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제 김정일 사망 4주년 행사를 치르느라 모두들 바쁘셨죠. 김정일 사망 발표가 나오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이 흘렀네요. 시간이 참 빨리 흘렀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여러분들은 김정은 밑에서 적응하느라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정신없이 시달려서 빨리 갔는지, 아니면 너무 고통스러워 시간이 하루가 열흘 같았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세월이 언제까지 계속 이어질까요. 저 역시 잘 모르겠습니다만 지금처럼 인민을 억압하는 왕조 독재가 결코 영원히 가지는 못할 것임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지금 세계는 정신 차릴 틈이 없이 변화되고 있고, 북한 역시 그러한 흐름에서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그 사례 중 하나로 지금 평양에 널리 퍼져 있는 평양 타치라는 손전화기를 놓고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제가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전화기를 처음 사용한 것이 불과 5년 전입니다. 불과 5년 만에 최초의 타치식 전화기는 지금 더 발전하기 어려운 기술적 완성도에 이르렀습니다.
제가 터치식 손전화를 사용한지 불과 3년 만인 2013년 평양에도 아리랑이란 터치 전화가 보급됐습니다. 올해는 평양터치가 나왔고요. 물론 아리랑이나 평양 터치는 인터넷이 연결돼 있지 않기 때문에 온전한 의미의 스마트폰이라고 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평양 타치를 서울에서 보니 인터넷만 연결하면 바로 쓸 수가 있는 정도였습니다. 이제는 손전화로 옥류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음식을 주문까지 한다면서요. 그러니 세계에서 정보통신기술이 가장 발전한 나라로 꼽히는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사는 저와 평양에서 사는 여러분들 사이에 선진 기술을 향유하는 시차는 불과 3년에 불과한 것입니다.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 그럼 다음엔 어떤 기술이 북한에 들어갈까요. 일단 세계의 흐름을 보면 지금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전기차와 무인자동차, 그리고 무인기에 연구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금 무인자동차는 상당한 기술 수준에 와 있습니다. 미국 구글이란 회사에서 만들어 지금 6년째 실험중인 무인차는 혼자 도시를 돌아다닙니다. 6년 동안 지구둘레를 80번 도는 것과 맞먹는 320만㎞ 정도를 운행하는 동안 사고가 단 한번도 안 났습니다. 물론 사람이 운전하는 다른 차가 무인차를 들이박은 일은 15번 정도 있지만, 적어도 무인차가 사고를 일으킨 적은 없다는 것이죠. 이런 결과에 고무돼 구글 회사는 내후년인 2017년부터 실제로 무인자동차를 생산하겠다고 계획을 밝히고 있습니다.
무인차는 중국도, 또 한국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냥 실험단계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실제 자동차에 구현도 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현대차는 여러분들도 다 알고,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자동차 회사죠. 올해 현대차에서 만든 승용차엔 고속도로 자율운행 장치들이 탑재됐습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엔 운전사가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됩니다. 차가 스스로 차선을 감지해 달리고, 앞차 뒤차와의 간격도 다 조절합니다. 심지어 뒤에서 차가 빠르게 다가와 들이박으려면 알아서 피합니다. 이 정도 기술은 무인차로 가는 전 단계로 인식됩니다. 시내 주행은 복잡한 상황이 많아 아직은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또 하나 연구 경쟁이 치열한 분야는 무인기입니다. 그런데 이 무인기가 그냥 여러분이 상상하는 비행기 모양에 사람이 조종사로 타지 않고 날아가는 것과는 좀 다릅니다. 드론이라고 불리는 무인기는 헬리콥터 방식인데 프로펠라가 4개 이상 달려 있습니다. 이 드론 연구에 앞장서 있는 국가도 미국입니다. 아마존이란 상품 판매회사는 드론을 이용한 상품 배달을 연구하는데, 누가 상품을 주문하면 드론이 상품을 싣고 정해진 주소에 배달하고 다시 돌아온다는 개념입니다.
드론에 사진기를 매달고 날리면 정찰기처럼 아래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도 다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드론이 지금 중국에서도 엄청 많이 생산돼 팔리고 있습니다. 이 드론이 흥미로운 점은 탈북자들이 이를 이용해 북한에 외부 정보를 담은 칩을 들여보낸다는 것입니다. 요즘 기술로 2키로 무게를 매달고 북한 내부로 20리까지 날아가 지도에 찍은 좌표에 정확히 낙하시킨 뒤, 날려 보낸 장소로 정확히 돌아옵니다.
이미 올해 4월부터 탈북자 단체가 북한이 왜 개혁개방을 해야 하는지, 외부 세계는 어떻게 사는지를 담은 동영상을 메모리카드에 담아 드론에 매달고 북에 들여보냈습니다. 한번에 메모리카드 2000개씩 매달고 가서 뿌린다고 합니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신의주나 혜산 같은 국경도시의 동상 앞 광장에 삐라나 메모리를 잔뜩 뿌릴 수 있는 것입니다. 고도가 700~800미터에서 날아가서 눈으로 보기도 힘들고 소리를 듣기도 어렵습니다. 지금 20리를 날아가지만 2~3년 뒤엔 100리를 날아가 한국 영화 알판들을 잔뜩 뿌리고 올 수도 있습니다.
북한 보위부는 또 하나의 골치 아픈 적과 싸우게 생겼습니다. 그러나 저는 닫으려는 자와 열려는 자의 싸움에서 결국은 보위부가 패배할 것이라고 봅니다. 제가 얼마 전에 북한 사람들이 보위부 몰래 인터넷에 접속하게 하는 풍선이나 비행체 개발이 완성됐다고 말했는데, 눈부시게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이 외부 세력이 가진 강력한 힘입니다.
소문으로 들으려니 김정은도 2017년부터 인터넷을 사용하도록 준비한다고 하는데, 물론 남쪽 상황 등은 못 보게 하겠죠. 그럼에도 인터넷만 들어가면 북한은 개혁개방하지 않고선 못 배깁니다. 김정일 사망 4년 뒤 북한은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앞으로 4년은 더 비약적으로 변할 것입니다. 지금 세계가 그렇게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엔 앞으로 30년 뒤 인류는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을지 그 미래에 대해 한번 말씀드릴까 합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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