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의 서울살이] 개성공단보다 많이 벌어들이는 프로선수

0:00 / 0:00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번 시간에 야구 이야기를 말씀드렸는데, 야구가 북한에선 있는지 없는지 모를 체육 종목이지만 사실 미국과 일본, 한국에선 매우 인기가 있는 경기입니다. 대신 유럽 국가들에선 또 야구 대신 축구가 엄청 인기가 좋습니다.

하지만 야구 좋아하는 나라를 보십시오. 한국도 잘사는 나라이긴 하지만 미국 일본 모두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국가입니다. 잘 사는 나라에서 체육을 하면 잘하는 선수는 돈벼락을 맞습니다. 미국을 보면 가장 인기 있는 3대 체육종목은 야구, 미식축구, 농구입니다. 미국에서 프로 야구팀은 30개이고, 각 팀에 주축선수가 20명 정도라고 하면 600명의 프로 선수들이 있습니다. 프로라는 말은 밥 먹고 전문 그것만 한다는 말인데, 어려서부터 체육만 해서 그것으로 돈을 받고 사는 선수들이 세계적으론 매우 많죠.

아무튼 미국에서 일급 팀 선수 600명 안에 들어간다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수십만 명이 열심히 경쟁해서 바늘구멍 같은 선발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요즘은 전 세계가 서로 연결돼 있어 어느 나라에서 잘하는 선수가 있다 이러면 외국에 가서 선수를 사옵니다. 미국에 있는 야구팀에 선발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선수로 성공했다는 의미입니다.

미국의 이름 있는 야구단은 소속 선수 수십 명에게 연간 주는 돈만 2억 딸라가 넘습니다. 이런 팀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는 해마다 3,000만 딸라 넘게 받습니다. 거기에 광고 모델로 출연까지 하면 5~6,000만 딸라는 쉽게 법니다. 미국에서 야구 제일 잘하는 선수 한 명이 벌어들이는 돈이 북에서 노동자 5만 명을 투입해 개성공단 1년 돌려서 벌어들이는 5,000만 딸라의 수익보다 더 많다는 말입니다.

10년 전에는 한국에서 잘하는 야구선수가 미국에서 뛰면서 5년 동안 6,500만 딸라를 받기도 했습니다. 미국 야구팀에는 매년 수백만 딸라씩 받는 선수들이 널렸습니다. 시장 경제라는 것이 잘하면 내 가치만큼 돈을 받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능력은 있는데 어느 팀에서 돈을 적게 준다 이러면 돈 많이 주는 팀에 가버리면 끝입니다.

일본은 미국보단 돈을 적게 주지만 한국보단 많이 줍니다. 한국에서 능력은 있으나 미국에서 안 뽑아준다 이러면 일본에 가서 뛰기도 합니다. 최근 한국에서 아주 잘해서 일본에 건너간 한 야구선수는 매년 500만 딸라 정도 받습니다.

그런데 누구나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1년에 몇 백만 딸라씩 받는 선수가 되는 꿈을 꾸면서 수많은 유망주들이 열심히 노력합니다. 한국팀에선 연간 몇 만 딸라밖에 받지 못하는 프로선수들도 많습니다. 정식 프로선수지만 일반 회사원보다 못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계속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면 그냥 그렇게 하다 은퇴하는 것이고, 내가 잘하면 받는 돈이 점점 급속히 올라가는 것이죠. 그러니 열심히 노력하지 않겠습니까. 자기 노력과 열성에 따라 실력이 향상되면 그대로 노력만큼 돈을 받고 사는 곳이 이곳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안 그렇죠. 피타게 노력해서 뭘 잘해도 합당한 대우받기 너무 어렵죠. 기껏 국제대회 나가서 일등하면 돈 안 되는 영웅칭호를 주고 잘하면 평양에 몇 만 딸라 짜리 아파트도 줍니다. 하지만 폐쇄된 북한에서 실력이 곧 돈인 세상에서 피타게 훈련해서 기량을 연마한 선진국 선수들을 제치고 일등하기 어디 쉬운 일입니까. 최근 10년 동안 아시아 대회 말고 국제대회 나가 1등 한 경우는 거의 없지 않습니까. 20세 미만 여자 축구 정도가 세계 대회에서 1등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여자축구는 세계 각국에서 별로 인기가 없어 돈을 많이 벌수 없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적습니다. 그러나 북에서 그런 종목은 1등을 할 수 있는 겁니다.

세계에서 인기 있는 체육은 북에서 절대 1등 못합니다. 미국에서 야구 선수들만 돈 많이 받는 것이 아니고, 농구나 미식축구 분야에서 살펴봐도 매년 수천, 수만 딸라씩 받는 선수들이 부지기수입니다. 대신 미국에선 이상하게 축구가 크게 인기가 없어 선수들이 몰리지 않다보니 월드컵 같은 것을 하면 성적이 좋지 못하죠. 대신 유럽에선 매년 수백 수천만 딸라씩 받는 축구선수들이 부지기수입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가 축구 잘하는 이유도 유럽에 뽑혀가 팔자를 고치기 위해서 어려서부터 피타게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 저는 북에서도 외국 진출을 마음껏 허용했다면 훌륭한 선수들이 나타나지 않을 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모름지기 저도 야구선수가 되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도 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뭘 던져서 맞추는 것을 천성적으로 매우 좋아했는데 한때는 배돌석이 된다고 학교 다니면서 맨날 돌을 던지는 훈련도 하기도 했는데 그래서 지금도 뭘 던져 맞추는 것은 아주 잘합니다. 여기 와서 보면 왜 그리 쓸데없는 짓을 했는지. 이왕이면 돈 되는 취미를 선택할 수도 있었는데 북에 살다보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랐던 거죠.

지금 북에 우수한 선수가 없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평균 키가 작기 때문입니다. 축구든, 야구든 아무튼 거의 모든 인기 체육종목을 보면 키가 안받침 돼야 합니다. 하지만 북에선 영양이 부족하다보니 평균키가 매우 줄어들었습니다. 한국과 비교하면 평균 15센치 정도 작다고 합니다.

이런 논리를 따라가면 결국 체육도 어려서부터 먹지 못해 발전 못한 거죠. 먹지 못하면 굶어죽는 것만 문제가 아니고 모든 분야에서 타격이 큰 겁니다. 지금 같으면 북이 언제면 어릴 때부터 배불리 먹어서 키가 쭉쭉 자라는 나라가 될지 도저히 앞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북한의 변화를 간절히 손꼽아 바라며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