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재즈, 재즈: 명연주자 시리즈] 듀크 엘링턴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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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매주 이 시간 흥겹고 신명나는 선율로 여러분을 찾아가는 <재즈, 재즈, 재즈> 시간입니다. 진행에 변창섭입니다. 재즈의 명연주인을 탐험해보는 순서, 오늘은 재즈의 전설로 불리우는 작곡가겸 악단 지휘자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을 소개합니다.

듀크 엘링턴의 본명은 에드워드 케네디 엘링턴으로 1899년에 태어나 1974년 타계할 때까지 무려 1천곡 이상의 재즈를 작곡했고 그 가운데 오늘날에도 즐겨 연주되는 곡들이 수두룩할 정도로 재즈의 발전에 큰 업적을 남긴 인물인데요. 비교적 유복한 집에서 태어난 듀크 엘링턴은 7살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는데요. 고등학교 시절엔 그림에 능해서 졸업할 때쯤 한 유명한 미술학교에서 장학금을 주겠다는 제의를 물리치고 음악 인생을 택했다고 하네요.

엘링턴은 17살 때부터 소규모 악단을 만들어 자신이 태어난 수도 D.C.일대를 중심으로 연주활동을 시작하다 1920년대 들어 뉴욕으로 진출하면서 본격적인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합니다. 특히 엘링턴은 뉴욕의 유명한 사교클럽인 카튼 클럽에서 1927년부터 1931년까지 정규 악단을 이끌며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톡톡히 탔는데요. 카튼 클럽의 연주가 라디오를 통해 전국으로 방송됐기 때문입니다. 그럼 여기서 듀크 엘링턴의 대표적인 연주곡 가운데 하나인 'Take the A Train'을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Duke Ellington's Take the A Train

엘링턴은 자신이 연주하는 음악을 ‘재즈’라고 하지 않고 ‘미국 음악’이라고 불렀다고 하는데요. 흔히 은은한 음악에 춤추기 좋은 4분의 3박자 혹은 4분의 4박자가 주류를 이루던 스윙음악 시대가 한창이던 1930년대 이후 엘링턴은 빼어난 기량을 갖춘 연주인들을 거느려 더욱 인기를 끌었습니다. 엘링턴이 주옥같은 명곡들을 내놓은 시기도 1930년대인데요. 그 시절 나온 곡 가운데 ‘Mood Indigo'란 곡을 들어보시죠. 초반에 트럼펫을 불고 중간에 노래까지 하는 사람은 지난 시간에 소개해드린 재즈의 전설 루이 암스트롱입니다.

Duke Ellington's Mood Indigo

엘링턴은 작곡할 때는 악기의 특성은 물론 해당 악기를 연주할 사람까지 염두에 두고 작곡을 했습니다. 그는 특히 개인기가 뛰어난 사람을 선두에 내세우고 다른 연주인들이 뒷받침하는 식으로 작곡했고, 집단연주로 이뤄지는 아름다운 선율을 통해 슬픔이나 기쁨, 고독함 등 갖가지 감정을 아주 잘 표출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엘링턴 악단 출신 가운데는 당대 초고로 알아주던 트럼펫 주자인 ‘쿠티’ 윌리엄스(Cootie Williams)나 색소폰 주자인 자니 하지스(Johnny Hodges) 같은 명연주자를 배출하기도 했습니다. 엘링턴은 바로 그 쿠티를 위해 ‘Concerto for Cootie'란 곡을 쓰기도 했는데요. 들어 보실까요?

Duke Ellington's Concerto for Cootie

듀크 엘링턴은 1940년대에 전성기를 맞이하는 데요. 이에 관한 얘기는 다음 시간에 이어집니다.

이번에는 서울에서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는 탈북음악인 김철웅 씨와 함께 하는 <내가 고른 재즈> 시간입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분을 소개해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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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맨지오니. - Photo courtesy of Wikipedia/Mieszko64 (Photo courtesy of Wikipedia/Mieszko64)

김철웅

: 재즈 플루겔 연주자인 척 맨지오니입니다. 1940년 생인 척 맨지오니는 이탈리아계 미국인으로 뉴욕에서 태어났구요. 10살 때 아버지와 친분이 있었던 재즈계의 거물 디지 길레스피(Dizzy Gillespie)로부터 트럼펫을 선물받게 되면서 운명처럼 재즈에 빠져들게 됩니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형인 갭(Gab) 맨지오니와 'Jazz Brothers'라는 밴드를 조직(58년)했고 1965년 부터는 프로 뮤지션으로 활동을 시작하는데, 이 시기에는 주로 빅밴드의 단원으로 경험을 쌓게됩니다.

진행자: 빅밴드 라고 하면 1930년대 이후 10여명의 소규모 연주인들로 이뤄진 악단으로 스윙 재즈를 연주했지요.

김철웅

: 당시 척 맨지오니가 몸 담았던 악단은 우디 허먼(Woody Herman) 악단, 메이너드 퍼거슨(Maynard Ferguson) 빅 밴드, 아트 블래키 재즈 메신저스(Art Blakey's Jazz Messengers)로, 이러한 경험은 훗날 그 자신의 작품들에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되는데요. 특히 편곡에 있어서 척 맨지오니의 곡들이 갖고있는 오케스트레이션적인 묘미가 여기서부터 싹 텄습니다. 이 시기에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당대의 스타 밴드였던'아트 블래키 재즈 메신저'에서의 활동인데요. 클리포드 브라운(Clifford Brown), 리 모건(Lee Morgan), 프레디 허버드(Freddie Hubbard) 등 기라성 같은 트럼펫터들이 거쳐간 명문 악단 '재즈 메신저스(Jazz Messengers)'에서 척 맨지오니는 새로운 백인 연주자로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진행자: 결국 척 맨지오니는 1977년 ‘Feel So Good'이란 노래로 일약 유명해졌는데요. 한국어로 풀어보면 ’기분 최고야‘라는 뜻인데요. 실제로 들어보면 선율이 아주 경쾌하고 발랄하면서도 플루겔혼의 은은한 여주가 일품이지요.

김철웅

: 이 곡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죠. 한국에선 워낙 유명하고 저도 휴대폰 신호음으로 사용했습니다.

진행자: 음악을 들어보면 플루겔혼의 독특한 음이 인상적인데 이게 트럼펫 음과는 좀 다르죠?


김철웅

: 맞습니다. 나팔의 일종인 플루겔 혼을 재즈에서 처음 사용한 인물은 1936년에 우디 허먼 악단의 트럼펫터였던 조 비숍(Joe Bishop)이었는데 날카롭고 빡빡한 트럼펫 음색에 비해 둥글고 부드러운 톤을 내는 이 악기는 공격적인 프레이즈 보다는 정돈되어진 쿨 사운드에서 좋은 효과를 낸다고 합니다.

Chuck Mangione's Feel So 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