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재즈, 재즈] 빅밴드 독주가 레스터 영(Lester Young)

따뜻하고 유려한 연주로 유명해, 최고의 색소폰 주자란 뜻의 'Prez'란 별명을 얻었던 레스터 영(Lester Young).
따뜻하고 유려한 연주로 유명해, 최고의 색소폰 주자란 뜻의 'Prez'란 별명을 얻었던 레스터 영(Lester Young). (PHOTO courtesy of 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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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감미로운 선율과 흥겨운 율동이 듬뿍 담긴 재즈로 여러분을 찾아뵙는 <재즈, 재즈, 재즈> 시간입니다 진행에 변창섭입니다. 이 시간을 통해 여러분께 주로 1930년대와 40년대 미국에서 널리 유행하던 감미로운 스윙 재즈를 많이 들려드렸는데요. 당시 이런 재즈를 전문적으로 연주하던 악단을 흔히 빅밴드(Big Band)라고 하지요. 그 가운데는 듀크 엘링턴, 카운트 베이시, 캡 캘로웨이, 지미 런스포드처럼 흑인이 이끌던 빅밴드도 있고요, 베니 굿맨, 아티 쇼, 해리 제임스, 지미 도시 등 백인이 이끌던 빅밴드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빅밴드는 악단장의 지휘 아래 밴드 구성원들이 특정 곡목을 집단으로 연주하는 게 특징이지만, 종종 훌륭한 기량을 갖춘 연주자에게 독주할 수 있는 기회도 주곤 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빅밴드에서 독주가로 명성을 떨친 사람도 적지 않은데요. 오늘 첫 곡으로 소개해드리는 레스터 영(Lester Young)이란 색소폰 연주자도 그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그럼 레스터 영이 오스카 피터슨(Oscar Peterson)이란 재즈 피아니스트와 함께 ‘These Foolish Things'란 곡을 들어보시지요.

Lester Young's These Foolish Things

레스터 영의 색소폰 소리는 따뜻하고, 부드럽기로 정평이 나 있고 선율도 감미롭기로 유명합니다. 그는 음악을 좋아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찍부터 트럼펫과 바이올린, 드럼 등 여러 악기를 만졌지만 결국 색소폰을 평생의 악기로 택했습니다. 그는 당시 최고의 빅밴드 가운데 하나인 카운스 베이시 악단에서 활동하면서 이름을 떨치다 1940년대 이 밴드를 떠나 50년대부터는 여러 유명 소규모 밴드에서 일하면서 많은 연주곡을 남겼습니다. 특히 그는 당시 인기 절정의 재즈 여가수인 빌리 할리데이와 한때 염문을 뿌리기도 했고, 그녀로부터 최고의 색소폰 주자란 뜻인 ‘Prez'란 별명을 얻기도 했지요.

이번엔 굵직한 바리톤 음색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수많은 사람을 감동시킨 흑인 재즈 가수 자지 하트맨(Jonny Hartman)이 부른 'My One and Only'란 곡을 들어보시겠습니다.

Jonny Hartman's My One & Only

자니 하트맨은 ‘발라드’(ballad)라고 해서 감미롭고 서정성이 짙은 곡들을 많이 불러 유명한데요. 프랭크 시나트라가 당시 백인을 대표하던 남자 재즈 가수였다면 하트만은 냇 킹 콜과 함께 흑인을 대표한 남자 재즈가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방금 들으신 ‘My One and Only'를 들어보시면 전반부에 약 2분 가량 감미롭고 서정 넘치는 색소폰 소리가 들리는데요. 이걸 연주한 사람은 재즈사에 영원한 족적을 남긴 거목 가운데 한 사람인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입니다. 하트맨은 존 콜트레인의 반주로 여러 장의 이름난 앨범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방금 들으신 곡도 하트맨이 콜트레인과 함께 1963년에 녹음한 ’John Coltrane and Jonny Hartman'이란 발라드 앨범 가운데 나오는 곡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앨범을 취입하자고 먼저 제의한 사람이 테너 색소폰 주자로서 당시 명성이 하늘을 찌르던 콜트레인이었다는 점인데요. 처음엔 하트맨이 난색을 표하다 음반 제작자의 설득으로 재즈 클럽에서 콜트레인과 몇 곡을 연습해본 뒤론 곧바로 앨범을 취입하는 데 동의했다는 점입니다. 아무튼 이 곡이 들어있는 앨범은 발표되자마자 많은 재즈 애호가들의 사랑을 한 껏 받았습니다.

이번엔 탈북 피아니스트로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철웅씨와 함께 하는 ‘내가 고른 재즈’ 순서입니다.

진행자

: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분을 소개해주실까요?

김철웅

: 오늘은 지난 시간에 소개한 냇 킹 콜의 딸인 나탈리 콜을 소개할까 합니다. 모두가 너무도 잘 아는 재즈 가수죠. 세계의 주요 상을 휩쓸 정도로 많은 상을 받았죠. 2009년 2월 제51회 그래미 상 두 개 부문을 수상했죠.

진행자

: 나탈리 콜은 1991년 ‘Unforgettable'이란 앨범으로 완전히 일어섰고, 많은 사람들에게도 알려졌지요. 이 앨범은 너무 인기가 좋아 7백만장 이상이 팔렸다고 합니다.

김철웅

: 맞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그래미상을 포함해 올해의 앨범상, 최고의 앨범상을 받았을 정도로 재즈 가수로서 크게 유명하죠.

진행자

: 그럼 나탈리 콜의 어떤 곡을 소개해주실까요?

김철웅

: 오늘은 사랑이란 뜻의 ‘Love'를 소개할까 합니다. 요즘에 지구상에 모든 사람들이 아마도 광고 음악이나 어떤 데서도 들을 수도 있는 귀에 익은 곡이죠.

진행자

: 경쾌하고 재즈 리듬이 한껏 살아있는 곡이죠.

김철웅

: 너무 경쾌하다보니 재즈답지 않다는 소리도 나오지만 우리 현대인들에게 아주 호소력이 짙은 곡인데요.

진행자

: 가사가 아주 감미로운데요.

김철웅

: 제가 가수를 보니, LOVE 의 L은 그가 날 바라보는 방식이고, O는 내가 바라보는 오직 한 사람이고, V는 아주 특별한, E는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그 누구보다 사랑할 수 있다는 것, 즉 ‘이 모든 것이 내가 당신에게 줄 수 있다는 것’ 이런 뜻이다.

진행자

: L, O, V, E를 합치면 곡 제목인 LOVE가 돼 네요.

김철웅

: 사랑은 우리 둘 만의 게임이지요. 사랑한다면 그 뭐든지 해낼 수 있어요. 나의 사랑을 가져요. 그러나 깨트리진 말아요. 가사만 봐도 너무 매력적이고,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참 감미로운 가사죠. 참 연주하고 싶은 곡 가운데 하나에요.

진행자

: 언제 한번 북한 청취자들에게 꼭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김철웅 씨가 고른 <내가 고른 재즈>를 들으시면서 오늘 순서 마칩니다. 여러분 다음주 이 시간 <재즈, 재즈, 재즈>을 많이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변창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