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전쟁 시대와 북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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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최근 북한이 군인들을 대규모로 제대시켜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것 같습니다. 김정은이가 "앞으로 군사복무를 위한 신체검사 규정을 엄격히 해 인민군의 머리수만 채우려 하지 말고 체질이 강한 군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시를 했다면서요.

지금 북한군 병력이 정원은 120만 명이라고 하지만, 실제는 70% 정도만 차 있어서 8~90만 명 정도만 되죠. 이것도 고난의 행군 시기에 영양실조로 키가 엄청 작은 아이들과 또 여자들 다 빡빡 끌어 모아 군대에 보냈기 때문이고, 덧붙여서 2012년부터 제대도 시키지 않고 30살 넘게까지 붙잡아 두어 겨우 유지하는 병력이죠. 앞으로 신체검사까지 엄격하게 하면 60만 명이나 유지할지 모르겠네요.

그렇지만 이번 조치는 정말 박수치며 환영할 일입니다. 120만 명을 어떻게 먹여 살리겠습니까. 제대로 먹여 주지 못하면 집에라도 보내 장사라도 하게 만들어야죠. 지금 한국군도 60만 명 선인 병력을 30~40만 명으로 줄이려고 하지만 북한군 병력이 많아서 줄이지 못하고 있는데, 북한군이 절반 줄이면 여기도 당연히 줄여야겠죠.

김정은의 지시가 남쪽에서도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셈인데, 군 축소가 사실이라면 김정은이 모처럼 남과 북에 긍정적 효과를 미치는 셈입니다. 병력이 줄어들어 자리가 없어질 군부 장군들을 빼고는 다 환영할 일입니다.

그런데 60만 명도 사실 많습니다. 북한군이 120만 명이 아니라 200만 명이라고 해도 전혀 문제가 안 됩니다. 그만큼 요새는 전쟁 장비가 승패를 결정하지 머리수로 전쟁하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전쟁 양상은 기계들끼리 싸우고 사람은 뒤에서 조종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특히 미래 전쟁에선 공중을 장악하려는 싸움이 제일 치열할 것 같습니다.

요즘 미국은 무인기로 중동 테러범들을 제거합니다. 미국의 최신 비행기가 F-22 스텔스기인데, 이 비행기가 조종사가 타는 마지막 비행기라고들 합니다. 앞으로는 무인기만 생산된다는 뜻인데, 이미 무인기들이 전장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됩니다. 무인기가 좋은 점은 가격이 싸고, 사람이 타지 않아 떨어져도 큰 손해가 없습니다.

그리고 하늘에서 무진장 오래 떠 있습니다. 사람이 조종하면 몇 시간만 조종해도 피곤해서 다시 착륙하고 휴식하고 재출격해야 하지만 무인기는 공중급유만 이뤄지면 며칠이건 적의 상공에 떠 있습니다. 산소가 희박해 숨을 잘 쉬지 못할 일도 없으니 고도도 무진장 올라갑니다. 그러다 목표가 있으면 고도를 낮추어 장착하고 있던 폭탄을 투하합니다. 요즘 폭격은 과거처럼 무진장 많이 싣고 가서 주르르 흘리는 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딱 한발을 쏴서 제거할 목표물을 정확히 없애버립니다.

중동에 떠 있는 무인기는 위성을 통해 미국에서 앉아서 조종하는데, 조종사들이 8시간씩 교대로 근무하고 퇴근합니다. 다시 말하면 미국에 앉은 사람이 단추 하나 눌러 지구 반대편에 있는 적을 죽이고는 집에 돌아가 영화도 보고 아이들과 노는 그런 세상인 겁니다.

육지에서도 마찬가지로 이제는 로봇이 전쟁합니다. 앞에 강력한 기관총과 발사관을 단 굴착기 비슷한 무한궤도 달린 로봇이 아무리 경사 급한 고지라도 올라가 적을 보이는 족족 쏴죽입니다. 총을 쏴도 이런 기계는 멈추지도 않습니다. 로봇의 카메라를 정확히 명중시키던가 해야 하는데, 조준할 동안 기계가 먼저 적을 감지해 순식간에 상대 머리에 총알을 박습니다. 이런 기계와 싸우다가 사람들이 전멸하면 기가 막힐 일이겠죠.

앞으로는 사람이 타는 땅크도 더 나올 것 같지 않습니다. 기계가 돌아다니면서 땅크를 다 잡아버리면 이런 무인 로봇과 싸워야 하는 땅크 조종사들은 불쌍하겠죠. 바다도 마찬가지이지만, 배는 여러 변수가 많아 해군의 무인화는 제일 나중에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해군도 적을 보지 않고 죽이는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수백, 수천 키로 밖에서 미사일로 적을 침몰시키죠. 결국 누구의 미사일이 더 멀리, 더 정확하게 맞추느냐의 싸움으로 가겠죠.

김정일이 예전에 "현대전은 알 전쟁입니다"라는 말을 했는데, 그것도 머잖아 옛말이 될 겁니다. 현대전에선 점점 총을 쏘거나 대포를 쏘는 시대가 사라져가고, 대신 레이저무기 시대로 바뀌고 있습니다. 레이저무기 분야에서도 미국이 제일 앞서 나가는데, 이미 레이저포가 실전 배치돼 있습니다. 지금 배치된 레이저포로 비행기를 격추시키고, 날아오는 포탄까지도 다 파괴합니다. 레이저란 것이 곧 빛이니까 발사하면 초당 30만㎞를 날아가는데, 이건 곧 포착되는 동시에 죽는다는 소리죠. 그러니 초당 몇 백 미터 날아가는 총알이나 포탄과 비교가 됩니까. 레이저 무기는 동력만 있으면 무진장 발사한다는 것인데, 아무리 쏴도 돈이 거의 안 듭니다. 그래서 지금 중국이나 독일도 레이저 무기 개발에 열을 올립니다.

자, 이런 시대에 머리수로 싸우겠다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고 의미 없는 일인지 잘 아시겠습니까. 지금도 전쟁이 나면 북한군은 병력이 1000만 명이라도 절대 이길 수 없지만, 걱정 마십시오. 북한 인민들은 "콱 전쟁이나 나라"며 간절히 원하지만, 남쪽에 먼저 전쟁을 일으킬 일이 전혀 없습니다.

북한에 뭘 먹을 게 있다고 피를 흘리며 통일하겠습니까. 오히려 이겨도 가난한 북한을 잘 살게 만들려면 엄청난 돈이 투자돼야 할 겁니다. 그러니 김정은도 병력이 많아야 남쪽에서 밀고 올라오지 않는다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을 빨리 버리고, 이제라도 젊은이들을 나라의 경제발전에 적극 활용하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