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국제 소식 하나 말씀드릴까 합니다. 중동에서 한때 세력을 확대하며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이슬람국가라는 골치 아픈 암 덩이가 미국과 러시아 등 국제사회의 개입으로 거의 사라지게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슬람국가에 대해선 북한에서도 신문과 방송을 통해 다루어서 이름이 낯익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슬람국가가 어떻게 생겨났고, 어떻게 망하게 됐는지 그런 걸 자세히 말해주지 않기 때문에 먼저 설명 좀 드릴까 합니다.
이슬람국가는 지금으로부터 3년 전인 2014년 6월에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에서 선포됐습니다. 원래 이슬람국가는 1999년 요르단의 테러리스트가 만든 테러조직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내전을 겪는 시리아와 미군이 철수한 이라크의 공백 상태를 활용해 테러조직을 넘어서 국가, 나아가 제국의 야망을 현실화하려고 한 것입니다. 한때 이슬람국가는 시리아와 이라크의 절반을 통치하며 기세를 떨쳤습니다.
이들은 이슬람 황금기인 7세기 정통 칼리프 시대의 부활을 공언했습니다. 인터넷에 이슬람군이 이교도와 마지막 전쟁을 벌이는 날이 왔다고 선동하면서 전 세계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을 모았습니다. 결과 전 세계 100개국에서 2만 명이 넘는 이슬람 추종자들이 몰려가 군대에 입대했습니다. 이때부터 이들은 이라크 및 시리아 정부군과 전투를 벌이면서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드는 만행들을 저질렀습니다. 저것들이 과연 인간이 맞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서슴없이 저질렀습니다.
항복하지 않고 저항한 마을에선 모든 사람을 다 무자비하게 죽였습니다. 서양인들을 인질로 잡아서는 수시로 목을 참수하는 장면을 인터넷에 올려 전 세계가 보게 했습니다. 참수만 한 것이 아니라 석유를 뿌려 불태워 죽이는 장면, 물에 빠뜨려 익사 시키는 장면, 고사기관총으로 사람을 흔적도 없이 쏴 죽이는 장면 등 온갖 끔찍한 영상을 계속 제작해 올렸습니다.
그런가하면 노예제 부활을 선언해 점령지에서 잡은 여성과 어린이를 전리품으로 대원들에게 나누어주었고, 돈으로 팔고 사고했습니다. 여성들은 성노예가 됐고, 어린 아이들은 자폭 테러를 하도록 세뇌시켰습니다. 심지어 사람들의 장기를 적출해 팔아 돈을 벌기도 했습니다. 점령한 곳에 있는 고대 유적과 고문서 등을 모두 파괴하는 인류 문명에 대한 만행도 아무렇지도 않게 감행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슬람 국가를 없애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이들은 미군이 이라크군에게 제공했던 무기, 차량, 군복을 빼앗아 막강한 군사력을 갖추었습니다.
그런데 이들과 싸워야 할 이라크군이나 시리아군은 허약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이슬람국가 대원들은 죽으면 천국에 간다는 이슬람교리를 굳게 믿고 정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우는데 훈련이 안된 이라크 군인들은 이들과 대적하면 와르르 무너져 도망가기에 바빴습니다. 시리아는 내전으로 수도를 보위하기조차 버거워 지방을 차지하는 이슬람국가와 싸울 여력이 못됐습니다. 이런 것을 이용해 이슬람국가는 급격히 세력을 키운 것이죠.
하지만 이들이 저지르는 만행이 전 세계를 경악시킴에 따라 국제사회는 가만있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이슬람국가는 기독교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유럽에 가서 영국과 프랑스 등에서 수없이 많은 자살폭탄 테러를 저질렀습니다. 강대국들과 전면전을 선포한 것입니다. 그러니 강대국이 가만있을 수 없겠죠. 미국은 이라크군을 훈련시켜 전투력을 크게 높였습니다. 러시아도 이슬람국가에 자기가 친한 시리아를 모두 내줄 수 없었습니다. 직접 테러를 당한 영국이나 프랑스 등도 이 테러를 뿌리 뽑으려면 결국 중동에 암덩어리처럼 자리 잡은 이슬람국가를 박멸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강대국들은 직접 전투 병력을 파견하지는 않고 현지에 있는 이라크군, 시리아군, 쿠르드군에게 막대한 군사 지원을 해 싸우게 했습니다. 또 외국에서 병력을 보충하지 못하도록 지원자가 흘러들어가는 통로를 차단했습니다. 결국 이슬람국가는 더 이상 영토를 확장해나갈 수가 없었고 오히려 수세에 몰려서 차지한 땅을 내주고 물러났습니다. 하늘에선 미국과 러시아 전투기가 계속 폭격을 해대고, 무인공격기가 하늘에 24시간 떠있으면서 주요 지휘관들이 나타나면 미사일을 쏴 제거했습니다.
이렇게 3년 넘게 싸운 끝에 이번 달 초에 이라크 내 이슬람국가의 최대 거점인 모술이란 도시를 함락시켰습니다. 9개월 동안 이어진 전투에서 수천 명의 이슬람국가 병사가 죽고 이제는 이라크에서 더 버틸만한 곳도 없이 괴멸됐습니다. 남은 것은 이들이 수도로 선포했던 시리아 라까라는 도시인데, 이곳도 이미 시리아 정부군과 쿠르드군이 도시 중심에 진입해 전투를 치르고 있습니다. 이곳마저 함락되면 이슬람국가는 사실상 점령한 지역을 다 빼앗길 판입니다. 이슬람국가는 가용 가능한 병력을 총동원해 라까를 사수하려 하지만 이미 대세는 기울어졌고, 여기도 며칠 있다가 뺏길 것입니다. 이라크 거점을 다 잃고 시리아 수도까지 잃으면 곧 이슬람국가는 생겨난 지 3년 만에 사라지게 될 겁니다. 이슬람국가라는 세계 최대의 골칫거리가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요. 미국은 중동에 쏟던 관심을 돌려 다음 골칫거리를 정리하려 하겠죠.
그게 어딜까요. 바로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 핵탄도미사일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는 북한이 될 것입니다. 미국의 최우선 과제가 북한이 되면 김정은은 그토록 원했던 트럼프와의 협상도 하겠죠. 그러나 미국이 언제까지 인내심을 발휘할지 알 수 없습니다. 이슬람국가를 보면 제 아무리 자신감에 차 있고, 무적이라고 호언장담해도 결국 미국과 맞서 이길 나라는 없다는 것을 새삼 상기하게 됩니다. 앞으로 김정은이 미국의 다음 제거 목표가 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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