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주 이 시간 흥겹고 신나는 선율로 여러분을 찾아가는 <재즈, 재즈, 재즈> 시간입니다. 재즈의 명연주인을 탐험해보는 시간, 오늘은 감미롭고 은은한 재즈 선율이 특징인 1930년대 스윙 재즈 시절 ‘스윙의 왕’(King of Swing)이란 소리를 들었던 베니 굿맨(Benny Goodman)에 관해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사실 재즈는 20세기 들어서 탄생한 뒤에도 한동안 많은 미국인에게 생소한 음악으로 남아있었는데요. 이런 재즈를 안방으로 끌어들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베니 굿맨이었습니다. 1930년대 초반기는 시기적으로도 1929년 미국을 뒤엎은 대공황의 여파로 인해 미국인들이 경제적으로 참 어려웠던 시절이기도 한데요. 당시 실업자가 1천3백만 명에 달했다는 사실이 이런 상황을 잘 말해줍니다. 이런 고난의 시절을 거쳐 1935년부터 미국이 서서히 대공황의 침체에서 벗어나면서 사람들도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는데요. 바로 이 시절 국민들에게 감미로운 스윙 재즈로 활력을 불어넣은 사람이 베니 굿맨이었습니다. 당시 무도회장은 스윙 재즈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거기엔 언제나 베니 굿맨의 멋진 음악이 흘렀습니다. 스윙 재즈는 박자도 4분의 3 혹은 4분의 4 박자로 규칙적이어서 춤을 추기에 안성맞춤인데요. 베니 굿맨의 스윙 재즈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곡인 ‘Sing, Sing, Sing'을 들어보시죠.
Benny Goodman Orchestra's Sing, Sing, Sing
지금 방금 들으신 ‘Sing, Sing, Sing' 한국어론 ‘신나게 노래해요’란 곡은 원래는 1936년 루이 프리마라는 사람이 작곡해 여러 악단에 의해 연주됐지만 일반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큰 인기를 끌게 된 것은 베니 굿맨 악단의 연주 덕분이었습니다. 베니 굿맨은 1909년 시카고에서 가난한 이민자의 부모 아래서 12남매 가운데 9번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굿맨은 10살 때부터 음악 수업을 받았는데 클라리넷 악기에 남다른 소질을 보여 이미 고등학교 시절에 학교 밴드에서 활동하는 한편 틈틈이 무도회장에서도 연주했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재즈의 본고장인 동부 뉴욕으로 활동 무대를 옮겨 이런 저런 악단에서 활동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베니 굿맨은 다른 악단의 일원이었지 스스로 악단 지휘자로 나선 건 1930년대 중반에 들어서부터였습니다. 이번에 들어보실 곡은 ‘육체와 영혼’이란 의미의 ‘Body and Soul'이란 곡입니다.
Benny Goodman Orchestra's Body and Soul
베니 굿맨은 1930년대 중반부터 미국 전역에서 불기 시작한 스윙 재즈의 최선두 주자로 나서기 시작해 그가 연주한 음악은 라디오를 통해 미국 전역의 청취자들에게 중계됐고, 그가 연주하는 곳이면 어디든 스윙 재즈에 푹 빠진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베니 굿맨은 1938년 1월에는 뉴욕의 카네기 홀에서 처음으로 재즈 공연을 가졌습니다. 당시 입장권이 2달러 75센트, 요즘 시세론 약 45달러로 비쌌지만, 공연 일주일 전에 표가 매진됐을 정도로 대단한 선풍을 끌었다고 하네요. 사실 고전음악의 전당인 카네기 홀에서 이처럼 재즈가 처음으로 연주될 수 있었다는 점은 그때까지만 해도 변방 음악으로 간주돼온 재즈가 클래식과 같은 주류 음악으로 자리 매김하는 계기가 됐다는 걸 의미합니다. 말하자면 베니 굿맨의 인기 덕분에 재즈도 이제는 어엿한 미국인의 대중음악이 된 겁니다. 이번에 들어보실 곡은 ‘달빛’이란 뜻의 ‘Moonglow'란 감미로운 곡입니다.
Benny Goodman Orchestra's Moonglow
이처럼 탁월한 재즈 클라리넷 연주자이자 밴드 지휘자였던 베니 굿맨은 생전에 미국 최고의 음악상인 그래미상의 평생공로부문상을 비롯해 많은 상을 받았고, 1928년 첫 음반인 ‘재즈 할리데이’를 시작으로 1986년 타계하기 전까지 약 50장에 가까운 음반을 발표하면서 미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재즈 연주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이번엔 서울에서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는 탈북 음악인 김철웅 씨와 함께 하는 ‘내가 고른 재즈’ 시간입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오늘은 어떤 분을 소개해주실까요?
