합니다. 비브라폰은 얼핏 보면 일반에게 널리 알려진 실로폰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재질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었습니다. 피아노처럼 페달이 달려 있어 이걸 발로 누르면 음이 몇 초간 더 부드럽게 늘어지기도 하는데요. 비브라폰을 재즈에서 활용해 가장 대중화한 사람이 '비브라폰의 왕'이라고 부르는 라이오닐 햄튼인데요. 오늘 그의 연주로 들어보실 곡은 그가 1938년 취입한 'Ring Dem Bells'입니다.

Lionel Hampton's Ring Dem Bells

어떻습니까? 피아노의 낭랑한 연주도 듣기 좋지만 비브라폰의 은은하면서도 톡톡 튀는 스윙감 넘치는 음색도 듣기가 편하지 않습니까? 라이오닐 햄튼은 원래는 드럼을 시작했지만 곧 비브라폰을 주종목으로 바꿔 1930년대부터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시는 스윙재즈가 미국 전역을 휩쓸던 시대인데 ‘스윙재즈의 황제’로 불리우던 베니 굿맨으로부터 자신의 3인조 악단에 합류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들어가서 더욱 명성을 날렸습니다. 당시 지휘자겸 클라리넷 주자인 베니 굿맨을 비롯해 피아노의 테디 윌슨, 드럼의 진 크루파로 이뤄진 베니 굿맨 3인조 악단은 라이오닐 햄튼이 합류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굳혔습니다.

이번엔 요즘 미국은 물론 세계에서 아마도 가장 잘 나가는 가수라고 할 수 있는 노라 존스의 'Come Away With Me'란 곡을 들어보시죠.

Nora Jones's Come Away With Me

이 곡은 노라 존스가 2002년 자신의 초연 앨범으로 내놓은 것인데요. 전 세계적으로 무려 2천만장 이상이나 팔렸고, 그 해 미국 최고의 음악상을 모두 휩쓸었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던 곡이기도 합니다.

#이번엔 서울에서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는 탈북 음악인 김철웅 씨와 함께 하는 <내가 고른 재즈> 순서입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분을 소개해주실까요?

김철웅: 네 오늘은 재즈를 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재즈에 록을 가미한 연주로 이름난 스틸리 댄을 소개할까 합니다.

진행자: 어떤 분인지 소개해주시죠.

김철웅:1972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기타 연주자 월터 베커(Walter Becker)와 싱어 겸 키보드 연주자 도널드 파겐(Donald Fagen)가 모여 결성한 스튜디오 중심의 2인조 밴드입니다. 두 사람은 그룹 결성 이전에는 뉴욕에서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맡기도 하고 백업 음악가로 활약하다가 1971년부터 로스앤젤레스에서 ABC 레코드 소속 작곡가로 일했습니다. 이 때 ABC 레코드의 프로듀서 개리 캐츠(Gary Katz)와 함께 활동하면서 젊은 음악가들과 밴드를 결성하여 1972년 《캔트 바이 어 스릴 Can’t Buy a Thrill》을 내놓았고, 데뷔 앨범에 수록된 《두 잇 어게인 Do It Again》과 《릴린 인 디 이어스 Reelin’ in the Years》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럼 오늘 어떤 곡을 소개해주실까요?

김철웅: 얼핏 들으면 우스운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는데요. ‘아자’(Aja)입니다.

진행자: 한국에서도 한때 ‘아자, 아자’라는 구호가 유행했는데 그런 뜻은 아니겠지요?

김철웅: 가사를 일부 소개해드리면 이렇습니다.

“Up on the hill 언덕 저 위에

People never stare 사람들은 보고 있지 않아요

They just don't care 그들은 상관하지 않죠

Chinese music under banyan trees 중국음악이 바냔나무 아래에 들리죠

Here at the dude ranch above the sea 바다 위에 관광 목장 위에

Aja 에이자”

진행자: 저희 청취자들이 지금까지는 스윙감 넘치는 재즈를 들어왔는데 오늘 소개하는 곡은 재즈라기 보다는 팝, 즉 대중가요적 요소가 더 넘쳐흘러요.

김철웅: 맞습니다. 저도 들어봤는데 아주 감미롭고, 재즈가 맞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진행자: 혹시 이 곡을 선택한 이유라도 있나요?

김철웅: 재즈 관련해 컴퓨터로 찾다가 ‘아자’라는 뜻이 뭘까 하고 들어보니까 음악이 참 좋더라구요.

진행자: 재즈록 밴드가 연주하는 곡이지만 듣기에 감미로운데, 북한 청취자들도 쉽게 들을 수 있겠죠? 북한에서도 이런 곡을 듣나요?

김철웅: 오히려 이런 곡들이 인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이 분을 음악적으로 분류하자면 록 음악과 재즈록, 그리고 소프트록을 넘나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저희 청취자들도 오늘 ‘아자’란 감미로운 곡을 들으시면서 이번 한주 피곤과 애로를 씻어버릴 수 있으면 좋겠네요.

Steely Dan's A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