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주 이 시간 흥겹고 신명나는 선율로 여러분을 찾아뵙는 <재즈, 재즈, 재즈> 시간입니다. 진행에 변창섭입니다. 미국 재즈사에 큰 족적을 남긴 명연주자를 탐험하는 시간, 오늘은 어느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재즈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간 선구자인 전설의 트럼펫 연주자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재즈를 흔히 ‘자유의 음악’이라고 하는데요. 아마도 재즈만이 간직한 자유를 평생 원 없이 만끽한 즐기고 연주한 사람이 있다면 바로 마일스 데이비스일 겁니다. 마일스 데이비스는 이 트럼펫을 통해 역대 어느 트럼펫 연주자보다 인간의 희로애락을 자유자재로 표현했습니다. 특히 그가 1959년에 내놓은 ‘Kind of Blue'란 앨범은 지금까지 4백만 장 이상이 팔렸을 만큼 재즈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유명한 음반으로 오늘날 전 세계 재즈 애호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하원은 이 앨범이 나온 지 50년을 기념해서 2009년 12월 재즈를 미국의 국보로 기리고 정부에 대해 재즈를 보존하기 위한 조처를 취할 것을 요구한 상징적인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기도 했습니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멋진 트럼펫 연주가 한껏 돋보이는 ’It's Only a Paper Moon'이란 곡을 감상해보지요.
Miles Davis's It's Only a Paper Moon
마일스 데이비스는 1926년 미국 중북부 일리노이스주의 세인트 루이스에서 비교적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이미 고등학교 시절부터 전문 악단에서 활동할 정도로 뛰어난 트럼펫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1944년 재즈의 주 무대인 뉴욕으로 건너갔습니다. 마일스 데이비스는 뉴욕에서 당대 최고의 색소폰 주자인 찰리 파커를 만나 많은 것을 배웠고, 1947년에는 마침내 파커가 만든 5인조 악단에 들어가 연주하는 기회를 갖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데이비스는 1948년 파커를 떠나 자신을 중심으로 한 악단을 구성해 왕성한 활동을 벌이기 시작했는데요. 사실 데이비스가 세상에 내놓은 수많은 주옥같은 곡들이 바로 그가 만든 악단을 통해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는 1950년대 들어 현란한 개인기가 주특기인 ‘비밥 재즈’보다는 차분하면서도 뭔가 세련된 느낌을 주는 ‘쿨 재즈’를 선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1959년 마침내 ‘쿨의 탄생’(The Birth of the Cool)이란 명반이 탄생합니다. 데이비스가 ‘쿨 재즈’를 선도할 수 있었던 데는 그와 ‘찰떡궁합’을 이룬 작곡가 겸 편곡가인 길 에반스(Gill Evans)의 역할이 긴요했다고 합니다. 이쯤에서 마일스 데이비스가 연주한 ‘Round Midnight'이란 곡을 감상해보지요.
Miles Davis Quintet's 'Round Midnight
1960년대 들어 미국은 로큰롤 음악의 열풍이 불어 닥치면서 재즈가 설 수 있는 공간이 날로 좁아들었는데요. 데이비스는 그 와중에서도 재즈 음악에 과감히 전자 음악을 혼합해 퓨전 재즈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는데요. 1970년 나온 ‘Bitches Brew'가 바로 그런 음악의 신호탄이었습니다. 최고의 실력파였던 마일스 데이비스가 이끌던 악단에는 재즈계의 내노라하는 연주인들이 즐비했는데요. 몇 사람을 꼽아보면 색소폰의 존 콜트레인과 웨인 쇼터를 비롯해 피아노의 빌 에반스와 허비 행콕, 키스 자렛, 베이스의 폴 체임버스, 드럼의 토니 윌리엄스가 대표적입니다. 이번에 들어보실 곡은 ’Milestone'이란 곡입니다.
Miles Davis Sextet's Milestone
마일스 데이비스는 1991년 9월 타계하기 전까지 이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의 재즈를 실험하면서 수백 장에 달하는 명반을 남겼고, 생전에 미국 최고의 대중음악상인 그래미상을 여러 차례 받았을 뿐 아니라 많은 재즈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번엔 서울에서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는 탈북 음악인 김철웅 씨와 함께 하는 <내가 고른 재즈 시간>입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분을 소개해주실까요?
김철웅
: 네, 오늘은 한국의 대표적인 팝재즈 그룹인 ‘윈터플레이(Winterplay)’를 소개할까 합니다.
진행자: 남녀 혼성4인조 악단인데 어떤 분들이죠?
김철웅
: 네, 트럼펫의 이주한을 비롯해 보컬의 혜원, 베이스의 소은규, 그리고 기타의 최우준 등 4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진행자: 윈터플레이, 한국에선 윈터 플레이에 대한 반응이 어떤가요?
김철웅
: 네, 한국에는 여러 개의 재즈 그룹이 있지만 윈터 플레이가 굉장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룹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윈터플레이는 올해 7월에도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재즈 축제’에도 초청됐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네요.
김철웅
: 실제로 윈터플레이는 한국보다는 일본에서 더 많은 팬을 확보할 정도라고 하네요. 4인조 혼성밴드인 윈터플레이는 데뷔앨범 1집 [Choco Snow Ball]과 싱글 [Happy Snow Bubble]을 통해 국내 재즈계가 미처 이루어내지 못했던 안정적인 음악성의 팝재즈를 제시했다. 최근에는 [Hot Summerplay]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팝 재즈 그룹 윈터플레이는 수준 높은 연주자들의 역량이 집결, 정제된 집단이구요. 한국의 대표적인 2세대 트럼펫터 이주한을 중심으로 다년간 재즈 신에서 경력을 쌓아온 소은규(베이스), 솔로 앨범 [Saza's Groove]를 통해서 블루스와 록, 재즈의 초 장르적인 테크닉을 선보인 바 있는 최우준(기타)이 뭉쳤고 여기에 미모와 가창력을 겸비한 보컬리스트 혜원이 가세했습니다.
진행자: 윈터플레이가 이렇게 인기를 끄는 데는 보컬 혜원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을 것 같군요.
김철웅
: 얼마 전 콘서트가 있었는데 입장권이 발매한지 4시간 만에 매진됐다고 하네요.
진행자: 오늘 어떤 곡을 소개해주실까요?
김철웅
: 네, ‘세월이 가면’이란 곡인데요. 윈터 플레이가 원곡을 편곡해서 연주한 겁니다. 군더더기 없는 단순함과 혜원의 촉촉함이 가미되니까 가슴을 녹입니다. 가사를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그대 나를 위해 웃음을 보여도, 허탈한 표정 감출 순 없어. 힘없이 뒤돌아선 그대의 모습을 흐린 눈으로 바라만 보네. 나는 알고 있어요. 우리의 사랑이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서로가 원한다 해도 영원할 순 없어요. 저 흘러가는 시간 앞에서는.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 듯한 그리운 마음이야 잊는다 해도, 한없이 소중했던 사랑이 있었음은 잊지 말고 기억해줘요”
진행자: 이런 음악을 평양 한복판에서 불렀다면 북한 청춘남녀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김철웅
: 아마 이 곡을 들으신 분들은 가사를 베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이 부를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