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직업 나의 미래] 요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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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나의 직업, 나의 미래’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사회구조가 복잡하고 세분화 되면서 가정과 직장에서의 외식에 대한 빈도가 늘고 있습니다. 이제 먹는 것은 단순히 허기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즐기는 또 하나의 음식문화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남한에선 요리사의 업무가 수준 높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보다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남한의 탈북자 사회에서 인기 있는 요리사란 직업에 대해 알아봅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은 조리사라고 하면 무슨 말인가 하실 텐데요. 남한에서는 음식을 전문으로 만드는 사람을 요리사 또는 조리사라고 부릅니다. 요리사는 국가시험을 통해 자격증을 받습니다. 남한의 한 사설 요리학원 김영춘 씨의 말입니다.

김영춘:

체계가 있습니다. 제일 기본이 되는 것은 특별한 자격없이 일반인이 볼 수 있는 조리 기능사입니다. 기능사 위에 조리산업기사가 있습니다. 이분들은 전문대학 2년 이상 졸업한 분이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위에 기능장이 있습니다. 이분들은 기사 경력이 10년 이상 되신 분들이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최고의 단계는 명장으로 호텔 경력이 30년 이상 된분들이 됩니다.

현재 남한에는 요리사의 제일 초보 단계인 조리 기능사는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고 기능장이 130여 명 그리고 최고의 요리사로 불리는 조리 명장은 6명 정도 있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탈북자가 남한에 간 후 제일 먼저 거치게 되는 사회정착교육 시설인 하나원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탈북자가 사회에 나가 하고 싶어하는 직업 중 하나가 요리사입니다. 인기 직업인데요. 탈북자들은 왜 요리사가 되고 싶은 것인지 탈북자 친목단체인 숭의동지회 최청하 사무국장은 말을 들어봅니다.

최청하: 북한에선 요리사가 상당히 대우받는 직업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인정 안 해주더군요. 북한에선 노동자에겐 요리사가 큰 직업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남쪽의 현실을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북한에서의 생각을 하고 직업훈련을 받고는 막상 나중에 직업을 잡으려 할 때 어려움을 경험한다는 말입니다. 남한의 취업 현실이 안 좋은 때문이기도 하지만 남한 사람 입맛에 맞춰 음식을 만드는 일이 탈북자에겐 남북이 떨어져 산 60년이란 세월만큼이나 시간이 걸리는 일로 보입니다.

최청하: 똑똑하게 할 수 있는 곳에서 요리를 못 하니까 그러는데 할 수만 있다면 상당히 좋죠. 그런데 우리 사람이 여기와 배운다 해도 높은 수준의 요리를 못 하니까 계속 일하는 것이 힘듭니다. 좋기는 호텔 같은 곳에서 요리한다면 정말 큰 것으로 생각하겠는데 그건 어림도 없고 갔다가는 쫓겨 오더라고요. 우리 사람이 여기 사람의 수준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있겠고 오랫동안 북쪽 음식에 익숙한 점도 있을 텐데 잘 안 됩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설 요리학원인 종로 요리학원의 주영심 원장은 요리사 채용은 공개 채용도 있지만 인맥을 통해 비공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이런 점이 탈북자에겐 취업의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영심: 이력서를 내밀려면 자격증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나은 데 대부분 지역사회가 그렇지만 아는 사람이 식당을 하고 있고 하면 그 사람의 소개를 통해 들어가고 하죠. 면접을 통하는 것보다는 아름아름 알아서 채용하는 것도 아직은 성행하니까.

참고로 1988년 남한에서 열렸던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많은 대학에서 조리학과를 개설했고 15년 동안 100여 개의 전문대학과 20여 개의 4년제 대학에 조리 관련학과가 개설됐습니다. 그리고 연간 2만여 명에 달하는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취업 분야는 한정되어 있어 취업과 진출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남한 사람은 보통 요리사가 되기 위해 대학의 외식조리부에 입학하기도 하지만 사설 요리학원도 찾고 있습니다. 요리사 자격증은 음식물의 유형에 따라 구분되고 있습니다. 주영심 원장입니다.

주영심: 지금 자격증만 7가지가 있습니다. 한식, 양식, 중식, 일식, 복어조리기능사가 조리쪽에 5가지고 제과 제빵 기능사가 있습니다. 보통 한식은 매일 배워서 한 5주 준비하면 한식 과정을 배울 수 있고 양식과 일식, 중식은 3주면 됩니다. 그다음 시험 일정을 잡고 시험을 보는 겁니다.

요리사 자격증 시험은 필기와 실기로 나뉘고 필기시험은 식품 위생법규와 조리이론 등 객관식으로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이면 됩니다. 실기 시험은 지급된 재료를 갖고 시험관이 요구하는 작품 2가지를 시험 시간 내에 1인분씩 만들면 됩니다.

보통 요리학원의 수업료는 어떤 분야를 공부하는 가에 따라 달라지지만 평균 30만 원에서 35만 원 선으로 미국 돈으로 약 300달러 입니다. 그리고 자격증 취득 후 식당의 요리사로 일하면 보통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12시간 주 6일을 일하고 초봉이 평균 150만 원 미국 돈으로 하면 1천300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북자는 정규 학교나 사설학원이 아닌, 단체에서 운영하는 요리학교를 통해서도 꿈을 키울 수 있습니다. 한 예로 남한의 행복나눔재단은 취약 계층의 청소년을 위한 ‘해피쿠킹스쿨’ 즉 ‘즐거운 요리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본인 부담은 최소로 하고 있습니다. 행복나눔재단의 사업개발 부 이경애 씨입니다.

이경애: 학원 왔다갔다 하는 교통비 정도는 개인 부담이고 식사비, 교육비, 행사할 때 참가비는 저희가 100% 지원하고 있습니다. 2개월 정도는 필기시험 준비를 하고 한식, 양식 기능사 시험이 있기 때문에 수업을 한 6-7개월 하고 그 사이사이에 인턴쉽이나 실습을 하고 토요일을 이용한 캠프나 특강, 체험 행사를 다양하게 하고 있습니다.

올해 21살의 탈북 여성 권샛별 씨는 해피쿠킹스쿨을 통해 양식과 한식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8개월 과정을 하는 동안 권 씨는 행복했다고 말합니다.

권샛별: 제가 좋아서 하는 것이니까 내가 만들면 얼굴에 웃음꽃이 만발해 맛있게 먹을 사람을 상상하면서 했습니다.

권 씨가 남한 요리를 배우면서 제일 어려웠던 부분은 영어를 많이 사용하는 음식재료의 이름을 외우는 것이었습니다.

권 샛별: 쉽지 않았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여기서 자란 아이들이니까 어떤지 모르지만 난 용어가 어려웠습니다. 솔직히 마요네즈, 케첩도 몰랐기 때문에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하도 보니까 그런 것도 극복됐습니다.

권 씨처럼 요리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자격증 취득 후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곳은 호텔입니다. 일반 호텔 조직은 주방장, 부주방장, 그 밑에 조리사와 조리사 보조를 두고 있습니다. 호텔 주방장이 하는 일은 모든 주방 운영 사항을 기획하고 평가하며 주방 요리사의 업무를 분배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요리를 개발하는 일을 합니다. 호텔 이외 취직이 가능한 곳은 일반 음식점, 학교나 병원 등의 집단 급식소 그리고 식품가공업체에 진출할 수 있고 또는 자신의 식당을 차려 사업할 수 있습니다. ‘나의 직업, 나의 미래’ 오늘은 요리사란 직업에 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