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직업 나의미래] 자동차 정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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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안녕하세요 '나의 직업, 나의 미래'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남한에선 어떤 것이 지나치게 많을 때 홍수란 표현을 자주 씁니다. 사람의 홍수, 정보의 홍수, 자동차의 홍수 이렇게 말입니다. 남한에는 어딜 가나 자동차가 너무 많아 연휴 때가 되면 8차선 고속도로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는 모습을 어렵잖게 봅니다.

오늘은 자동차와 관련한 직업인 자동차 정비사에 대해 알아봅니다.

남한 국토해양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4월 현재 남한의 자동차 등록 대수는 1천7백 만대가 넘습니다. 특히 3분의 2가 영업용이 아닌 승용차입니다. 숫자 단위가 너무 커서 북한 청취자 여러분은 1,700만대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이 잘 안 나실 것같습니다. 쉽게 말해서 남한 인구를 5천만 명이라고 놓고 볼 때 자동차 1대당 인구 3명꼴이고, 3가구당 자동차 1대씩 돌아가는 정도다라고 한다면 감이 좀 잡히십니까?

남한은 현대 자동차, 기아자동차, 대우자동차 등 전 세계로 자동차를 수출하는 기업이 여럿 있습니다. 자동차가 많다보니 당연히 부품을 교체하거나 수리해야 하는 정비소도 많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남한에서는 이런 곳을 카센터 또는 자동차 정비공장이라고 부릅니다. 이곳에서 일하는 기술자를 자동차 정비사로 부릅니다. 남한 생활 3년차인 탈북자 김은철(가명) 씨는 자동차 정비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김은철

: 저는 사회에 나가 3개월째 됐을 때 자동차 세차를 했는데 누가 가르쳐 준 것이 아니라 일이 바쁠 때 그냥 옆에서 보면서 보조일 하고 자동차 정비를 하게 됐습니다.

북한에선 운전사가 자기 차를 정비하지만 남한에선 국가 자격증을 취득한 기술자가 전문으로 차 정비를 합니다. 또한 정비소에는 차 수리를 끝내고 세차까지 일괄해 해주는 곳이 많습니다. 요즘은 차에 위성항법 장치가 달려서 길을 모르는 사람도 차 안에 달린 작은 액정 화면을 보면서 어디든 찾아갈 수 있게 돼 있고,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볼 수 있도록 편의시설이 돼 있기도합니다. 최고의 기술로 만들어진다는 자동차들은 어떤 문제로 정비소를 찾을까?

김은철

: 대체로 영업용 차들이 정비소를 많이 찾습니다. 엔진 윤활류를 잘 안갈아줘서 기어 변경에 무리가 많습니다. 엔진에 무리가 가면 냉각수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그런 차가 많이 들어옵니다.

개인 자동차보다는 택시나 배달 자동차 등 영업용이 많고 남성이 모는 차보다는 여성 운전자가 정비소를 찾는 일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김은철

: 그냥 차가 굴러 가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가다가 서더라도 일단 시동만 걸리면 탑니다. 남성은 차를 많이 타봐서 차 상태가 조금만 이상해도 정비소를 찾습니다. 날이 더울 때는 휘발유 공급이 많이 되니까 그럴 땐 브레이크를 밟아도 가속페달을 밟은 것처럼 작동할 때가 있거든요. 날이 더운 관계로 그런데 그런 것을 여성분은 잘 모르시더라고요.

남한에 자동차 관련 국가 자격증은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자동차 정비 기능사, 자동차 검사 기능사, 차체 수리 기능사가 그것입니다. 정비 기능사는 차에 기계적인 결함이 있을 때 고치는 사람을 말하고 차제 수리 기능사는 교통사고 등으로 자동차의 외형이 심하게 망가진 경우 새차처럼 외부와 내부를 수리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리고 자동차 검사 기능사는 차량 등록을 하는 데 필요한 매연 검사 등 국가 기준에 맞는 사항을 점검하는 사람이라고 보면 됩니다. 김 씨는 현재 기능사 자격증이 없이 보조로 일하고 있지만 그 필요성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김은철

: 자격증 필요하죠. 지금 새차가 많이 나오잖아요. 그런 것도 배우고 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학원 다니려면 3-4개월은 배워야 하는데 그 기간엔 일을 못한단 말입니다. 지금 저는 윤활유나 갈아주고 필터나 교체하고 이런 것밖에 못 하거든요.

