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의 서울살이] 북한이 열심히 따라 배워야 할 중국

북한 나선경제무역구 내 수산물 가공공장의 모습.
북한 나선경제무역구 내 수산물 가공공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0:00 / 0:00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몇 달 세계의 주목을 끌었던 미국 대통령 선거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미국 대통령은 사실상 세계 대통령이라고 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것이고, 당연히 북한의 외교담당자들도 엄청 결과가 궁금했을 것입니다. 저도 국제부에 있다 보니 이번 주는 미 대선 보도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네요. 거기다 8일부터 중국 지도부 교체를 위한 공산당 전국대표회의가 열리고 있습니다. 15일에 당연히 시진핑이 국가주석이 되겠지만, 아무튼 세계를 좌우하는 미국과 중국의 두 지도부 선거는 이렇게 마감되고 오바마 체제와 시진핑 체제가 앞으로 4년간 이어지게 됐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이처럼 주목을 받는 것은 전 세계에서 이 두 나라가 차지하고 있는 영향력 때문입니다. 주로 한 나라의 국력은 경제력에 따라 좌우됩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생산된 경제생산 총액은 64조 달러가량 됩니다. 미국은 이중에서 15조 달러를 생산해 세계 전체 경제의 23.4% 정도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절반 수준인 7조3,000억 달러를 생산해 전 세계 경제의 11.4% 정도를 차지합니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를 합하면 두 나라가 세계 경제의 35%를 차지하는 셈입니다.

여기에 유럽연합과 일본까지 포함하면 어떨까요. 사실 경제규모 기준에선 유럽연합이 미국보다 앞섭니다. 유럽연합이 17조6,000억 달러지만 미국은 15조 달러거든요. 그런데 유럽 연합은 27개국이 가입돼 있기 때문에, 반대로 말하면 유럽의 발전된 나라 27개 경제를 합쳐야 미국을 조금 앞선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그렇게 보면 미국의 경제력이 오히려 더 부각되네요.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인 일본은 요즘 경제가 너무 안 좋지만 그래도 중국에 2조 달러 뒤진 5조 달러를 생산해 세계 경제의 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의 경제를 합하면 세계 경제의 무려 70%를 이들 국가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많이 발전되긴 했지만, 그래도 한해 1조1,000억 달러를 생산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래도 작은 나라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제력 순위가 세계 15위인데, 이건 한국이 잘 못해서가 아니고, 워낙 뒤에 있던 거대한 영토와 자원, 인구를 가진 브라질, 인도, 캐나다, 러시아 등의 나라들이 빠르게 쫓아오다 보니 한국은 작은 나라니까 아무래도 경쟁에서 순위가 뒤로 밀리는 겁니다.

지금까지 제가 이야기한 단위들이 조 달러 단위니까 감이 잘 안 오시죠. 그럼 북한에 비교해서 한번 살펴볼까요. 북한의 경제수준이야 정확히 조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추산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세계 유능한 전문가들은 지난해 북한의 GDP를 250억 달러로 계산하고 있습니다. 250억 달러면 한국의 2.3%, 즉 40분의 1도 안되는데, 이것도 잘 봐줘서 그런 거지 북한을 10년 넘게 연구해 온 제 기준으로 봤을 때는 그 정도도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한국과 비교하니까 한국의 2.3% 수준인 것이지, 미국과 비교하면 북한은 미국 경제력의 0.17%밖에 안 됩니다. 그러니까 북한 같은 나라를 한 600개 모아놓아야 미국 경제력하고 비슷해지는 것입니다.

단적인 실례를 들어본다면 북한이 1년 동안 외국에 수출하는 액수가 30억 달러 정도 됩니다. 그런데 지난달 말에 미국 동부 지방을 샌디라는 큰 규모의 허리케인이 지나가면서 피해를 좀 입혔는데 피해액이 500억 달러에 이른답니다. 샌디의 피해액을 회복하려면 북한이 17년 동안 수출한 외화를 꼬박 들여야 하지만, 미국처럼 잘 사는 나라는 이런 큰 피해도 금방 회복이 됩니다.

중국은 워낙 인구가 많아서 경제력은 커졌지만 인구 대비로 나눈 개인별 소득을 따지면 미국을 따라가려면 멀었습니다. 중국이 물가가 싼 점을 다 감안해서 1인당 소득 수준을 따져보면 아직 중국은 미국의 7분의 1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래도 이건 최근에 와서 정말 발전한 겁니다. 제가 10여 년 전에 탈북해서 중국에 와보니 이건 뭐 생활수준이 북한보다 한 10배는 더 잘사는 것 같더군요. 사실 그때의 중국은 지금에 비해 완전히 낙후된 나라였습니다.

2000년에 중국의 국민총생산액은 1조 1,000억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인구 10억이 넘는데 경제수준은 지금의 한국 정도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미국이 그때 10조 달러 정도 됐으니 중국은 미국의 국력의 9분의 1 정도밖에 안됐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 10여 년 동안 10% 가까이 경제성장을 해서 미국의 절반까지 따라왔습니다. 10년 전에 한국과 경제력이 비슷했지만 이제는 거의 7배나 경제력이 더 커졌구요. 1인당 국민소득도 2000년에 1,000달러 정도였는데 이제는 5,000달러가 넘었습니다. 제가 2000년에 연길에 있을 때 노동자 월급이 중국돈 500원 정도였는데 이제는 좀 힘든 일을 하면 하루 일당이 200원이 넘습니다.

제가 10년 전 그렇게도 낙후됐던 중국을 보고서도 정말 잘산다고 감탄했었는데, 지금은 북한과 비교 자체가 어렵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은 천리마를 타고 천지개벽을 했는데, 북한은 그동안 어땠습니까. 정권 유지와 주민 통제에만 온통 관심을 가지고 인민들이 먹고 사는 데 신경을 쓰지 않아 도무지 발전이 없었습니다. 중국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앞으로 10년 안에 국민 소득을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