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계속해서 김일성의 진실을 말씀드리려다 북한에서 의미 있는 사건이 벌어져 그걸 먼저 말씀드릴까 합니다. 그 사건이란 다름 아닌 김원홍 보위상이 해임 강등된 일입니다. 대장에서 소장으로 3계급이나 떨어지고 해임됐다고 하는데, 조직지도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니 다시 살아나긴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직지도부야 김원홍을 죽여서 자기들의 약점을 영영 땅에 묻어버리고 싶을 겁니다.
김원홍이 저런 신세가 된 것을 보면서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김원홍은 지금까지 김정은의 충복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죽여서 손에 피를 묻힌 인물입니다. 장성택을 죽였고, 행정부를 숙청하면서 수천 명을 죽이거나 수용소에 보냈습니다. 그 외도 김원홍이 죽인 사람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한마디로 충직한 사냥개 역할을 한 것이죠. 그런데도 이번에 자기가 죽을 운명에 놓였으니 참 어리석은 운명이죠.
그걸 보면서 '토사구팽'이란 사자성구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토사구팽이란 말은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사냥감인 토끼가 죽으면 토끼를 잡은 사냥개도 삶아먹는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이 말이 언제 유래됐는지 여러분들은 잘 모르실 겁니다. 토사구팽이란 말은 기원전 5세기 춘추시대 중국 월나라의 명 재상인 범려라는 사람이 한 말입니다. 토사구팽과 같은 시기에 나온 또 유명한 성구가 와신상담입니다. 월나라의 구천이란 사람이 복수를 다짐하며 가시나무 위에서 자고 쓴 쓸개를 먹으며 복수를 다짐해 결국 적인 오나라를 무너뜨렸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그 구천이란 사람을 도와 오나라를 무너뜨린 참모가 바로 범려입니다. 범려는 싸움에서 이긴 뒤 갑자기 모든 직위를 버리고 떠납니다. 신하들이 "드디어 공을 세워 이제 만복을 누릴 일이 남았는데 왜 가냐"고 만류하자 범려가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는 죽을 운명"이라며 남긴 말이 바로 토사구팽입니다. 이렇게 2500년 전의 인물도 안 진실을 김원홍은 알았을까요? 장성택, 현영철 등 김정은의 1인 독재 수립에 방해가 되는 인물을 다 죽이고 나면 결국 사냥개인 자기가 죽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물론 김원홍이처럼 똑똑한 인물이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았을 리는 만무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나는 아니겠지 하고 믿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역대 보위부장들을 보십시오. 그런 혹시나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1973년 국가정치보위부가 탄생한 이후 1대 보위부장이던 김병하는 토사구팽의 상징같은 존재입니다. 그는 1970년대 중반 김정일의 후계구도에 방해가 되는 인물들을 정말 무자비하게 숙청해서 악명이 높았습니다. 이때 항일투사들을 포함해 정말 많은 아까운 인물들이 죽었죠.
1980년대 초반 김정일이 김일성의 권력을 대리할 정도까지 오른 뒤에는 이번엔 무소불위의 권력을 장악한 김병하가 무서웠던 겁니다. 그러니까 노동당 조사를 딱 붙였고, 결국 김병하는 1980년에 자살합니다. 그리고 혼자만 죽습니까. 그를 따르던 심복들도 거의 다 죽어 보위부가 쑥대밭이 됩니다. 김정일은 "김병하가 애매한 군중을 마구 처형하고 잡아가서 당과 대중을 이탈시킨 반당반혁명종파"라고 몰아갔지만, 그럼 그 애매한 군중이 석방된 것 봤습니까? 한 명도 나온 사람은 없었죠. 그야말로 애매한 군중은 구실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2대 보위부장인 이진수는 1987년 황해도 시찰 중 잠을 자다가 '밤나무가스' 중독으로 의문사했습니다. 북한에는 차사고, 가스 중독 이런 의문의 죽음이 참 많은데, 그게 사고로 위장한 암살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3대 보위부 수장이 된 김영룡은 김정일의 대학동창이었지만 그런 그도 1998년 반당반혁명종파분자로 낙인 되자 사무실에서 음독자살했습니다.
가장 최근 총살된 인물은 류경 보위부 부부장입니다. 김정일은 보위부 간부들을 제치고 류경만을 수시로 독대하며 신임했으나 이 바람에 류경은 김창섭 정치국장을 비롯한 보위부 간부들과 장성택, 조직지도부 등에서 다 같이 미움을 받았습니다. 류경은 2011년 초에 총살됐습니다. 이때 각 도 보위부 반탐처장들을 비롯한 류경의 부하들도 함께 총살됐고 가족들은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갔습니다.
류경은 파벌을 형성하고 망탕짓을 했다고 죽였지만 설마 그것 때문에 죽였겠습니까. 제가 볼 때는 김정일이가 류경을 어린 김정은에게 물려주고 싶어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류경이란 인물이 하도 야심이 있고 똑똑하니 철부지 김정은이가 이 인물을 제대로 다룰 것 같지 못하고, 또 잘못하다간 보위부가 반란이라도 일으킬까봐 두려웠던 것입니다.
김원홍은 아마 지금 조사를 받으며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싶은 심정일 겁니다. 그래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겠죠. 물론 김정은도 고민은 하겠죠. 이제 김원홍을 죽이면 다음 보위상을 누굴 임명할지부터 막막할 겁니다. 아마 다음 보위상은 "이젠 내가 죽을 차례가 온 것일까" 떨지 모릅니다. 올라가면 다 죽는데 누가 하겠다고 하겠습니까.
북한의 간부 여러분, 이번 일을 보면서 여러분들은 김원홍이처럼 혹시나 하는 마음은 절대 갖지 마십시오. 북한 독재정권의 속성은 아무리 몇 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습니다. 권력을 쥐고 세력이 커진 사람은 그 누구라도 살려두지 않습니다. 북한은 오직 김정은 유일 권력 체제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보위부나 안전성, 무력성과 같이 총대를 가진 곳에 있을수록 죽을 확률이 더 큽니다.
여러분, 2500년 전의 사람도 자기가 사냥개의 운명에 불과했다는 점을 간파하고 있었는데, 여러분들은 그보다 더 어리석으면 안 되죠. 김원홍을 보면서 한번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