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안녕하세요 ‘나의 직업, 나의 미래’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항상 건강하게 병원이 뭐 하는 곳인지 모르고 살면 좋겠지만 살다 보면 한 번쯤 병원 신세를 지게 됩니다. 병원에 가서 제일 먼저 보는 사람 그리고 병원문을 나설 때 배웅을 해주는 이가 바로 백의의 천사로 불리는 간호사입니다. 오늘은 남한에서 간호사로 활동하는 탈북여성 황경희 씨를 통해 간호사란 직업에 대해 들어보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틀린 점은 어떤 것인지도 알아봅니다.
의사를 도와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 2010년 1월 현재 남한에는 26만여 명의 간호사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중 남자 간호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1% 정도밖에는 안 되니까 보통 간호사라 하면 여자 간호사를 떠올리게 됩니다.
함경북도 출신의 황경희 씨는 남한에서 간호사로 일한 지 이제 5년 차 입니다. 북한에선 군 복무를 하고 나서 회계원으로 일했지만 남한에 가선 간호전문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종합병원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황경희: 아픈 사람을 대상으로 일하는 것이 안 좋을 수도 있습니다. 젊고 활기 있는 사람을 보면 좋겠죠. 그런데 아침에 출근 해서 주사를 놓기 위해 병실을 돌면 환자들이 간호사를 너무 반겨줍니다. 주사를 잘 놓는 사람도 있고 미숙한 사람도 있는데 ‘저 선생님이 주사를 놓으면 안 아프다.’ 하면서 반기는 그런 느낌이 확 오거든요. 그러면 저 사람들에게 내가 기다림을 받는 사람이구나 하는 것이 좋고 오늘 환자들 반응이 어떨까 기다려지기도 하고요.
남한에서 간호사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의료면허를 받는 사람으로 4년제나 3년제 대학에서 간호학과를 나와 국가시험에 합격한 후 병의원에서 일합니다. 간호대학은 2009년 현재 4년제와 3년제를 합해서 144개 학교가 있습니다. 황 씨도 3년제 간호전문대학을 다니고 나서 간호사가 됐습니다. 면허를 받기 위한 국가시험은 총점의 60% 이상, 매 과목 40% 이상 되어야 합니다.
황 씨도 앞에서 언급했지만 항상 아픈 사람만 상대하는 직업이다 보니 힘든 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이의 엄마로 또 한 남자의 아내로 가정일과 직장일을 병행하기 때문에 야간 일을 할 때는 어려움이 큽니다.
황경희: 간호사가 힘든 것은 3교대란 겁니다. 보통 아침 7시에 인계를 받아 오후 3시까지 해야 하지만 2시간 반까지 일하고 마치고 밤일도 2시 반에 와서 밤 10시까진 해야하는데 한 9시에 마치고 해서 시간이 조금씩 당겨집니다. 밤에 근무하는 사람이 조금 더 길게 일합니다. 남들 다 자는 시간에 여자가 밤일을 한다는 것은 너무 힘듭니다. 다음날 낮에 들어와 자는 것은 자는 것 같지도 않고요.
근무 환경을 좀 더 말하자면 개인 병원을 찾아 간단히 약을 받아가고 주사를 맞는 환자도 있지만 황 씨가 일하는 종합병원은 수술 환자가 많습니다. 응급실이나 수술방에는 피를 철철 흘리는 환자가 고통을 호소하기도 하고 그 모습을 볼 때면 처음엔 비위도 상하고 속도 울렁거렸지만 시간이 지나며 병원 환경에 익숙해졌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어떤 위급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환자를 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황 씨는 간호사의 근무 여건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황경희: 옛날엔 환자 대소변 다 받아내고 토하면 다 치우고 했지만 지금은 밑에 사람들이 하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간호사의 주 업무는 의사의 지시를 받아서 그에 맞는 약을 투여하기도 하지만 기본은 환자의 상태를 관찰하고 의사에게 보고하는 겁니다.
현재 황 씨는 미국에서 간호사로 일하기 위해 다니는 병원에 휴가를 내고 이번 달 있을 미국 간호사 면허 시험 준비에 매진하고 있었습니다.
병원에는 간호사와 거의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요. 이들을 간호조무사라고 부릅니다. 간호사와 조무사가 틀린 점은 간호사는 의료면허를 갖고 의사의 진료를 돕지만 조무사는 자격시험을 보고 간호사 보조 일을 한다는 겁니다. 물론 간호사의 보수는 간호조무사보다 더 많습니다.
간호조무사는 정규대학이 아닌 민간학원에서 1년 과정으로 관련 학과 공부를 하고 자격증 취득을 위한 시험을 봐서 병의원에 취업하게 됩니다.
남한에는 열 명 중 9명 이상이 여자 간호사지만 어렵지 않게 남자 간호사를 볼 수 있는 진료 분야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응급실, 중환자실 또 비뇨기과나 정신과 병동에는 주로 남자 간호사가 활동하는 분야입니다.
3-4년의 세월을 대학에서 보내지 않고 최대한 빨리 병원에 취업하고자 하는 사람은 간호학원을 찾게 됩니다. 서울 시내에 있는 간호학원 관계자에게 수강료와 학업 과정에 대해 들어봅니다.
학원 관계자: 학원비는 한 달에 22만 원입니다. 저희는 오전, 오후반이 있는데 보통 학생들은 오전에 일하기 때문에 저녁반을 선호합니다. 야간반은 6시부터 10시 30분까지입니다. 개인병원 실습 2개월, 종합병원 실습 2개월로 총 380시간 또는 400시간으로 나뉘어 있지만 주로 실습은 총 8주로 끝납니다.
간호조무사가 되기 위해 미국 돈으로 하면 매달 200달러 정도 수업료를 내고 공부합니다. 간호사의 임금 수준을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는 월 250만 원에서 300만 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돈으로 하면 월수입 2천 달러 이상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러면 간호조무사의 월급은 얼마나 될까?
학원 관계자: 월급은 채용되는 곳이 어딘가에 따라 다르지만 학생으로 취업하면 100만 원 선이 되고 보통 취업을 하면 초봉으로 120-150만 원을 받습니다. 병원급은 다 주 5일이고 의원급도 이제 주 5일로 돼서 토요일 오후 3시까지 근무를 하면 시간 계산을 해서 봉급의 1.5배를 주게 돼 있습니다.
미국 돈으로 하면 간호조무사가 받는 월급은 보통 1천 달러 수준이란 설명입니다. 돈을 떠나서 하는 일만 놓고 받을 땐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기에 성스럽기마저 합니다. 간호사는 남한에서 신뢰하는 직업 2위에 선정됐으며 미국에서 매년 하는 여론조사에서는 간호사가 가장 정직하고 윤리적인 직업이라는 보고도 있습니다.
미래사회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을 직업이 간호사라고 하는 데 이는 북한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탈북여성 김은별(가명)씨의 말입니다.
김은별: 인기가 좋죠. 사람의 건강은 필수고 집안에 의사가 하나 있으면 일이 생겼을 때 물어볼 수도 있으니까. 북한에서도 사람들이 왜 간호사를 택하는가 하면 사람은 기계가 아니니까 병이 날 수 있기 때문에 꼭 의사는 언젠가는 필요한 직업이고 그래서 의사나 간호사는 배워두면 좋다.
남한에선 남자 간호사의 수가 점차 늘고 있고 전반적인 간호사의 보수도 오르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말입니다.
‘나의 직업, 나의 미래’ 오늘은 간호사란 직업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