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북한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번 시간에 포 사격에 온 정신이 팔려 있는 김정은에 대한 비판을 했는데, 오늘부터 여러분들에게 요즘 현대 전쟁은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 그걸 몇 차례에 거쳐 좀 말씀드릴까 합니다. 왜냐하면 북한 주민들 중에는 외국이 어떻게 돌아가고, 현대 사회가 얼마나 발전돼 있는지 모르니까 전쟁이 나면 우리 군대가 강하다 이렇게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군인들이 심각한데, 17살에 군대 가서 맨날 우리가 세다고 교육받으니 우물 안 개구리처럼 그렇게 믿을 수밖에 없지요. 미국이 전쟁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고, 그냥 인민군 방사포 사격이나 비행기 훈련이나 보니까 전쟁은 그렇게 하는 것이라 믿는 겁니다.
요즘 미군은 전쟁할 때 철갑모 위에 소형 촬영기를 다 달고 싸웁니다. 그걸 통해 찍히는 영상이 곧바로 사령부에 보고 됩니다. 위에서 전투 현장 상황을 다 지켜보고 지원이 필요하다 이러면 곧바로 폭격기를 보내던지, 지원 포사격을 해주던지 결정합니다. 미군 개개인이 촬영기를 갖고 있으니 비행기나 땅크에도 당연히 붙어있겠죠. 이렇게 찍힌 영상들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면서 전 세계 사람들은 요즘이 전쟁이 어떻게 벌어지는지 다 보게 되는 겁니다.
유일하게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바로 북한 사람들입니다. 저는 그걸 보면서 이걸 북한 군인들이 좀 봐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저에게 그럴 기회가 있다면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 영상이 밤에 전투 직승기나 무인기가 적을 어떻게 죽이는지 보여주는 그 장면입니다. 요즘 미군이 전쟁을 벌이는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그런 영상이 많이 나옵니다. 직접 보게 되면 참혹합니다만, 실상을 전달하기 위해 그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잊지 못하는 영상은 미군 직승기가 밤에 탈레반 분대 규모의 병력을 죽이는 장면이었습니다. 칠흑같은 밤이면 옆에 있는 사람도 잘 안보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눈으로는 안보여도 적외선 카메라는 다 보입니다. 사람이 체온이 있기 때문에 열을 내뿜는데 적외선 카메라로 보면 새까만 판에 하얀 사람 형체가 움직이는 것이 보입니다.
하얀 형체의 탈레반 무장대원들은 새까만 하늘에 자기들을 내려다보는 카메라가 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른 채 어디론가 열심히 갑니다. 직승기 조종사가 거기에 조준경을 맞춘 뒤 단추 하나 누르니까 수백 발의 기관포가 날아갑니다. 요즘 기관포는 한 발 한 발이 수류탄 못지않은 위력을 갖고 있습니다. 분대가 걸어가던 곳에 수류탄 수백 발이 떨어졌다고 생각해보십시오. 단추를 누른 지 1~2초가 지나가자 사람들이 걸어가던 주변이 하얀 색깔의 폭발이 무수히 일어납니다. 첫 타격에 태반이 죽었지만 한 명은 걸을 수 있었는지 어디론가 비틀거리며 가고, 한 둘은 부상을 입었는지 꿈틀거립니다.
직승기 화면을 통해 보면 죽어서 꼼짝 못하는 사람, 부상을 입고 기여가 막 숨으려는 사람이 다 보입니다.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새까만 밤에 한치 앞도, 옆 사람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디서 날아오는지도 모르는 총탄 앞에서 전전긍긍하는 것입니다. 이런 일을 상상 해보면 정말 몸서리쳐지죠. 바위 뒤에 숨어도 요즘 기관포는 탱크 철갑도 종이장처럼 뚫을 수 있는 화력이니 어지간히 큰 바위가 아니면 그냥 죽습니다. 불과 몇 초 만에 한 개 분대가 다 죽어 까만 판에 흰 시신 형체들이 널려 있는 광경만 보입니다.
그런 영상을 보면 요즘 전쟁이 얼마나 끔찍한지 새삼 느껴지고, 발전된 기술 앞에선 군복을 입고 전장에 일단 나가면 용맹이고, 지혜고 다 쓸모없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운이 나빠 저런 전투기의 눈에 띄기만 한다면 그냥 숨을 곳도 없는 먹잇감이 돼 영문도 모르고 죽는 겁니다. 그걸 보면서 이래서 어느 나라든 미국하고 전쟁을 할까봐 부들부들 떠는 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그런 직승기를 한국도 많이 사왔습니다.
밤에 그런 수준이니 낮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낮엔 아무리 멀리 있어도 옆에서 카메라를 찍는 것처럼 바짝 당겨 보면서 기관포를 쏩니다. 그러니까 전쟁이 나면 살기 위해선 그냥 동굴에 박혀 있는 것이 최선이지, 어딜 공격 하겠다 움직이면 개미가 도살당하듯이 그냥 죽는 신세가 됩니다. 이런 영상을 인민군 군인들이 좀 봐야 어떻게 하면 살 수 있을지 알겠는데, 여러분들은 모르니까 조국해방전쟁 때처럼 생각해 영웅적으로 막 뛰어다니다 영문을 깨닫기도 전에 다 죽을 것 아닙니까.
방송 듣는 분들 중에 혹시 자식이 군대에 간 분이 있다면 이야기라도 해주십시오. 전쟁이 나면 무조건 탈영해 동굴에 숨어 있는 게 최선이라고. 싸우려 하면 개죽음만 차례지는 겁니다. 물론 말로는 감이 잘 오지 않을 겁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그냥 영상 하나만 봐도 미군과 싸울 의지가 싹 사라지는데 말입니다.
요즘은 미군이 직승기도 잘 안 씁니다. 무인기 시대에 접어들어 무려 8000대나 있습니다. 이 무인기가 하루 종일 적 상공에 떠서 내려다보다가 적만 보이면 쏩니다. 무인기 조종사들은 미국에 앉아 화면 보고 있다가 단추를 누르는데, 8시간 정도 근무하고 퇴근하고, 다른 팀으로 교대하죠. 옛날 전쟁은 적을 마주보고 총을 쏘고 시체라도 보기 때문에 죄책감이라도 있지, 이렇게 미국에 앉아 지구 반대켠을 보고 단추만 누르면 죄책감도 없어집니다. 마치 전쟁이 비디오 게임 하듯이 벌어지는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발전했는데 미군이 이라크나 아프간에선 왜 그리 오래 끄냐 이런 의문이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진짜 전면전은 며칠 걸리지 않았고, 수도 함락도 한 달 안에 가능했습니다. 장기전은 독재자를 제거한 뒤에 비로써 벌어진 일이죠. 다음 시간엔 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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