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재즈, 재즈: 명연주자 시리즈] 베니 굿맨(Benny Goodman)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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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매주 이 시간 ‘자유의 음악’인 재즈를 만끽해보는 <재즈, 재즈, 재즈> 시간입니다. 재즈의 명연주인을 탐험해보는 순서, 오늘 순서에서는 흔히 재즈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 1930년대 미국에 이른바 춤바람을 불러일으킨 ‘스윙 재즈’의 주역으로 이름난 베니 굿맨(Benny Goodman)을 소개할까 합니다. 스윙 재즈는 춤추기에 안성맞춤인 4분의 3 혹은 4분의 4박자로 돼 있고, 곡 자체도 감미롭고 서정적인 것들이 많아서 대중의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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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콘서트를 하고 있는 베니 굿맨(Benny Goodman). - Photo courtesy of Wikipedia/Hans Bernhard (Photo courtesy of Wikipedia/Hans Bernhard)

특히 1930년대 중반은 시기적으로 1929년 미국에 몰아닥친 경제 대공황의 여파로 인해 많은 미국인들이 궁핍한 시절을 끝내고 막 회복기에 들어설 시점과도 맞물리는 때였고, 그래서 스윙 재즈는 많은 미국인들에게 일상의 활력소가 됐습니다. 바로 이 시기에 혜성처럼 나타난 사람이 바로 클라리넷 연주자 겸 악단 지휘자였던 베니 굿맨입니다. 어찌 보면 20세기 들어서 탄생한 재즈가 일반 미국인들이 안방까지 침투할 정도로 인기를 끈 데는 베니 굿맨의 역할이 컸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럼 베니 굿맨의 경쾌한 스윙 재즈가 듬뿍 벤 대표적인 스윙곡인 을 감상해보시겠습니다. 중간에 나오는 클라리넷 소리는 베니 굿맨의 연주입니다.

Benny Goodman Orchestra's Sing, Sing, Sing

방금 들으신 이란 곡은 원래는 1936년 처음 발표됐지만 일반에 널리 급속히 알려진 것은 베니 굿맨이 연주한 뒤부터였습니다. 당시 스윙 재즈를 연주하던 악단의 평균 연주 시간이 3분 남짓이었습니다. 하지만 굿맨은 이 곡을 8분 이상 연주한 곡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이 곡이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가는 베니 굿맨이 어느 곳에서 연주를 하던 반드시 쇼의 끝에는 이 곡을 연주했을 정도였습니다. 이처럼 베니 굿맨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데는 멋들어진 클라리넷 연주한 굿맨 자신 외에도 쟁쟁한 연주인들이 많았기 때문인데요. 특히 굿맨은 인종의 벽을 뛰어넘어 자신의 악단의 피아니스트로 흑인 연주자인 테디 윌슨(Teddy Wilson)을 고용해 신선한 감동을 던졌습니다. 그럼 바로 그 테디 윌슨의 피아노 연주와 굿맨의 감미로운 클라리넷 연주가 돋보이는 이란 곡을 감상해보시죠.

Benny Goodman Trio's Body and Soul

계속해서 들어보실 곡도 테디 윌슨의 피아노 연주가 돋보이는 이란 곡입니다.

Benny Goodman Trio's Where or When

어떻습니까? 잔잔하면서도 스윙감 넘치는 연주에 어깨가 절로 들썩 들썩거려지고 흥겹지 않습니까? 이처럼 미국 전역에 스윙 재즈의 황금기를 불러온 주인공인 베니 굿맨은 1909년 시카고에서 러시아 유태인 부모 밑에서 태어나 10살 때부터 악기를 다루기 시작해 고등학교 때엔 이미 명성이 자자할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나타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나이 16살 때 이미 그는 고향 시카고의 악단에 들어가 음반을 녹음했을 정도였습니다. 베니 굿맨의 전성기는 고향을 떠나 재즈의 중심지인 뉴욕에 정착해 본격적으로 활동하던 30년대와 40년대였습니다. 그는 당시 스윙재즈로 이름을 떨치던 카운트 베이시, 듀크 엘링턴과 같은 쟁쟁한 사람들의 악단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실력을 겨뤘고, 마침내 1930년대 중반에 급속히 인기를 끌더니 1937년 오늘 순서의 맨 처음 들으셨던 이란 곡의 연주로 스윙 재즈계를 평정하게 됩니다. 특히 그는 1938년 재즈 연주인으론 처음으로 미국 최고의 고전음악 무대인 카네기 홀에서 초청 연주를 함으로써 일반 미국인들에게 재즈를 클래식, 즉 고전의 하나로 인식시키는 데 기여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들어보실 곡은 베니 굿맨 악단이 카네기 홀에서 첫 곡으로 연주했던 란 곡입니다.

