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6위 수출대국이 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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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세계 경제가 썩 좋진 않습니다. 북한처럼 고립된 나라야 세계 경제에 위기가 오던 호황이 오던 실감이 전혀 나지 않겠지만, 다른 나라들은 다릅니다. 서로 경제가 밀접히 연관돼 있다 보니 어느 나라 경제가 침체되면 다른 나라도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수출주도형 나라들이 세계 경기의 영향을 밀접히 받는데, 수출 위주의 경제 정책이 위주인 남쪽 역시 세계 경제가 좋지 않으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한국은 지난해에 사상 처음으로 세계 6위의 수출대국 자리에 올라섰습니다. 세계무역기구에 따르면 한국의 작년 수출액은 5269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6위라는 숫자만 보면 그게 대단하냐 할 수 있지만 이건 세계 200여개 나라 중에 6위입니다. 한국보다 위에 있는 수출 국가는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인데, 이중 네덜란드만 인구 1680만 명으로 한국보다 인구가 작습니다. 중국, 미국, 독일, 일본 정도는 여러분들도 잘 아는 세계 경제 강국이고 한국보다도 인구가 훨씬 많은 나라들이죠. 한국 아래 순위에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와 같은 서구 강국이 있습니다. 이걸 보면 한국이 대단한 것이죠.

한국의 세계 수출 순위는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위에서 2009년 9위, 2010년 7위로 뛰어오른 뒤 5년 만에 또다시 한 계단 올라서 7년 만에 6계단 상승했습니다. 이 기간에 수출액도 2008년 4220억 달러에 비해 1000억 달러 넘게 늘어난 5269억 달러가 된 것입니다. 한국이 세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5%에서 3.46%로 상대적으로 올라갔습니다.

작년 세계 최대 수출대국은 2조2749억 달러 어치를 수출한 중국이 차지했습니다. 한국보다 4.3배 정도 많은데, 인구는 한국의 26배 정도 많으니 1인당 수출규모는 비교할 바가 못 되는 것이죠. 중국은 임금이 저렴하다 보니 세계 중요 기업들이 다 중국에서 물건을 생산해 가져가기 때문에 수출액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수출액 2위는 미국으로 1조5049억 달러입니다. 인구 3억의 미국이 인구 5000만 명의 한국에 비해 인구는 6배 많은데 수출액은 3배 정도만 많습니다. 3위 독일은 1조3289억 달러, 4위는 일본은 6251억 달러, 5위는 네덜란드는 5670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일본 인구는 1억3000만 명 정도인데, 수출규모는 겨우 1000억 달러 정도 한국보다 많습니다. 한국이 7년 만에 수출규모를 1000억 달러 올린 것을 보면 따라갈 수 있는 수준입니다.

물론 수출액이 곧 그 나라가 잘 사는지 판단 기준은 되지 않습니다. 수출액이란 것은 쉽게 말하면 여러분들이 장마당에서 물건을 판매할 때 계산하는 매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령 하루에 쌀 10톤씩 파는 쌀 장사꾼이 있고 1톤씩 파는 장사꾼이 있다고 합시다. 돈을 누가 더 많이 벌겠습니까. 당연히 많이 파는 장사꾼이 벌게 아닙니까.

그런데 지금 쌀 1톤에 600만 원 정도 한다고 하면 10톤 파는 장사꾼은 6000만 원 어치 팔고, 텔레비전 파는 장사꾼은 1000만 원 어치만 팔았다고 하면 누가 더 많이 벌겠습니까. 이건 모릅니다. 쌀 파는 장사꾼은 아무리 매출이 많아도 남겨 먹는 게 적으면 이윤이 적을 수 있고 텔레비전 파는 장사꾼은 보다 많이 남겨 먹을 수 있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영국이나 프랑스와 같은 국가가 수출액은 적어도 한국보다는 잘사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일본이나 미국 역시 1인당 수출액을 따지면 우리보다 적지만 생활수준은 높습니다.

한국이 세계 6위 수출국이 된 것은 지난해 다른 나라들이 수출을 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세계 경제 부진과 저유가로 수출단가가 하락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수출이 감소했는데, 미국이나 유럽연합, 일본에 비해 한국과 중국은 상대적으로 선전한 편입니다.

한국의 수입액은 4368억 달러로 수출한 돈보다 수입한 돈이 900억 달러 정도 적습니다. 팔 건 많은데 사올 건 적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그럼 북한의 무역 규모는 어떨까요? 지난해 북한은 수출 27억 달러, 수입 35억6000만 달러입니다. 번 돈보다 쓴 돈이 더 많은 격입니다. 수출액은 한국의 200분의 1밖에 되지 않고 수입액은 120분의 1 정도입니다. 인구는 2배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 이렇게 큰 격차가 벌어지는 것입니다. 올해는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가 이어지면서 북한의 무역 규모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무역은 91%가 중국에 의존해 있습니다. 공식무역만 이 정도니 밀무역까지 합하면 대외 무역의 거의 95%를 중국에 의존한다는 말입니다. 중국이 어느 순간 거래를 끊으면 북한은 망하는 거죠.

북한의 무역을 가만히 보면 한국의 1960년대와 닮아 있습니다. 남쪽의 1961년 수출상품을 1등부터 10위까지 꼽아보면 1위가 철광석이고 그 뒤를 중석, 실, 무연탄, 오징어, 생선, 흑연, 합판, 쌀, 돼지털입니다. 철, 무연탄, 오징어, 물고기, 흑연 이런 것은 지금 북한의 주력 수출품입니다. 그러니까 이건 뭔 의미일까요? 가난하면 가공을 못하고 원자재를 내다 팔 수밖에 없는데, 북한이 지금 딱 한국의 50년 전 모습이란 소리입니다. 한국의 작년 수출 주요 품목은 1등부터 5위까지 꼽으면 반도체, 자동차, 선박, 통신기기, 석유제품으로, 모두 팔면 이윤이 많이 남는 상품입니다.

남과 북은 이처럼 50년이 넘는 경제 발전 격차를 갖고 있는데 북한은 여전히 자기들이 대단한 강국인양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우물 안 개구리'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돈키호테와 같은 망상은 지금까지로도 충분합니다. 김정은은 이제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어떻게 해야 인민이 잘 살 수 있을지, 뭘 팔아야 돈을 벌지 이런 것이나 고민하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