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재작년 1월에 미국의 구글이란 인터넷 회사 회장이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북한은 당시 내부 강연을 통해 "김정은의 현명한 영도로 인공지구 위성 발사가 성공하자 온 세계가 놀랐고 이에 겁먹은 적대국 미국이 축하 방문단까지 보냈다"고 선전했죠.
그런데 인터넷이 없는 북한 사람들이 구글이 뭔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래서 주민들 속에선 "미국에서 구걸 대표단이 왔다"고 소문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기들도 이상한지 "그런데 왜 그 잘 사는 미국에서 구걸 대표단이 오지, 이상하다. 아무튼 인터넷이든 구걸이든 상관없고 쌀이나 좀 가져다 줬으면 좋겠다"고 수군거렸죠. 정말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아닐 수가 없습니다. 구글을 모르는 사람은 북한 사람들 밖에 없겠으니 말입니다.
구글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터넷 회사입니다. 이 회사 가치를 따지면 5000억 달러 넘게 주어도 구글을 살지 말지 합니다. 북한의 1년 국가 소득이 200억 달러나 될까요? 북한 인민들이 25년 넘게 일해서 꼬박 모아도 이 회사를 못 산다는 말입니다. 그런 구글이 창립 된지는 겨우 17년밖에 안됐습니다.
구글과 함께 요새 페이스북이란 인터넷 회사가 또 엄청 유명합니다. 이 회사도 창립 11년 밖에 안됐는데 기업가치가 2500억 달러가 넘습니다. 5000억 달라니 2500억 달러니 해봐야 물론 여러분들은 상상이 잘 안되실 겁니다. 저도 잘 안됩니다.
제가 구글과 페이스북을 설명하는 이유는 요즘 이 회사들에서 눈길을 끄는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뭐냐 하니까 전 세계 어디나 인터넷을 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우선 구글은 풍선을 이용하는데, 헬리움 풍선 수천 개를 아프리카처럼 인터넷이 되지 않는 상공에 띄워놓고 거기서 인터넷 신호를 지상에 보내 사람들이 인터넷을 쓰도록 만든다는 구상입니다. 물론 돈 받고 하는 일이 아니고 무료로 신호를 내쏘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북에선 풍선을 기구라고도 하죠. 요새 최신 기구는 엄청 발전해서 바람에 따라 여기저기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자체로 조종해서 위치를 잡아 그 자리에 고정적으로 머무를 수가 있고, 수만 미터 상공에서 비와 우박 바람 등을 다 피하니 추락도 되지 않습니다. 이미 구글은 기구를 스리랑카 상공에 띄워서 2100만 명의 인구가 몇 달 안에 인터넷을 접속하게 만들 예정이라고 합니다.
페이스북도 목적은 같습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기구가 아니라, 태양열로 자동 동력을 생산하는 무인 비행기를 띄우려 합니다. 한 3만 미터 상공에 무게가 수백 키로밖에 안 되는 무인 비행기가 유유히 떠다니는데, 거기서 인터넷 신호를 지상으로 쏘는 겁니다.
이 이야기를 왜 하냐. 바로 인터넷이 전혀 안 되는 나라가 북한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북한 내부에도 광명과 같은 컴퓨터망이 깔려 있습니다만, 이건 인터넷이 아니라 인트라넷이라고 합니다. 북한 내부에만 연결되고 외부 세계와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광명 덕분에 여러분도 인터넷이 어떤 것인지 감이 오실 겁니다. 만약 북한 상공에 인터넷 내쏘는 기구나 무인 태양열 비행기가 날아다닌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여러분들도 외부와 연결되는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겁니다.
구글과 페이스북도 북한에 관심이 많습니다. 구글 회장도 그래서 갔던 것이고요. 이 회사들에서 전 세계 인터넷 연결 구상이 몇 년 안에 현실화 된다면 당연히 북한에 엄청 신경을 써서 북한 인민도 인터넷을 하게 만들려 할 것입니다. 이건 사실 상상할 수도 없는 혁명적인 일입니다. 아마 김정은이 공부를 좀 했다면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독재자들에겐 인터넷만큼 무서운 것이 없고, 바로 그래서 독재자들은 인터넷을 철저히 차단하는 정책을 실시합니다. 가령 최근 중동에서 시위가 자주 일어나는 이유도 인터넷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실례로 구글에선 위성 지도를 공짜로 보는데, 지상의 승용차도 다 구별이 됩니다.
그걸 통해 중동의 빈민들은 나라를 다스리는 왕족들이 전국에 얼마나 호화로운 별장을 많이 만들어놓고 살고 있는지 다 보게 된 것입니다. 예전에는 높은 담장 때문에 안을 보는 게 불가능했지만 이제는 하늘에서 다 내려다보는 겁니다. 게다가 외국의 보도를 보면서 자기들이 얼마나 착취를 당하는지 잘 알게 되는 겁니다. 그럼 시위를 하는 것이죠.
똑같은 일이 북한에서 벌어지는 겁니다. 김정은 일가를 위대하다고 배웠는데 외국에서 얼마나 그런 독재자들에 환멸을 느끼는지, 또 독재자들이 인민들의 피와 땀을 짜내서 얼마나 호화롭게 사는지 다 알게 되는 겁니다.
지금도 저는 구글 지도를 통해 원산 송도원 야영소 위에 있는 김정은 특각에 전용 호화 요트는 몇 대나 있는지, 통천 앞바다 섬 세 개를 통째로 내 만든 김정은 별장이 얼마나 호화로운지 다 봅니다. 아무리 그 비밀을 막으려 호위국에서 총을 들고 지켜도 인터넷을 통해 여러분들이 하늘에서 내려다보듯이 다 볼 수 있는 겁니다.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외국 영화나 남조선 연속극 이런 것은 당연히 보고요.
자, 그런 날이 오면 여러분들이 김정은에 대해 환멸을 느끼게 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그럼 김정은이 북한을 통치할 수 있겠습니까. 북한은 진실만 들어가면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진실의 힘은 큽니다. 북한의 성층권에 인터넷을 내쏘는 구글의 풍선과 페이스북의 무인 비행기가 날아다닐 날이 몇 년 뒤라고 딱 집어 말할 순 없지만, 아무리 길어도 10년은 넘지 않을 거라 봅니다.
김정은 왕국이 철옹성 같아 보여도 그걸 무너뜨릴 복병은 의외의 곳에서 나타날지 모릅니다.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최신 과학기술이 바로 그 복병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전하며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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