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주 이 시간 흥겹고 신명나는 선율로 여러분을 찾아뵙는 <재즈, 재즈, 재즈> 시간입니다. 재즈의 명연주자를 탐험해보는 순서, 오늘은 재즈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연주인이라 할 수 있는 전설적인 색소폰 연주자 찰리 파커(Charlie Parker)를 소개할까 합니다. 흔히 ‘버드’(Bird), 한국어론 ‘새’란 별명으로 더 잘 알려진 파커는 이 시간을 통해 소개해드린 트럼펫 연주자인 루이 암스트롱, 피아니스트인 듀크 엘링턴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3대 재즈 연주인입니다. 파커는 특히 트럼펫 연주자인 디지 길레스피, 피아니스트인 셀로니어스 몽크, 드럼 연주자인 케니 클라크 등과 함께 1940년대 소위 ‘비밥’(bebop) 재즈를 창조한 중심인물입니다. ‘비밥’ 재즈란 쉽게 말해서 엇박자를 특징으로 한 화성에 근거해 빠른 박자와 선율, 그리고 연주자들의 현란한 개인기가 돋보이는 재즈를 말합니다. 오늘날 현대 재즈의 주류를 이룹니다. 사실 미국엔 비밥 재즈가 등장하기 전인 1930년대와 194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비교적 느릿한 4분의 3박자, 혹은 4분의 4박자의 규칙적인 박자에 맞춰 춤을 출 수 있도록 연주하던 ‘스윙 재즈’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1940년대 중반에 들어서 비밥 재즈의 선풍이 불기 시작했는데요. 그 으뜸 인물이 찰리 파커가 있었습니다. 그럼 여기서 찰리 파커가 직접 작곡하고 연주한 'Now's the Time'이란 곡을 감상해보시지요.
Charlie Parkers's Now's the Time
첫 도입부터 빠르게 진행되는 찰리 파커의 현란한 연주가 인상적이지요? 1920년 미국 중서부 캔사스 주에서 태어난 파커는 이미 11살 때부터 색소폰을 불기 시작해 14살에 학교 악단에서 눈부신 활약을 벌였다고 합니다. 파커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제이 맥샤인 밴드를 비롯한 군소 악단에 들어가 빼어난 개인 연주로 벌써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하다 1939년 재즈의 주무대인 뉴욕으로 진출합니다. 파커는 특히 뉴욕에 있을 때 ‘민튼 극장’(Minton's Playhouse)란 곳에서 디지 길레스피를 비롯한 몇몇 실력파 연주인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비밥재즈를 실험하고, 마침내 그 뼈대를 완성합니다. 이번엔 파커의 불후의 명곡인 ‘Confirmation'이란 곡을 들어보시죠.
Charlie Parker's Confirmation
지금 들어보셨듯이 파커는 어느 곡이든 다른 연주인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천재적인 즉흥 연주 실력으로 유명한데요. 재즈 비평가들은 재즈를 재즈답게 만든 최초의 위대한 연주자로 루이 암스트롱으로 꼽는다면, 재즈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비밥’을 정립하고, 재즈의 화성과 선율에 일대 혁신을 가져온 재즈 연주자로 찰리 파커를 꼽습니다. 사실 파커가 가장 위대한 연주자가 될 수 있었던 데는 그의 천재성 때문이라기보다는 무명시절 하루 13시간 이상의 피나는 연습을 한 덕분이 아닐까하는데요. 1955년 타계한 파커는 사후 미국 최고의 대중음악상인 그래미상의 ‘명예의 전당’ 부문에 4번에나 올랐고, 미국 우정국은 찰리 파커의 타계 50주년을 맞아 1995년 특별 우표를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감미로운 연주가 돋보이는 파커의 ‘All the Things You're'란 곡을 감상하겠습니다.
Charlie Parker's All the Things You're
재즈계에 찰리 파커가 남긴 유산은 워낙 커서 그의 일생을 담은 영화 ‘Bird'와 자서전이 여러 권 나왔고, 그의 주 활동 무대였던 뉴욕에는 ’버드‘(Bird)란 그의 별명을 지닌 재즈 클럽인 ’버드랜드‘가 있습니다. 또 그의 향리인 캔스사시엔 파커 동상이 서 있고, 그가 살던 뉴욕 아파트는 역사적 건물로 보존돼고 있습니다. 재즈가 ‘자유의 음악’이란 측면에서 볼 때 찰리 파커는 생전에 수많은 명곡을 통해 그런 자유를 최고조로 발현한 연주인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서울에서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는 탈북 음악인 김철웅 씨와 함께 하는 ‘내가 고른 재즈’ 순서입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요즘 같은 늦가을에 딱 맞는 재즈가 기대되는데요.
김철웅
: 오늘은 재즈 보컬리스트, 가수이죠. 감미로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잉거 마리(Inger Marie)란 가수를 소개할까 합니다.
진행자: 이 분이 여러 번 내한 공연을 하면서 이 분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아요.
김철웅
: 잉거 마리는 2005년 늦가을쯤으로 부터 6년여 동안 8차례의 내한공연을 가졌으니 한국의 팬들과는 땔 수 없는 인연을 맺은 가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 분이 한국에서 인기가 있는 이유는 뭘까요?
김철웅
: 이 분이 부르는 노래 방식이나 선곡이 한국 사람들이 상당히 좋아하는 방식으로 부르기 때문에 너무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어떤 분인지 좀 소개해주실까요?
김철웅
: 잉거 마리는 근 20여 년간 노르웨이 남부의 해안도시 아렌달을 중심으로 음악 활동을 해온 가수입니다. 짧지 않은 무명생활을 거쳐 40대 후반인 2004년에야 데뷔앨범 [Make This Moment]를 발표했고, 'Wll You Still Love Me'를 담았던 이 앨범이 북유럽과 일본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유럽 재즈 무대의의 새로운 기대주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포크가수로 출발했기 때문에 본격적인 재즈 보컬로서의 위상은 미약했으나 이후 울프 바케니우스나 조지 바데니우스등 유명 기타리스트들을 게스트로 초빙하여 발표한 2집과 3집이 음악적으로 주목받게 되면서 재즈싱어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갔습니다.
진행자: 그럼 오늘 소개해주실 곡은요?
김철웅
: 오늘 곡은 한국 가수 양희은 씨가 불렀던 ‘사랑-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영어로 개사한 것인데 잉거마리가 직접 개사한 곡입니다.
진행자: 양희은 씨의 이 곡은 나온 지는 꽤 됐는데, 이걸 잉거 마리가 다시 개사를 했군요.
김철웅
: 원곡의 가사를 보면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될수 있을까 그럴수는 없을거 같아 도무지 알 수 없는 한가지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 참 쓸쓸한 일인거 같아”로 돼 있는데 잉거 마리의 가사는 “ 아무것도 당신에게 올 수 없을 것 같을 때에도. 나는 당신 곁에 잠시 누워 있을 수 있어요 나는 미소가 담긴 키스를 주고 갈 수 있어요...”로 돼 있습니다.
진행자: 잉거 마리의 목소리는 사실 이런 곡에 맞는 부드럽고, 마음을 녹여주는 데요. 북한 청취자들은 어떨까요?
김철웅
: 사랑은 즐거움 뿐 아니라 이별의 아픔도 있는데 잉거 마리가 개사한 곡을 보면 부드러운 음악 속에 흐르는 아름다운 가사가 담겨져 있습니다. 이걸 가사들을 상상하시면서 같이 따라부르면서 사랑에 대한 진솔한 마음의 이야기를 속삭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