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혹시 여러분들은 북한에 관리소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방송을 듣는 분들은 정치범수용소에 대해 많이 들었겠지만, 사실 언론이 봉쇄돼 있고, 감시 때문에 말도 자유롭게 못하고,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다니지 못하고 그러다보니 옆 동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잘 모르는 것이 북한 실정입니다.
그러니 관리소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겁니다. 종신토록 인간을 가두어놓고 인간을 짐승처럼 다루다 죽여 버리는 곳. 그래도 여러분들은 나치독일에서 운영했던 오스벵찜 수용소는 잘 아실 겁니다. 유대인들을 가두고 대량학살을 했던 곳이죠. 그런데 북한은 자국민 수십만 명을 반동이라고 끌어가서 죽을 때까지 노예노동을 시키고 죽여 버립니다.
이런 곳에는 노예와 같은 수감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노예들을 지키고 관리하는 간수들이 반드시 있습니다. 북한 관리소 안에선 간수라지 않고 선생님이라고 불립니다. 그런 선생을 했거나 하고 있는 사람들이 몇 만 명은 될 겁니다. 이런 사람들은 역사를 좀 안다면 지금은 자신들이 남을 죽이고 살리고 하는 권한을 갖고 있지만 머잖아 결국 자신들이 남의 손에 목숨을 내맡겨야 한다는 것을 알 텐데 말입니다.
북한 관리소와 비슷한 강제 수용소를 꼽는다면 대략 나치 수용소와 스딸린 시절의 소련에서 운영하던 강제노동수용소, 루마니아의 수용소, 캄보쟈의 수용소를 들 수 있습니다. 이중 히틀러의 수용소와 1970년대 사회주의자들이 운영했던 캄보쟈 수용소는 사실 가두어놓고 일을 시키려는 목적보다는 사람들을 집단적으로 죽이려는데 더 큰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인간 도살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 관리소는 스딸린 시절의 강제노동수용소를 본 따서 만들었는데, 이런 북한의 관리소를 배워서 정치범들을 수감하는 수용소를 만든 나라가 있었습니다. 그게 어느 나라냐 하니 바로 로므니아입니다. 적어도 30대 중반 이상인 사람들은 아직도 니콜라이 차우세스코란 이름을 기억하실 겁니다. 니콜라이 차우세스코는 아마 동구라파 사회주의 국가들 중에 북한을 가장 많이 찾은 국가수반입니다. 차우세스코는 북한에서 김일성이 장기 독재를 하는 것을 정말 부러워하다보니 자기도 장기집권을 하기 위해 김일성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 배우려고 자주 북한을 찾았고, 자기 나라에도 똑같은 체제를 만들려다 결국 1989년 아내와 함께 총살됐습니다. 북한에선 차우세스코를 김일성의 혁명동지라고 교육하지만, 사실 차우세스코는 북한의 관리소를 그대로 본 따 로므니아에 수용소를 만든 정말 나쁜 사람입니다.
이 수용소에서도 잔혹한 일들이 그대로 벌어졌습니다. 사람이 기절할 때까지 일을 시키는가 하면 벌로 인분을 먹게 하고, 몸을 불로 지지고. 차우세스코는 북한보다 몇 백만 명 정도 작은 로므니아 인구 중에서 무려 62만 명을 수용소에 잡아넣었고, 이중 12만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강제수용소에서 사람들을 죽였던 비밀경찰들에 대한 재판이 지난달부터 열렸습니다. 우선 35명의 간수들이 재판대에 나섰습니다. 사실 차우세스코가 죽은 지 이제는 24년이 됐고, 그때 수감됐던 죄수나 간수들은 이제는 노인이 됐으니 너무 늦은 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라도 나쁜 짓을 한 자들은 그 책임을 지고 처벌을 받도록 하는 대의의 첫발이 내디뎌졌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 세계적으론 나치 수용소에서 교도관으로 일했던 전범들이 지금도 잡힙니다. 얼마 전에도 오스벵찜에서 교도관을 하던 남자가 93살에 체포됐습니다. 독일은 전쟁이 끝나고 지금까지 70년 가까이 전범들을 잡아서 법정에 세웁니다.
캄보쟈에선 공산주의 건설한다면서 1975년부터 79년 사이에 인구 800만 명 중 무려 200만 넘게 죽인 대량학살이 벌어졌습니다. 공산주의에 방해가 된다면서 돈 좀 있고, 좀 배우고 한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죽인 겁니다. 세상에 제일 야만적인 살해행위입니다. 공산주의 한다고 추동하는 자들은 경우가 다르긴 하지만 워낙 나치처럼 학살을 좋아하는 야만들인데, 캄보쟈의 경우엔 그 정도가 심했죠. 노르돔 시하누크가 그게 무서워 북한으로 도망쳐 가서 영화나 찍었죠.
이때의 학살자들이 지금 재판을 받고 있긴 합니다만 이제는 고령으로 세상을 떠날 때가 됐으니 재판이 오래전에 열리지 않은 것이 너무 억울한 일입니다.
저는 나중에 북한에서도 민주주의 정권이 들어서면 수용소에서 잔혹한 만행을 저지른 간수들을 포함한 보위부, 보안서 사람들은 인민재판에 올려 세워야 한다고 봅니다. 어떤 사람들은 화해와 용서를 말하지만 제가 보기엔 북한에선 화해와 용서가 나라를 오히려 더 분열시킬 것 같습니다. 나라마다 정치, 경제, 역사, 종교적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화해와 용서가 필요한 나라가 있지만, 심판과 정의 구현이 중요한 나라도 있습니다.
오랫동안 생각해봤는데, 북한은 화해와 용서가 아닌 심판과 처벌을 하는 것이 과거를 딛고 정의를 세워 미래로 나가는 가장 제대로 된 방법 같습니다.
특히 관리소에서 죄수들을 악질적으로 다루면 그 죄가 참으로 무겁습니다. 관리소에서 선생 소리 들으면서 배급 받고 사니 좋은 직장인줄 알지만 사실은 나중에 자신이 교형리로 처벌받을 중죄를 짓고 있는 겁니다. 생각 같아선 체제가 바뀌면 지도층과 보위부 사람들을 그냥 고스란히 관리소에 처넣어서 죄수생활을 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혹시 가족 친척 중에 군복을 입었다고 우쭐대면서 다른 사람을 고문하고 죽이는 직업에 있는 사람이 있으면 자리를 옮기라고 설득하십시오. 보위부 군복을 입고 그냥 뇌물이나 받아먹으며 살면, 나중에 죽이기야 하겠습니까. 미래까지 생각해 현명하게 사시기를 바라며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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