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주 이 시간 ‘자유의 음악’을 만끽해보는 ‘재즈, 재즈, 재즈’ 시간입니다. 진행에 변창섭입니다. 재즈의 명연주인을 탐험해보는 시간, 오늘은 지난 일년간 계속돼온 재즈순서의 마지막인데요. 1990년대 이후 재즈의 부흥시대를 개척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트럼펫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윈튼 마살리스(Wynton Marsalis)를 소개드릴까 합니다. 윈튼 마살리스는 14살에 이미 교향악단과 협연을 가졌을 정도로 타고난 재즈 연주자입니다. 특히 그는 재즈는 물론 클래식 음악에도 조예가 깊어 재즈와 클래식을 넘나들며 미국 최고의 대중음악상인 그래미상을 포함해 유명한 상도 많이 받았습니다. 마살리스는 또 뉴욕에 있는 유명한 음악 연주회당인 링컨 센터의 재즈 악단을 이끌고 있고, 텔레비전과 라디오 등에도 자주 출연해 재즈를 보급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재즈의 홍보대사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어쩌면 오늘날 미국에서 마살리스만큼 널리 알려진 재즈 연주인도 없을 것 같습니다. 우선 마살리스의 연주를 하나 들어보시지요. 'When it's Sleepy Down the South'란 곡입니다.
Wynton Marsalis's When It's Sleepy down the South
이 곡은 미국에서 20세기초 흑인들이 삶의 터전이던 남부에서 북부로 이주하면서 고향인 남부를 그리워하는 곡으로 원래 1931년 처음 발표된 뒤 전설적인 트럼펫 연주인이자 가수인 루이 암스트롱이 취입해 유명해진 곡입니다. 윈튼 마살리스도 실은 재즈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남부 루이지애너주의 뉴올리언스에서 1961년 10월 태어났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부친인 엘리스 마살리스가 재즈 피아니스트였던 탓에 집안에 유독 음악하는 형제들이 많았다는 점인데요. 그 가운데 형인 브랜포드 마살리스는 색소폰 연주자로 이름이 자자합니다. 아무튼 여섯 형제 가운데 둘째로 태어난 윈튼 마살리스는 8살 때 교회에서 연주활동을 시작해 14살 때는 뉴올리언스 교향악단을 비롯해 여러 악단과 협연을 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고, 17살 때는 특기생으로 저 유명한 탱글우드 버크셔 음악원에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그는 뉴욕의 유명한 음대인 줄리어드 음대에 진학해 뉴욕에서 본격적으로 재즈 연주활동을 시작합니다. 특히 그는 1980년 19살의 나이로 당대 최고의 재즈 밴드였던 ‘재즈 메신저스’에 합류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고, 이듬해 전설적인 트럼펫 연주자인 디지 길레스피를 포함한 기라성 같은 재즈 연주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연주활동을 가졌습니다. 이번에 들어보실 곡은 재즈 여가수인 셜리 혼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곁들여진 'I Can't Get Started with You'이란 곡입니다.
Wynton Marsalis's I Can't Get Started With You
마살리스는 1987년부터 뉴욕에 있는 공연의 전당인 링컨 센터에 재즈 프로그램을 신설했고, 'Jazz at Lincoln Center Orchestra' 악단을 만들어 2004년부터 정기적인 재즈 연주회를 가짐으로써 대중과의 친밀도를 넓혀갔습니다. 마살리스는 또 유명한 라디오 공영방송인 PBS에도 출연해 재즈와 클래식 음악에 관해 연속 강좌를 마련했고, 재즈에 관심이 있는 학도와 일반 대중을 위해 책을 여러 권 낼 정도로 재즈의 대중화에 힘을 많이 썼습니다. 이번에 들어보실 곡은 ‘Where or When'입니다.
Wynton Marsalis's Where or When
마살리스는 상복도 참 많은 사람인데요. 1983년과 이듬해 그는 그래미상 부문의 재즈와 클래식 양쪽에서 상을 받는 진기록을 세웠고, 이어 1983년부터 연속으로 5년 계속 재즈 부문의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특히 그는 1997년에는 미국 최고의 언론 및 문화 부문상이라고 할 수 있는 퓰리처상 부문에 ‘Blood On the Fields'란 곡으로 재즈 연주인으론 처음으로 상을 받아 큰 화제를 뿌렸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시사주간지 <타임>은 1990년 10월 이례적으로 윈튼 마살리스가 새로운 재즈 시대를 열어갈 인물이라며 그를 표지 인물로 내세워 화제를 끌기도 했습니다. 마살리스는 그밖에도 네덜란드와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굵직한 상을 받았구요. 전 세계 30개국을 순회하며 연주 여행을 벌였고, 그가 취입한 음반은 5백만 장 이상이 팔렸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만큼 마살리스는 요즘 미국 재즈의 새로운 부흥기를 이끌어가는 기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