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주 이 시간 즐겁고 신명나는 선율로 여러분을 찾아가는 <재즈, 재즈, 재즈> 시간입니다. 오늘 첫 순서에서는 미국 재즈사에 찬란한 족적을 남긴 색소폰 연주자 찰리 파커의 음악으로 시작할까 합니다. 찰리 파커는 이 시간을 통해 소개해드린 트럼펫 연주자 겸 가수였던 루이 암스트롱, 그리고 재즈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듀크 엘링턴과 함께 현대 재즈(modern jazz)를 탄생시키는 데 최대의 공헌을 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그는 40년대 들어 모습을 드러낸 소위 ‘비밥’(bebop) 재즈를 탄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는데요. 비밥 재즈는 보통 3~5명까지 이뤄진 소규모 연주자들이 모여 연주하고, 개인기를 한껏 과시할 수 있는데다 박자와 리듬도 몸을 들썩이게 하는 스윙 감각을 최대한 살리기 때문에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어쩌면 비밥 이전의 스윙 재즈가 4분의 3 혹은 4분의 4박자에 맞춰 춤추기 쉬운 음악이었다면 비밥은 감상 위주의 재즈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오늘 들어보실 찰리 파커의 연주는 비밥 연주가 아니라 현악기 악단과 함께 하는 ‘Summertime'이란 곡입니다.
Charlie Parker's Summertime
‘Summertime'은 ’여름‘이란 제목에서 풍기듯 요즘 같은 여름철이면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노래로 혹은 지금 들어보신 대로 연주곡으로 아주 인기가 많은 곡인데요. 1930년대 큰 인기를 끌던 작곡가 조지 거슈인(George Gershwin)이 만들었고 찰리 파커를 비롯해 숱한 재즈 음악인은 물론 대중음악인으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곡입니다.
이번에 들어보실 곡은 악기로 연주하는 곡은 무엇이건 노래로 소화할 수 있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다는 존 헨드릭스(Jon Hendricks)가 부르는 'Watermelon Man'이란 노래입니다.
Jon Hendricks' Watermelon
네, ‘Watermelon Man' 한국어로 풀자면 ’수박 사나이‘ 쯤 되겠는데요. 이 노래는 원래 1962년 재즈 피아니스트인 허비 행콕이 자신의 첫 앨범인 ’Taking Off'에서 발표한 뒤 사랑을 듬뿍 받아왔는데요. 연주곡으론 물론 노래로도 널리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들어보실 노래는 카멘 맥레(Carmen McRae)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담긴 ‘When I Fall in Love' 즉 ’내가 사랑에 빠질 때‘라는 곡입니다. ’내가 사랑에 빠지면 그건 영원한 사랑이죠. 지금처럼 불안한 세상에 사랑은 시작하기도 전에 끝나버리고 숱한 달빛의 키스도 태양의 온기 속에 녹아버리죠. 제가 그대에 마음을 주면 그건 완전한 것이죠. 저의 그런 마음을 당신이 느끼고 저도 느낄 때, 그게 바로 제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죠‘ 이런 가사인데요. 참 애틋하고 서정적이지요. 카멘 맥래의 노래로 들어보실까요.
Carmen McRae's When I Fall in Love
#이번엔 서울에서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는 탈북 음악인 김철웅 씨와 함께 하는 <내가 고른 재즈> 시간입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분을 소개하실까요?
김철웅
: 네, 전설적인 재즈 가수인 토니 베넷을 소개할까 합니다. 북한식으로 표현하자면 ‘인민배우’라 할 수 있겠죠.
진행자: 토니 베넷 하면 미국의 국민가수라고 할 정도로 유명한 분인데요. 어떤 분인지 소개해주실까요?
김철웅
: 수상경력으로 보나 음악 경력으로 보나 이 시대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1926년 태어나 올해 86세입니다. 토니 베넷은 50년대부터 지금까지 60여 년 동안 변치 않는 음색과 박력 있는 발성으로 프랭크 시나트라 이후 남성 재즈 보컬의 중심에 서 있는 보컬리스트이다. 그의 음악적 특징은 흥겨운 스윙 재즈 스타일과 연주력이 강조된 50년대 모던 재즈 스타일의 장점을 노래에 녹여낸 것에 있다. 그래서 그가 부르면 대 선배들이 먼저 불렀다고 해도 그의 노래가 되는 마술과 같은 일이 자주 일어난다.
진행자: 그럼 오늘 소개해줄 곡은 어떤 거죠?
김철웅
: ‘샌프란시스코에 두고 온 내 마음’(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란 곡입니다.
진행자: 너무도 유명한 곡인데요. 혹시 미국 샌프란시스코 와보신 적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샌프란시스코엔 금문교라고 해서 아주 멋진 다리가 있죠. 바로 이런 걸 염두에 두고 토니 베넷이 노래를 부른 이 노래, 참 큰 인기를 끌었죠.
김철웅
: 이 노래를 소개하면 1954년에 더글라스 크로스(Dougless Cross)가 작사하고, 조지코리(George Cory)가 작곡했으며, 클라라메 터너가 불러 소개했으나 당시는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1962년에 토니 베넷이 샌프란시스코의 페어몬트 호텔에 출연했을 때, 그의 반주피아니스트 겸 음악 감독인 랄프에게 권유 받아 불러서 대 호평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토니는 이 노래를 녹음해 1962년 여름에 대 히트했고 밀리언셀러가 되었다. 이 기념 골드 레코드는 토니가 직접 1970년 8월 27일에 샌프란시스코 시민에게 기증했고, 이 시의 시장 조셉 엘리오트에게 건네졌다. 또한 토니는 이 레코드로써 레코드계의 아카데미상이라고도 할 만한 그래미상의 62년도 최우수 남성 가수상을 받았다.
진행자: 토니 베넷은 이 곡으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유명세를 떨쳤는데요.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이 곡 덕분에 나는 세계 시민이 됐다. 세계 어디를 가든 일할 수 있고, 살 수 있고 노래할 수 있게 됐다. 이 노래는 나의 전 인생을 바꿔놓았다”고요. 그 정도로 토니 베넷을 오늘의 토니 베넷으로 만든 곡인데요. 가사를 소개해주실까요?
김철웅
: 가사를 살펴보면, “내 마음 샌프란시스코여. 나를 초대하는 높은 언덕 위의 거리. 별로 향한 길을 올라가는 조그만 케이블 카. 아침의 안개는 차갑지만, 나는 개의치 않네. 나의 연인이 기다리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바람에 넘실거리는 푸른 바다의 저쪽. 내가 그대 곁으로 돌아갈 때. 샌프란시스코여, 그대의 황금 태양을 나를 위해 비추어 다오”라고 돼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 청취자들도 이런 곡을 좋아할까요?
김철웅
: 토니 베넷이 이 곡으로 자기 인생을 바꿨다고 말했듯이 노래의 힘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알 수 있는데요. 북한 청취자들도 이런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나의 삶 자체를 이런 노래에 맞춰 같이 불러보면 행복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하네요.
진행자: 이 곡이 그런 행복하고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선율로 청취자들을 찾아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