김철웅
: 미모의 재즈 가수인 헤일리 로렌(Hailey Loren)을 소개할까 합니다.
진행자: 미모에 감미로운 목소리의 소유자인데요. 어떤 분인지 소개해주시죠.
김철웅
: 헤일리 로렌은 어린 시절을 미국 알래스카 주에서 지냈습니다. 열 살 때 알래스카의 Sitka Fine Arts Camp에서 처음 노래를 불렀고, 13세 때 부모와 함께 오레곤주로 이사를 했습니다. 헤일리 로렌은 2006년 ‘Full Circle’ 앨범을 통해 키보드를 치면서 노래하는 가수로서 혜성같이 등장했습니다.
진행자: 헤일리 로렌은 이미 10대 시절 작곡 대회에 나가서 상을 두 개나 받을 정도로 작곡에도 상당한 소질이 있었네요.
김철웅
: 헤일리 로렌은 2009년에는 작곡가, 가수, 음악 산업 종사 등 수많은 음악 관련 인사들의 투표로 선정되는 최고 권위의 독립 음악상 에서 두 번째 앨범 ‘They Oughta Write A Song…’으로 ‘베스트 보컬 재즈 앨범’을 수상하며 화제가 됐습니다. 현재 미국과 일본은 물론 유럽에서 ‘촉망받는 지금 주목할 만한 재즈가수이자 ‘축복받은 실력파 아티스트’로 평가받고 있기도 합니다.
진행자: 헤일리 로렌의 음성이 감미롭고 비단결 같아 이렇게 인기가 많나요?
김철웅
: 그렇지요. 헤일리 로렌의 음성은 유려하면서도 확실하게 끌리는 매력과 함께 음성이 지닌 특징적 매력, 프레이징 그리고 음악적 감각 같은 것들이 확실히 높은 차원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집니다. 이런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헤일리 로렌을 세간에서 평론가들은 재즈 가수인 노라존스의 뒤를 이을 재즈 보컬리스트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자료를 보니 헤일리 로렌은 올해 6월 한국에서도 내한공연을 했을 만큼 한국에서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 시간을 통해 재즈 하면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스윙감이 넘치는 그런 재즈를 많이 소개해드렸는데요. 과거 1930년대 이후 활동한 엘라 핏제럴드나 사라 본, 빌리 할리데이가 대표적인 재즈 가수였지요. 요즘은 헤일리 로렌처럼 스윙감 보다는 듣기 편하고 따라 부르기 쉬운 감미로운 재즈로 옮겨가는 것 같아요.
김철웅
: 과거엔 듣는 걸 좋아하는 관객이 많았다면 요즘은 함께 따라 부르고 싶어 하는 관객이 많아졌는데요. 함께 따르고 같이 부르고 싶어 하는 대중이 많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재즈의 방향도 팝재즈 쪽으로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맞아요. 바로 헤일리 로렌이 팝 재즈를 대표할 수 있는 선두 주자가 아닌가 하는데요. 오늘 어떤 곡을 소개해줄까요?
김철웅
: 오늘 소개할 곡은 헤일리 로렌의 ‘Perhaps, Perhaps, Perhaps' 우리말로 한다면 ’아마도, 아마도, 아마도‘가 되겠죠.
진행자: 가사를 잠깐 소개해주실까요?
김철웅
: “당신은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네요. 그러면 내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당신은 단지 '아마도, 아마도, 아마도' 라고만 말하네요. 제가 당신께 물어보고 또 물어봐도 당신은 단지 '아마도, 아마도, 아마도...' 라고만 대답하네요.”
진행자: 사랑하는 두 남녀 간에 여자는 확답을 받고 싶어 하는 데 상대는 확실한 답변을 못하고 ‘아마도, 아마도, 아마도’ 계속 상대의 애간장을 녹이네요. 바로 이런 간절한 노랫말을 담아 이 곡을 불렀는데요. 북한 청취자들 이런 곡을 좋아하시겠죠?
김철웅
: 그럼요. 이 곡이 ‘Perhaps, Perhaps, Perhaps'란 부분이 많잖아요. 그래서 이 대목을 금방 따라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