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직업, 나의 미래] ‘탈북자 취업 무엇이 문제인가’-김화순 박사 인터뷰

서울 양천구청에서 열린 탈북자 구직행사.
서울 양천구청에서 열린 탈북자 구직행사. (RFA PHOTO/ 변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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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안녕하세요 ‘나의 직업, 나의 미래’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취업의 문제가 심각합니다. 물론 남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못 하는 청년이 늘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남한의 이화여자대학교 통일학연구원 김화순 박사는 북한 출신은 현재 남한의 노동시장 중심부에서 밀려나 주변부에 있다고 주장하고 탈북자에 대한 정부의 지원 정책이 전면 재검토 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나의 직업 나의 미래 이 시간에는 탈북자의 직업훈련과 고용 문제를 연구하는 김화순 박사와 함께 탈북자의 취업, 무엇이 문제인지 점검해봅니다.

이진서: 김 박사님은 논문을 통해 탈북자가 취업이 잘 안되는 이유와 현재 노동시장에서 경험하는 문제 등을 분석하셨는데 탈북자들이 말하는 공통적 어려움은 어떤 것들이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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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순 박사

김화순: 대인관계와 직장에서 필요한 기초 직업 능력이 없는 겁니다. 이 두 가지가 얽혀서 나타납니다. 대인관계로 문제가 많이 표출되긴 하지만 직업 능력이 없는 것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한국에선 공장에 가서 전자부품을 가지고 조립을 해도 그것이 다 영어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 출신은 영어가 안 되니까 어려움을 겪는 겁니다. 남한 사람은 영어를 우리말처럼 일상에서 섞어 쓰다시피 하는데 그런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니까 북한 출신은 언어소통이 안 돼 어려움을 호소하게 됩니다.

이: 북한 출신이 남한에 가면 갓 태어난 아이처럼 모든 것을 새롭게 배우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들 말하는데 북한에서의 학력이나 경험이 남한사회 적응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나타납니까?

김화순: 대학출신과 그렇지 않은 경우가 차이가 있습니다. 대학출신 즉 5년제 대학출신은 총체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92% 정도의 고등중학교 이하 출신 북한 출신은 자기에게 주어진 일 외에는 생각을 안 하는 습성이 있다는 평가를 고용주들이 하고 있습니다. 북한 분들은 노동 생산성에 대한 인식이 없어 보입니다. 노동량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당 생산성 부분을 기초해서 성과를 확인하고 근로자도 이런 것을 아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북한 출신은 자기가 맡은 일만 하고 생산량을 달성하면 되지 시간당 생산성의 개념이 없어 보입니다. 이것이 직장에서 볼 때는 굉장히 설렁설렁하게 일하는 것으로 보이는 겁니다.

이: 남한에 정부 차원 또는 민간차원에서 탈북자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 취업박람회와 같은 행사를 자주 하는 데 이러한 행사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뭡니까?

김화순: 저희는 구직 준비라고 하면 직업 정보를 제공하고 이력서, 면접 보는 법을 알려주면 자신이 찾아다니면서 취업하는 이런 과정으로 구직 활동이 구성됩니다. 그런데 북한분들은 완전히 배치 그러니까 그 자리에 딱 앉혀 주는 것까지 이뤄지지 않으면 취업 지원을 받았다는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좀 더 보충설명을 하자면.

김화순: 북한 분들은 구직하는 데도 상당히 의존적이란 겁니다. 바로 자기가 취업하는 직장에 알선해서 완전히 통과까지 되는 것을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여러 가지 직업 정보나 기타 취업 훈련을 한 것에 대해선 별로 도움을 받았다고는 여기질 않습니다. 아직도 북한 출신은 취업을 배치의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탈북자 취업부진의 원인을 남한 노동 시장이 안고 있는 현실적 문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 않겠는지요?

김화순: 처음에 남한 사람이 탈북자를 외국인으로 대하게 되는 겁니다. 이때 탈북자는 자기들을 외국인을 비교 대상으로 생각할 때 자존심을 상하게 됩니다. 북한이란 나라에 대한 편견 즉 호전적이고 가난한 나라, 많은 사람이 굶는다 이 정도가 남한 사람이 북한 하면 떠올리는 생각입니다. 그런 인식을 가지고 그대로 탈북자를 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북한 사람에 대한 남한 사람의 부정적 인식에 대해 언급해 주셨는데 구체적인 예를 들어주시겠습니까?

김화순: 워낙 북한 분들이 직장에서 싸움을 많이 합니다. 북한의 문화인듯합니다. 남한 사람은 속으로 못마땅해서 겉으로는 잘 표현을 안 하는데 북한 출신은 바로 감정으로 표출하면서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아서 북한 사람이 굉장히 호전적이라는 인식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이: 남한에 간 탈북자들이 컴퓨터에 관심이 많고 IT 즉 정보통신분야 관련 직업 교육을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직업과 연결이 되고 있는지요? 현실은 어떻습니까?

김화순: 문제는 정보통신분야에서 일하기엔 나이가 많다는 겁니다. 그런데 자신은 한국 사회에서 이 분야에서 일하려면 20대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주변에서 말을 해줘도 안 받아들입니다. 탈북자가 고집이 세다는 말을 많이 하죠. 정보통신분야를 원한다 해도 실제로 북한 출신이 특히 30대에 와서 배워서 취업해서 평생기술로 해서 살아가기엔 직업 수명이 짧다는 겁니다. 정보 없이 개인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 움직인다면 많은 시간과 돈을 들였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게 되는 겁니다.

이: 직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소위 말하는 성공한 탈북자에게서 공통으로 발견할 수 있는 점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김화순: 여러 가지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지만 이분들은 일단 열심히 일한다는 겁니다. 결국 이분들 중에서 앞으로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특출한 사람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의지가 강하고 다른 빈곤층과는 달리 자기 목표 성취욕이 강합니다. 그리고 신분 상승의 의지가 강합니다. 실제로 몇 년 후에 봤을 때 생활이 많이 좋아진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김 박사님은 또 현재 남한 정부가 하고 있는 탈북자 취업지원 정책에도 문제가 있다고 박사 논문에서 지적하셨는데요. 박사님이 주장의 요지는 무엇입니까?

김화순: 중요한 점은 북한 출신에게 정부에서 대학교육, 직업훈련 등을 적게 한 것은 아닙니다. 직업능력을 키우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결과를 냈는가 즉 비용을 투입했는데 좋은 직업을 얻는 다든가 소득이 높아진다든가 하는 결과로 나타나야 하는데 그런 결과가 안 나타났다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양극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상위층과 하위층으로 나눠지는데 또 그 밑으로 들어가는 식이죠. 북한 출신이 지금 완전히 중심부 노동 시장에서 밀려나서 주변부 노동시장에 주로 몰려 있는 상황입니다. 더욱 심화 하는 것을 막아야겠다 그래서 뭔가 남한 사회에서 하는 교육훈련 정착지원 정책이 잘못된 것이다 이대로 간다면 성공적인 정착이 어렵다. 그래서 해결은 맞춤식 지원 정책으로 취업활성화 정책으로 전환할 시점이다.지금 지원 체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자는 것이 논문의 요지입니다.

‘나의 직업, 나의 미래’ 오늘은 이화여자대학교 통일학연구원 김화순 박사와 함께 탈북자 취업부진의 문제점과 관련 얘기 나눴습니다.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