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탄인지 수소 섞은 폭탄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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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1월 8일이 공교롭게도 김정은의 생일입니다. 1984년생이니 32살이 되는 셈이군요. 아직은 정식 쇠지 않지만, 머잖아 또 8일이 민족최대의 명절 반열에 오르겠네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생일이 모두 1월부터 4월 사이에 몰려 있습니다. 추운 날에 행사 불려 다녀야 하고, 꽃도 갖다 바쳐야 하니, 아무튼 태어난 날도 꼭 인민들 고생시키게 태어났네요.

엊그제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것도 그렇습니다. 김정은이가 자기 생일 이틀 앞두고 생일선물인 듯 자축한 모양인데, 그것 때문에 인민들 고생길이 또 열리게 생겼습니다. 언제는 핵 강국만 되면 인민생활에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고 하더니 핵을 만드니 또 수소탄을 만들려 하는군요. 그거 어차피 써먹지도 못할 건데 자꾸 만들어서 뭘 하려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저는 이번에 수소탄 실험이 성공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세계 모든 전문가들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수소탄을 갖고 있는 나라는 5개 나라뿐인데 이들 나라들이 수소탄 만들 때 실험한 것을 보면 최소 핵탄두의 165배 이상의 폭발력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6일 터뜨린 수소탄이란 것은 3년 전 했던 핵실험보다 더 위력이 낮았습니다. 위력은 폭발할 때 나오는 지진파 진도를 가지고 측정하는데 위력이 높으면 지진파도 당연히 높아지니 아주 과학적입니다.

3년 전 만들었다는 원자탄 위력보다 못한 수소탄을 대체 왜 만든 거죠. 북한은 수소탄을 소형화했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첫 실험에서 어떻게 소형화합니까. 북한 과학자들이 무슨 신입니까. 그리고 수소탄 원리를 알면 이런 소리를 못하죠. 수소탄을 폭발시키기 위해선 내부에서 소형 핵탄두를 먼저 터뜨려야 합니다. 그런데 핵탄두를 얼마나 소형화하면 수소가 폭발할 때 내는 위력까지 포함해서 원자탄 정도의 파괴력을 낼 수 있을까요. 설마 원자탄을 축구공만 하게 만들었다는 것일까요. 이건 미국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일인데 말입니다.

저는 북한의 이번 수소탄 성공을 완전 거짓말이라고 단정합니다. 아주 좋게 봐줘야 수소탄이 아니라, 수소를 섞은 원자탄 정도 터뜨린 것 같습니다. 이런 것도 모르고 북한에선 수소탄을 만들었다고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겠죠. 그런데 한번 돌아보십시오. 북한이 내부 주민은 물론이고 과학적으로 성공여부를 검증이 충분히 가능한 세계를 상대로 아주 뻔뻔스럽게 거짓말한 일이 한두 번 아닙니다.

생각나시겠지만 1998년 8월에 북한은 인공위성 '광명성 1호'를 발사해 성공했다고 엄청 떠들었죠. 궤도에 올라가 '김일성 장군 노래'와 '김정일 장군 노래'를 보내고 있다면서 주파수까지 공개했죠. 지구 궤도를 하루에 두 번 도는데 새벽 몇 시하고 오후 몇 시엔 북한 상공을 지나가고 운이 좋으면 눈으로 볼 수 있다고까지 선전했습니다. 당시 저는 북에 있었는데 그것까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무슨 인공위성이냐고 돈을 엉뚱한 곳에 탕진한다고 분노는 했지만 설마 없는 위성을 놓고 잘 돌아간다면서 주파수까지 공개할 것이라곤 생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때도 좀 이상한 것이 그 불러준 주파수에서 김일성장군 노래를 들었다는 사람은 저를 포함해 한 명도 없는 겁니다. 나중에 한국에 와서 알게 됐는데 세계는 그 위성이 발사 몇 분 몇 초 만에 어디서 폭발했다는 것까지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뻔뻔한 거짓말이 2009년 4월에 있은 광명성 2호 발사 때도 계속됐습니다. 그거 올라가다가 폭발했는데도 북한은 궤도에 진입했다고 억지를 썼습니다. 3호 때에는 실패를 인정했는데 그건 은하 로켓이 발사되자마자 폭발해 한국 서해에 떨어졌고 그걸 한국 해군이 건졌으니 빼도 박도 못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2012년 12월에야 비로서 기능도 못하는 인공위성이란 쇳덩이를 우주에 올려 보내는데 성공했는데, 그때 제가 놀랐던 것은 북한이 쭉 우겨왔던 대로라면 그게 세 번째 성공 아닙니까. 그런데 앞서 성공했다고 거짓말하던 것은 잊어먹었는지 그건 또 최초 성공이라고 떠들면서 100명 가까이 영웅칭호를 주고 행사를 떠들썩하게 했죠.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 있을지 저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거짓말을 밥 먹듯이, 거기다 아주 천연덕스럽게 잘 하는 북한이 최초 실험에서 극소형 원자탄급 소형 수소탄을 만들었다고 하니 저는 손에 장을 지져도 안 믿습니다. 어디 한두 번 속아봤습니까.

그리고 은하 3호 위성 건져 올렸을때 보니 그때까지 북한이 주장한 발사체 100% 국산화도 새빨간 거짓말임이 드러났습니다. 일부 잔해만 건졌는데도 여기서 6개국에서 제조한 14개 부품이 나왔습니다. 반도체 메모리는 한국산이고 전하결합소자, 카메라와 전선, 전자기 방해 필터는 중국산이며 소련과 영국, 스위스에서 만든 부품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에도 북한이 수소탄을 100% 국산 기술로 만들었다는 말을 전혀 믿지 않습니다. 광명성 위성이 세계가 지켜보는 와중에 공중에서 폭발한 것을 놓고도 성공했다고 두 번씩이나 그렇게 뻔뻔스럽게 오리발을 내민 것을 생각하면 지하에서 실시한 폭발을 수소폭탄이라고 우기는 정도는 일도 아니겠죠.

그런데 진짜 문제는 김정은의 이런 철없는 핵 장난과 거짓말 때문에 피해를 볼 사람은 북한 인민들이라는 것입니다. 수소탄 성공했다고 떠드니 국제사회에서 제재를 안 할 수도 없지 않습니까. 그 제재가 몇 년 계속될지 모르겠지만 인민들이 알아서 좀 잘 살만하니까 김정은이가 그 길을 또 막아버리네요. 아무튼 인민들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독재 왕조입니다. 언제면 그 마수에서 여러분들이 풀려나 잘 사는 날이 올 수 있을지 안타깝기만 합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