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며칠 전 인민군 창건일을 맞아 미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동해에 들어왔습니다. 한 척만 들어와도 엄청난데, 일본 요코스카에 또 로널드 레이건호가 또 대기하고 있습니다. 항공모함이 일본에 있다는 것은 거리상으로 봐서 이미 북한을 작전지역으로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항공모함은 비행기를 날려 보내는 배인데 요코스카에서 전투기가 발진하면 30분이면 평양 상공에 가 있습니다. 평양까지 갈 필요도 없습니다. 동해쯤에서 미사일 발사하면 북한 어디나 다 타격권에 듭니다.
이게 다가 아니고 태평양 해상에는 다른 핵항공모함도 있어 언제든지 한반도로 올 수 있습니다. 핵 항공모함은 시속 56㎞로 무제한 항행할 수 있어 하루에 1200키로는 거뜬히 이동합니다. 북한에서 일반 자동차 도로에서 승용차로 정신없이 밟아도 평균 56㎞ 내기 힘든데 그 큰 항공모함이 바다에서 하루 만에 평양과 라진 거리의 두 배 거리를 옮겨오는 것입니다.
한반도 주변에 이번처럼 항공모함 2척이나 와 있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입니다. 여러분 대다수가 본적도 없는 10만 톤 이상의 거대한 덩치를 가진 최신 핵항공모함이 최신 정예군함 수십 척씩 달고 온 겁니다. 이건 제일 큰 군함이 1500톤급 2척 뿐인 북한 입장에선 무서운 일입니다.
사실 북한에서 어른이라면 항공모함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겠죠. 영화나 기록영화에서 다 나옵니다. 그러나 항공모함이 얼마나 무서운 무기인줄 아는 사람은 거의 없고 그냥 비행기 날려 보내는 덩치 큰 배 정도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북에 있을 때에도 북한이 항공모함을 얼마든지 잡을 수 있다는 얘기가 많이 떠돌았습니다. 다 황당한 이야기들인데, 그때는 그럴 수도 있다고 믿었습니다.
가령 이런 이야기도 들었는데, 예전 미 항공모함이 동해에 와서 북한을 공격하려 할 때 인민군 사령부가 "너네 우리를 공격하는 순간 항공모함이 바다에 가라앉는다. 배 밑창을 보라" 했답니다. 그래서 보니 핵배낭을 멘 자폭공격조가 항공모함 바닥에 붙어있었다나 어쨌다나, 암튼 그런 소리를 우리는 솔깃하게 들으면서 자랐습니다.
승무원 한두 명이 들어가는 작은 자폭 잠수함을 미리 동해에 가라앉혀 있다가 항모가 들어오면 돌격해 공격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사실 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죠. 사람이 항공모함 바닥에 어떻게 가 붙습니까. 거기까지 가려면 잠수함이 근처까지 이동해야 하는데, 북한군 잠수함은 떠다니는 관이라고 불릴 정도로 소음이 커서 근처에 절대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자폭 잠수함도 마찬가지인데, 그거 항공모함이 올 수 있는 데까지 절대 혼자 못나옵니다. 그럼에도 황당한 이야기들이 도는 것은 아마 북한 선전부에서 신심을 가지라고 소문을 퍼뜨리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 그런 거짓말을 그럴 듯하게 퍼뜨리고 다니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답니다.
미국 항공모함의 위력에 대해선 몇 시간 이야기할 수 있지만 오늘은 개략적으로 조금만 설명 드리겠습니다. 요즘 미국 항공모함 한 개 전단의 위력은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미 해군이 모두 덤벼들어도 이길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수천 톤씩 되는 재래식 군함 수천척이 달려들어도 이긴다는 거죠. 아마 북한군 해군은 항구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전멸되고 공군도 몇 시간 내에 전멸할 것입니다.
미국 항공모함에 싣는 비행기는 약 80대 정도입니다. 고작 80대로 뭘하냐, 북한엔 비행기가 800대 이상 있다 이렇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80대만 나가도 북한군 비행기 800대는 단 몇 시간 만에 어디서 쏜 지도 모르는 미사일에 모두 격추됩니다. 미 항모에 실린 비행기 값을 다 합치면 100억 달러가 넘는 최신형 비행기입니다. 북한에 있는 신형 전투기라고 해봐야 1980년대 만든 미그29 20대 남짓인데, 요즘처럼 음속의 10배가 넘는 미사일 탄두로 요격하는 시대에 이런 비행기는 뜨자마자 미사일의 밥이 됩니다.
미 항공모함은 한 척 건조 비용이 50억 달러가 넘습니다. 여기에 척당 10억 달러가 넘는 최신 군함이 10척 정도 따라붙습니다. 이외 보급함, 원자력 잠수함 이런 것을 다 합치고, 항모에 실린 비행기 가격을 다 합치고, 또 한발 당 수백 달러 이상씩 하는 수천 기의 초정밀 미사일까지 다 포함하면 항공모함 전단 1개를 만드는데 드는 비용이 200억~300억 달러 훌쩍 넘습니다. 거기에 1개 항모전단을 1년 유지하는 비용만 해도 30억 달러 듭니다. 그러니까 항공모함은 웬만한 국력을 갖고는 돈이 없어 공짜로 줘도 못 쓴다 이 말입니다. 한국과 같은 세계 10 몇위권 국력으로도 운용 못합니다.
북한의 1년 무역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2~3억 달러도 안 되는데, 북한 수준에서 항모전단 하나 가지려면 100년 동안 무역한 돈을 꼬박 모아도 모자랍니다. 그런데 미국은 이런 항모전단을 무려 11개나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항모가 들어와 전투를 시작하면 북한 반항공망은 하루도 안돼 완전히 격멸됩니다. 실제로 예전에 걸프전 때 이라크 방공망이 세계 5대에 든다고 했는데 하루 만에 다 파괴됐습니다. 미국은 이미 위성이나 정찰기로 북한 방공망 지도를 아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고, 전쟁 즉시 각 레이더에 엄청난 위력을 지닌 폭탄 몇 개씩 떨굽니다.
이렇게 무서운 항공모함의 위력을 전 세계에서 북한 인민들만 모르고 있습니다. 사실을 알면 애초 싸울 생각을 포기하니 절대 비밀에 숨기는 것이죠.
아무 것도 모르는 북한 군인들은 2차 세계대전 때나 썼을법한 고철 비행기와 군함을 몰고 다니며 무적강군의 인민군 어쩌고저쩌고 합니다. 참 옆에서 그런 돈키호테 같은 짓거리들 보고 있자니 정말 안쓰럽고 불쌍합니다. 여러분들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빨리 좀 알게 됐음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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