김 씨가 자동차 정비 학원에 가지 못하는 이유는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생활비를 보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일해 버는 월급의 절반을 3년째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보내고 있었습니다.

김은철

: 북한에 있는 가족이 힘들잖아요. 내가 살아봤으니까 압니다. 두 달에 한 번은 100만원 정도 보냅니다. 여기선 힘들어도 돈을 받잖아요. 북한은 아닙니다. 저도 결혼 하고 하려면 돈을 모아야 하지만 당장은 북한이 힘드니까 언제까지 보낼 거라고 말은 못하겠지만 북한 가족이 어쨌든 편히 살 때까진 보내려고요.

남한 돈으로 100만 원은 미국 돈으로 하면 약 900달러입니다. 그렇다면 자동차 정비사 보조로 일하는 김씨가 받는 보수는 얼마나 되고 일터의 분위기는 어떨까? 이에 대한 김 씨의 답변은 무척 밝았습니다.


김은철

: 보수가 150만 원입니다. 기술자는 200만 원이 넘습니다. 사람마다 틀리겠지만 저는 재밌게 일하고 있습니다. 저도 군에 있을 때 운전사 조수로 따라다닌 적이 있습니다. 북한은 군대 차도 가다 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다가 서면 남한 차하고 달라서 앞에서 체인을 걸어서 시동을 걸기 때문에 피곤할 때가 많습니다. 한두 번 돌려서 시동이 걸리는 것도 아니고 정말 힘듭니다. 저는 만족합니다. 자유롭잖아요. 내가 가고 싶은 곳에도 갈 수 있고 그런 것이 좋습니다.

북한과 달리 남한에선 자동차 정비사가 되려면 자동차 관련 대학에 입학하기도 하지만 민간학원이나 정부 지원의 직업훈련 학교를 통하기도 합니다. 특히 직업훈련 학교는 직업을 찾는 사람이 무료로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기자는 서울의 한 직업훈련학교에 입학하려는 사람인양 전화해 어떤 곳인지부터 문의를 해봤습니다.


직업학교 관계자

: 저희가 자동차 정비, 검사 가르치고 자격증 취득할 수 있게 해줍니다. 과정은 5개월입니다.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 40분까지입니다.

기술 습득 후 봐야 하는 국가 자격증 시험과 취업에 대해서도 알아봤습니다.

직업학교 관계자

: 시험을 보면 따실 수는 있는데 열심히 해야 합니다.

기자: 취업은 어떻게 되나요?

관계자

: 취업은 저희가 알선해줍니다.

기자: 초봉은 얼마나 받을 수 있나요?

관계자

: 금액은 보통 월 100-120만 원정도 받습니다.

직업훈련 학교는 실업자에 한해 수업료를 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입학 당시 직업이 있는 사람은 수업료를 내야 한다고 이 관계자는 말합니다.

직업학교 관계자

: 재직자는 수업료를 냅니다.

기자: 수업료를 낸다고요?

관계자

: 그렇죠.

기자: 실업자는 수업료는 걱정 안 해도 되는데,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돈은 없나요?

관계자

: 전부 무료고요. 필요한 서류는 반명함 사진 3장, 우체국 통장 발급받으면 저희가 교통비 식대 해서 11만 6천원 씩 드립니다. 그리고 구직등록필증이라고 해서 고용지원센터에서 발급받는 것 있어야 합니다. 자격 요건이 실업자로 15세 이상이면 됩니다.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의 말을 들어 보면 일 시작하고 2-3년은 경력을 쌓고 그다음 능력에 따라서 월급 차이가 많이 난다며 일하는 시간이 길고 일요일도 격주로 일하기 때문에 노동 강도가 센편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한 5년 정도 고생하면 정당한 기술자의 대우를 받을 수 있고 또 기술이 충분해지면 자기 사업을 할 수 있는 좋은 직업이기도 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나의 직업, 나의 미래’ 오늘은 자동차 정비사란 직업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