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예상했던 대로 북한의 자칭 수소탄 실험 이후 국제사회가 본격적인 제재에 나섰습니다. 제가 자칭이라고 하는 이유는 저는 수소탄 실험을 실패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무슨 수소탄이 3년 전 원자탄 실험보다 더 화력이 떨어집니까.
김정은은 수소탄 실험 이틀 뒤엔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실험 장면도 공개했습니다. 김정은이가 쌍안경을 쥐고 지켜보는 가운데 미사일이 바다에서 솟구쳐 올라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로 사라지는 장면이 방영됐습니다. 하지만 여기 영상 분석 전문가들이 아주 정밀히 분석해보니 그건 조작이었습니다. 오히려 로켓이 화염에 휩싸이다 폭발해 파편들도 보인답니다.
그런데 북한은 지난해 5월 수중 발사 실험할 때 영상에 재작년 6월 스커드 미사일 발사 영상을 짜깁기해서 마치 잠수함 발사 미사일 실험이 성공한 듯 선전합니다. 소련제 스커드 미사일은 1991년 걸프전 때 명중률이 너무 낮아 놀림감이 된 미사일인데, 그럼에도 일단 발사될 때는 화염을 내뿜으며 멋지게 올라가죠.
또 이번 실험은 잠수함에서 발사된 것도 아니고 물 안에 발사대만 숨겨놓고 쏜 것입니다.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려면 최소 3000톤급은 있어야 하지만, 북한에는 이런 잠수함도 없습니다. 12월에 했다는 잠수함 미사일 발사실험 영상을 한 달 만에 공개해서 이상하다 싶었는데 그동안 실패해서 숨기고 있었던 것을 수소탄 실험 발표 이틀 만에 부랴부랴 영상을 조작해 내보낸 것 같습니다. 왜 그래야 했을까요.
그것은 잠수함 탑재 핵미사일이 핵 무력의 3대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핵무기를 갖고 있는 나라는 원자탄만 갖고 있어서는 의미가 없습니다. 상대가 먼저 핵을 쏘면 내가 핵이 있어도 먼저 무력화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핵무기를 생산한 나라는 장거리 핵미사일, 핵폭격기, 핵잠수함이라는 3대 무기를 가지려 합니다. 이중에서 최고는 핵잠수함입니다. 핵미사일이나 폭격기는 지상에 있기 때문에 핵 공격을 받아 사라질 수 있지만, 잠수함은 바다에 숨어 있다가 보복공격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게 사실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핵무기로 상대를 공격하고 싶어도, 상대의 핵무기가 여전히 살아남아 내가 보복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 선뜻 핵무기를 쓸 수가 없습니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잠수함에 실으려고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미국이 먼저 공격해 북한의 군사력을 순식간에 쑥대밭을 만들 능력이 있어도 핵미사일을 실은 북한 잠수함이 살아남아 보복할 수 있다면 선뜻 전쟁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란 계산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북한은 아직 만들지도 못한 잠수함 발사 미사일과 실패한 핵실험을 매번 성공한 듯 떠들어서 "우리는 잠수함에서 핵무기를 발사할 능력이 있다"고 미국한테 인정받으려 하는 겁니다.
그런데 저는 북한의 그런 모습이 너무 어이없기만 합니다. 마치 발발이 한 마리가 호랑이와 싸우겠다고 발톱을 갈고 있는 격이라고 할까요.
오직 김정은만 여전히 반세기 전 냉전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피해망상에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럼 고생하는 것은 인민들뿐입니다. 1990년대 말부터 인공위성이 성공했다, 핵실험이 성공했다, 이번에 수소탄이 성공했다 해서 여러분들의 삶이 뭐가 달라졌습니다. 몇 년 뒤에 또 북한은 잠수함 발사 미사일이 성공했다고 하겠죠. 그러면 뭐가 달라집니까.
오히려 그럴수록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돼 인민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기만 합니다. 김정은에겐 핵무기가 있으면 없는 것보다야 마음이 든든하겠지만 그건 김정은의 이해관계이지 여러분들의 이해관계가 아닙니다.
김정은이가 핵무기를 가졌다고 해서 조국통일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북한이 남쪽에 핵무기를 한발만 발사하면 즉시 미국의 핵 보복 공격으로 북한 도시들은 폐허가 됩니다. 김정은도 당연히 죽습니다. 김정은이 그런 무모한 모험을 할 것 같습니까. 이렇게 보면 김정은이 핵을 가진다는 것은 여러분들의 고생이 더 길어진다는 의미에 불과합니다. 멋모르고 수소탄을 만들었다고 만세를 부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정말 노예근성에 찌들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일입니다. 언제까지 추운 겨울에 퇴비전투나 끌려 다니고 장마당에서 두 손을 호호 불면서 장사나 하고 살겠습니까. 사람으로 한번 태어나 세상 구경 한번도 못해보고 죽는 것이 억울하지 않으십니까.
대북제재로 이제 북에 돈줄이 더 말라가고 김정은은 그럴수록 여러분들의 주머니에서 딸라를 털어내기 위해 더 무자비해지겠죠. 반면 남쪽은 북한이 핵실험 하든 말든 전혀 영향 받지 않고 여전히 경제 강국으로 자기 갈 길을 갑니다. 이런 현실을 놓고 보면 정말 북한 인민만 불쌍합니다. 그럼에도 언젠간 여러분들이 오늘을 돌아보며 끔찍했던 김정은 체제를 추억하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