Benny Goodman Orchestra's Don't Be That Way

아무튼 베니 굿맨은 ‘스윙의 왕’이란 별명이 더 없이 어울릴 만큼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게 스윙 재즈의 진수를 마음껏 느끼게 해주었던 명연주인이었습니다.

# 이번엔 서울에서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는 탈북 음악인 김철웅 씨와 함께 하는 <내가 고른 재즈> 시간입니다.

진행자: 안녕하세요. 미국은 벌써 크리스마스 캐럴이 흘러나오는 12월이고, 그간 좋은 곡을 많이 소개해주셨는데요. 오늘은 어떤 분을 소개할까요?

김철웅

: 네, 오늘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재즈 피아니스트인 배장은 씨를 소개할까 합니다.

진행자: 한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여자 재즈피아니스트인데요. 좀 소개를 부탁할까요?

김철웅

: 배장은 씨는 미국 노스 텍사스 대학원에서 재즈 공부를 마쳤구요. 2006년 1집 앨범 [The End and Everything After]으로 데뷔를 했습니다. 또 2007년에는 한국 대중음악상 부문의 재즈 크로스오버 부문에서 상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배장은 씨 하면 한국에서는 물론 미국에서도 실력을 인정받는 분인데요. 특히 배장은 트리오를 구성해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죠?

김철웅

: 맞습니다. 요즘 대한민국 재즈계에는 배장은 시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진행자: 김철웅 씨도 배장은 씨와 협연한 경험이 있죠?

김철웅

: 예. 한 1~2년 전에 배장은 씨와 협연을 했는데요. 연주할 때 느꼈던 열정과 섬세함이 관객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이 분이 많은 곡도 연주하고 앨범도 여러 장 냈는데요. 오늘 어떤 곡을 소개할까요?


김철웅

: 한국의 대표적인 동요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죠. ‘두꺼비’란 노래를 가지고 배장은 씨가 이걸 재즈의 맛을 가미했습니다. 제가 항상 느끼는 것은 이 분이 지난번에 아리랑을 재즈로 연주하는데 우리 민족의 음악을 재즈에 참 잘 녹여서 맛을 낸다는 그런 느낌을 가진 사람이었다. 이 곡 역시 ‘두꺼비’만의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 거기에 재즈만의 독특한 표현을 가미시켰는데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행자: 사실 ‘두꺼비’란 노래는 음의 높낮이도 별로 없어서 재즈로 편곡해 연주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요.

김철웅

: 맞아요. 거의 동음으로 가는 음율인데 이걸 가지고 재즈로 풀어가는 데 실타래 풀 듯이 술술 푸는 데 감탄이 되더라구요.

진행자: 우리 것을 재즈로 녹여서 청중들이 즐기기가 쉽지 않은데요. 북한에도 만일 배장은 씨 같은 분이 평양 한복판에서 재즈를 연주한다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요?


김철웅

: 네, 그 반응은 폭발적일 것 같구요. 제가 보건데 북한에도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재즈를 틀어놓고 하게만 한다면, 음악을 하는 연주가나 음악가들에게 재즈를 허용만 한다면 재즈로 전향할 사람이 한 두 사람이 아닐 것 같아요.

진행자: 그래요. 이런 음악을 김일성 대학이나 여타 의식 있는 북한 젊은이들이 다니는 대학에서 배장은 씨 같은 분이 광장 한 복판에서 연주한다면 ‘자유의 음악’인 재즈가 상당한 인기를 끌 것 같네요.

배장은의 두꺼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