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주 이 시간 흥겨운 노래와 선율로 여러분을 찾아가는 <재즈, 재즈, 재즈> 시간입니다. 한국에선 지난 8월8일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입추’였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 미국에서도 아침이면 제법 기온이 떨어진 느낌이 듭니다. 절기상으로 9월이면 누가 뭐래도 가을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이런 때 딱 어우러지는 노래로 오늘 재즈 시간 시작할까 합니다. 들어보실 곡은 ‘Autumn Leaves' 한국어론 ’낙엽‘ 혹은 ’고엽‘이란 뜻인데요. 1945년 처음 나온 이 곡은 프랑스의 명가수인 이브 몽땅이 불러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고, 미국의 존 머서란 사람이 1947년 영어 가사를 붙인 뒤 상당히 많은 재즈 가수들의 애창곡이 됐습니다. 가사 1절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낙엽이 창문가에 흔들리네. 붉고 금빛의 가을 낙엽. 난 그대 입술을 본다네. 뜨거웠던 여름날의 키스, 햇볕에 탄 손을 잡곤 했지. 그대가 멀리 떠난 이후 시간은 길어졌네. 오래된 겨울 노래를 들을 거야. 하지만 무엇보다 당신이 그립다오. 가을 잎사귀가 떨어지기 시작할 때.”라고 돼 있는데요. 오늘은 먼저 냇 킹 콜의 노래로 감상해보시겠습니다.
Nat King Coles's Autumn Leaves
자, 그럼 방금 들으신 노래의 선율을 기억하시고 이번엔 연주곡으로 들어보시겠습니다.

재즈 트럼펫 거장인 마일스 데이비스가 이끄는 4중주 재즈 밴드의 연주로 들어보시겠습니다. 처음에 마일스 데이비스의 연주가 나오고 이어서 캐논볼 애덜리의 색소폰 연주가 이어집니다. 들어보실까요?
Miles Davis Quartet's Autumn Leaves
마일스 데이비스가 연주한 이 곡은 원래는 색소폰 연주자인 캐논볼 애덜리라와 함께 만든 유명한 앨범인 에 포함된 곡인데요. 이 앨범은 1958년 이른바 ‘비밥 재즈’가 최고의 성가를 날리던 시대에 나온 앨범으로 재즈 역사상 가장 위대한 명반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 곡을 들어보시면 맨 처음 ‘고엽’의 선율을 마일스 데이비스와 캐논볼 애덜리가 각각 한 소절씩 연주하고 멋진 즉흥 연주가 뒤따르지요. 이어 피아노를 맡은 행크 존스의 감미로운 즉흥연주에 이어 다시 마일스 데이비스가 원래의 친숙한 선율을 한번 더 연주하면서 꼭이 끝납니다. 이게 바로 재즈의 묘미인데요. 비밥 재즈는 이처럼 연주자 개인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고,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비밥 특유의 스윙감 때문에 1940년대 중반이후 1950년대 말까지 약 15년간 대단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번엔 서울에서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는 탈북 음악인 김철웅 씨와 함께 하는 <내가 고른 재즈> 시간입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분을 소개해주실까요?
김철웅
: 프랭크 시나트라, 토니 베넷과 함께 3대 백인 재즈 남성가수로 꼽히는 멜 토메를 소개할까 합니다.
진행자: 아주 유명한 분이죠. 비단 가수 뿐 아니라 작곡, 드럼, 라디오 텔레비전에서 배우로 활약했고 책도 5권이나 냈을 정도로 다재다능했습니다. 더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철웅
: 토메는 겨우4살 때부터 시카고의 블랙호크 레스토랑에서 공연당 15달러를 받고 직업 가수 생활을 시작을 시작했다. 15세 때 해리 제임스가 녹음한 첫 히트곡 <사랑을 애도하며: Lamen to Love>를 작곡했고, 17세 무렵 시카고 마르크스 밴드와 함께 순회공연을 시작했습니다. 1943년 <더 높이 더 높이 Higher and Higher>로 영화에도 데뷔했으며, ‘멜 토메와 그의 멜톤스’라는 5인조 밴드를 조직해 활동했습니다. 이 후 그는 <좋은 소식 Good News> (1947), <작사 작곡 Words and Music>(1938) 등의 영화로 10대 소녀들의 우상이 되었구요. 토메가 밴드에서 나와 솔로로 부른<파란 달 Blue Moon>은 첫 솔로 히트곡이자 그의 대표곡이 되었습니다.
진행자: 멜 토메는 미국에선 부드러운 안개‘란 뜻의 ’Velvet Fog‘라는 별칭을 가질 정도로 부드럽고 감미로운 음성의 소유자로 유명한데요.
김철웅
: 멜 토메는 부드럽고 따뜻한 목소리로 인해 ‘부드러운 안개’(Velvet Fog)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토메 자신은 그 별명을 마땅치 않게 여겼다. 달콤한 연가에서 스캣 즉흥 연주까지 다양한 형태의 연주를 선보였고, 300곡 이상을 작곡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오늘 소개해주실 노래는 뭐죠?
김철웅
: 밤과 낮이란 노래인데요. 가사를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밤과 낮, 당신이 바로 그 사람이에요.
당신만이 달과 태양 아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에요.
나에게 멀든 가깝던 간에.
상관없어요, 내 사랑, 당신이 어디에 있든
나는 당신을 밤낮으로 생각해요.
진행자: 노래가 경쾌하고도 듣기가 참 편하죠?
김철웅
: 네, 부드러운 안개란 별명을 가진 멜 토메가 부르는 노래 때문에 더욱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걸 초월하는 게 사랑이라고 하는데 우리 청취자들도 그에 걸맞는 멜 토메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마음을 달래보시면 좋겠습니다.
진행자: 북한 젊은이들이 이런 노래를 들으면 들뜨겠네요.
김철웅
: 그럼요. 여자한테 프로포즈할 때 이 노래 부르면 좋아할 것 같네요.
진행자: 그럼 멜 토메의 ‘밤과 낮’을 들어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