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로 숨겨온 북한의 도시별 인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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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제 한두 달 내로 탈북자가 3만 명을 돌파하게 됩니다. 제가 북에 살 때는 남에서 한 명만 올라와도 노동신문에 의거 입북자라고 크게 냈는데 그 반대의 경우가 3만 명이라고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물론 남쪽도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면서 탈북자들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2002년에 한국에 왔을 때 2100번째인가 됐습니다. 그때 '나보다 먼저 온 사람이 2천 명이 넘으니 참 늦게도 왔네'하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것도 매우 빠른 겁니다. 3만 명 중에 그래도 먼저 온 10% 안에 들었던 것입니다.

그때 저는 제 뒤로 2만 8000명이나 넘어올 줄 몰랐습니다. 그리고 그 숫자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지금까지 한국에 도착한 사람의 숫자는 대략 2만 9500명 정도인데 그 중에 60% 이상인 1만 8000명이 함경북도 출신으로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 뒤로 양강도에서 4000명 정도, 함경남도에서 2600명 정도 왔습니다. 평양 사람은 640명 정도 황해남북도는 각각 400명 남짓 왔는데, 앞 지역 일수록 국경 정보가 없어서 탈북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좀 의외인 것인 탈북자가 제일 적은 도가 자강도인데 200여 명밖에 없습니다. 자강도가 압록강을 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탈북자가 적은 이유는 우선 강을 건너봐야 중국 쪽에서 숨어 있을만한 데가 없고 인구도 워낙 적어서일 겁니다.

저는 북에서 살면서도 각 도별 인구가 얼마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인구는 비밀에 속하는데 오히려 한국에 와서야 비로소 제가 살던 도시의 인구를 알았습니다.

북한의 인구는 2400만 명으로 2008년 유엔인구기금이란 곳에서 북한 당국과 손을 잡고 조사한 것이 가장 확실한 자료인데 지금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을 겁니다. 여러분들은 각 도별 인구가 얼마인지 모르시죠? 제가 이제부터 이야기 해드릴 테니 잘 들어보십시오.

한국은 서울이 한 1000만 명, 경기도가 1000만 명 이렇게 해서 수도와 수도권 좁은 지역에 한국 인구의 5분의 2인 2000만 명이 비좁게 모여 삽니다. 그런데 북한도 거의 똑같은 형태를 보여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가 평안남도로 405만 명이고 평양이 325만 명으로 그 다음으로 많습니다. 세 번째 많은 도가 함경남도로 306만, 평북 272만, 함경북도 232만, 황해남도 231만, 황해북도 211만, 자강도 129만, 양강도가 71만 명입니다.

주요 도시별로는 북쪽부터 쭉 꼽으면 나진 20만, 청진 67만, 혜산 20만, 단천 34만, 함흥 67만, 원산 36만, 강계 25만, 신의주 35만, 평성 28만, 남포 37만, 사리원 31만, 해주 27만, 개성 31만 명입니다.

제가 대학에 다닐 때는 함흥 애들하고 청진 애들이 늘 자기 도시가 평양 다음의 제2의 도시라면서 다퉜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함흥과 청진이 66만8500명 대 66만7600명으로 딱 900명 차이밖에 안 났습니다. 구역은 청진이 한 개가 더 많고요. 아마 탈북한 사람까지 다 포함하면 청진 인구가 몇 천 명은 더 많을 거 같습니다.

인구통계를 잘 살펴보면 흥미로운 비밀도 알 수 있는데 전체 인구통계와 지역별 거주 통계를 딱 살펴보면 70만2000명이 빕니다. 이 비는 숫자는 15살~30살 사이에서 나오는데, 그럼 뭡니까. 이게 바로 북한군 병력 숫자 아니겠습니까.

여기서 북한 인구통계를 놓고 분석한 교수들은, 북한군 정규 병력은 75만 이상은 절대 될 수 없다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남쪽 국방부는 북한군 병력을 120만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옛날부터 그냥 120만 명이라고 쭉 이어져 내려오는데, 그건 북한군 병력이 적다고 해봐야 국방예산 타내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적이 강하다고 늘 주장해야 국방비를 많이 받을 수 있는데, 반면 북한은 병력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병력이 많은 것처럼 실제보다 크게 부풀립니다. 그래야 업신여기지 않으니까요.

그러니까 진짜 전쟁이 일어나면 북한은 한국의 상대가 절대 되지 못합니다. 남쪽은 북한군을 120만 명으로 예상하고 수십 년 준비해 왔기 때문에 실제 알려진 실력보다는 훨씬 강하지만, 북한군은 그 반대로 실제보다 훨씬 약하기 때문입니다. 뭐 핵무기를 가지면 남조선 이길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핵무기 남쪽에 한 발만 쏘면 북한은 모든 도시가 핵 공격 받아 사라집니다. 미국과 한국이 핵우산으로 자동보호 협정을 맺고 있어서 한국이 핵 공격을 받는 경우 자동으로 수십 발을 북한에 쏘게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김정은의 위험한 핵 장난에 절대 박수 보낼 일이 아닙니다. 인구통계를 보니 북한에 농촌인구가 무려 800~900만 명이나 되는데, 이런 사람들이나 좀 안전하겠죠.

탈북자 이야기로 시작해서 인구 이야기로 이어졌는데, 이게 필요한 지식이라 생각해 말씀 드린 겁니다. 아까 탈북자 60% 이상이 함경북도 출신이라고 했는데, 이들 중 다시 절반 이상이 이번에 수해가 발생한 무산, 회령, 온성과 같은 두만강 인근 출신입니다.

이번에 두만강 수해로 이재민이 10만 명 발생했는데 이들 중에 가족이 한국에 있는 사람 참 많죠. 날씨가 춥고 강이 얼어붙으면 한국 가족과 연계해 아마 대량탈북이 벌어지지 않을까 싶은데, 어쩌면 내년에 한국입국 탈북자가 1만 명이 될지 어떻게 압니까. 김정은이 두만강 수해 복구를 위해 여명거리 건설까지 중단하고 10만 넘게 복구인력을 보낸 게 다 이유가 있습니다. 1년에 1만 명씩 탈북하면 북한이 견디겠습니까. 물론 저는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