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시대와 한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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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번에 말씀드렸던 인공지능과 인간의 바둑 대결은 4대 1로 인공지능이 이겼습니다. 인공지능은 도무지 빈틈이 없어 보였는데 결국 인간이 다섯 경기 중에 한번은 이겼습니다. 사람이라면 도무지 두기 힘든 수, 즉 바둑의 역사에서 보기 힘든 혼란스러운 바둑을 두었더니 기계가 오류를 일으켰습니다. 인공지능에 기억된 수에는 없는 겁니다.

어쨌든 이번엔 인간이 1번이나마 겨우 이겼지만, 앞으로 인공지능이 바둑 최강자가 되는 일은 1~2년 뒤에 옵니다. 그래서 요즘 인류가 언제면 인공지능에게 따라잡힐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쪽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더구나 인공지능은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이 능력에 가속도가 붙으면 인간이 당해내기 힘듭니다.

인공지능은 이미 많은 분야에서 인간을 넘어섰습니다. 미국의 유명 병원에서 열이 나는 환자를 닷새 동안 별 진단을 다 내려 보며 원인을 파악하려 했는데, 인공지능은 2시간 만에 진단했습니다. 암 진단도 인공지능이 수십 년의 경력을 가진 의사들보다 더 잘 진단해냅니다. 앞으로는 인공지능을 가진 기계가 수술하지 못하는 분야만 제외하고는 의사 대부분이 없어지겠죠.

약사 직업은 의사보다도 먼저 없어질 겁니다. 미국에서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35만 건이나 약 처방에 따라 봉투에 약을 분류해 넣었는데, 한건의 실수도 없었다고 합니다. 앞으로 차도 인공지능이 알아서 몰 것이고, 요리사도 인공지능이 알아서 음식을 내놓으니 쓸모가 없어지겠죠.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전망을 했는데 10년이나 20년 뒤엔 미국에 있는 직업의 절반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그럼 인간들은 뭐하고 살아야 합니까. 인류의 미래를 예상한 책을 써서 아주 유명한 세계적인 학자가 된 한 이스라엘 석학은 오늘날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교육과 직업훈련이란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말합니다. 이게 사실 진짜 무서운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학교에서 수학, 국어 외국어 이러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곧 자동통역기가 곧 전 세계 말을 다 통역해주는데, 인간이 굳이 외국어를 배워서 뭐하겠습니까. 수학도 어려운 것은 인공지능이 다 알아서 푸는데 인공지능을 능가하는 과학자가 되지 않을 바에야 대다수 사람들은 수학을 배울 필요가 있겠습니까.

요즘 북에서도 전자계산기 많이 쓰지 않습니까. 그거 나와서 인류의 암산 능력이 확 떨어졌습니다. 미국에선 구구단도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도 학교 다닐 때는 속셈이 빨랐는데, 이제는 웬만한 것은 다 계산기로 치다보니 그만 암산하는 능력을 잃어버렸습니다. 둘 더하기 셋 정도는 하지만 조금만 복잡해도 계산기를 꺼냅니다.

심지어 이 이스라엘 석학은 현생 인류가 100년 안에 소멸된다고까지 말합니다. 인공지능에 밀려 무용지물로 전락한 인간들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계와 결합을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인간이 지칠 줄 모르는 다리, 아무리 무거운 것도 들 수 있는 기계 팔을 장착하는 식이죠. 병든 장기를 계속 재생해 갈아 끼우고, 나아가 뇌까지 싹 읽어내는 기계가 나오면 사람의 육신은 죽되 정신은 계속 남아있는 상태가 된다는 것입니다. 북한에도 터미네이터라는 죽지 않는 기계 인간을 다룬 미국 영화가 많이 돌아다녔는데, 그런 식으로 될 수도 있습니다.

나중에 인간보다 지능이 더 뛰어난 기계가 인간은 탐욕스럽고, 싸움만 잘하는 쓸모없는 존재들이라고 판단하면 어떻게 됩니까. 기계들이 인류를 멸살할 수도 있는 겁니다. 정말 무서운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제가 살아있을 때는 이런 일이 없을 거라 믿지만, 그렇게 보면 또 억울한 면도 있죠. 제가 죽는 마지막 인류가 될지도 모르니까 말입니다.

한편으로 과학기술은 인류가 미처 대응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변화되는데, 오늘을 다시 돌아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100년 뒤 인류가 살지 말지 그게 문제인데, 현실 속에서 남과 북은 아직도 별 것도 아닌 일로 죽이니 사니 싸우고 있으니 말입니다. 더구나 김정은이 오래 독재 체제를 유지하면 북한 사람들은 김정은이 지배하던 봉건 사회에서 곧바로 기계에게 지배되는 4차원 사회에서 살게 되는 셈입니다. 정말 억울한 일이죠.

그런데 인간은 앞으로 내다보는 데는 역시 한계가 있는 존재들입니다. 저번에 제가 북한이 제도와 지도자를 잘 만나면 몇 십 년 내로 한국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절대 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미래학 책을 꽤 많이 읽었는데, 읽을수록 지금까지 발전단계는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령 한국이 비디오테이프를 볼 때 중국은 그게 없었습니다. 한국이 씨디를 볼 때 중국도 곧바로 씨디 시대로 들어갔습니다. 지금 아프리카는 비디오테이프도 씨디도 모르고 곧바로 USB 시대에 삽니다.

한국의 교육이 우월하다는 것도 그렇습니다. 곧 의사, 변호사가 사라진다고 하는데 여기 애들은 아직도 그 직업 갖겠다고 밤새 공부합니다. 영어가 필요 없는 시대가 오는데, 아직도 학업의 대다수 시간을 영어 단어 외우는데 씁니다. 미래를 생각하면 쓸모없는 지식을 쌓으면서도 여전히 북한 애들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기존의 제도와 사고는 오히려 없기보다 못하게 됩니다.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피차 실업자가 되면 그땐 군대에서 주먹질 10년을 배운 북한 사람도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100년 뒤엔 민족이란 개념조차 남을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는 북한의 변화도 과학기술의 발달 때문에 이뤄질 확률이 제일 크다고 봅니다. 김정은도 미래학을 좀 연구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핵이나 만들어 협박하는 일이 얼마나 하찮은 일임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