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 오블리주와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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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가 남쪽에 와서 배운 말 중에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말이 있습니다. 프랑스어에서 나온 말인데, 귀족은 의무를 가진다 이런 뜻입니다. 한국에선 워낙 많이 사용하다보니 이 단어를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귀족은 의무를 가진다 이 뜻은 높은 사회적 신분을 가졌으면 이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가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원래 이 말의 기원은 초기 로마시대에 왕과 귀족들이 보여 준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초기 로마 사회에서는 사회 고위층의 공공봉사와 기부·헌납 등의 전통이 강하였고, 이러한 행위는 의무인 동시에 명예로 인식되면서 자발적이고 경쟁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귀족과 같은 고위층이 전쟁에 참여하는 전통은 더욱 확고했는데, 로마 건국 이후 500년 동안 원로원에서 귀족이 차지하는 비중이 15분의 1로 급격히 줄어든 것도 계속되는 전투 속에서 귀족들이 앞장서 싸우다 많이 희생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귀족층의 솔선수범과 희생에 힘입어 로마는 오랫동안 고대 세계의 맹주로 자리할 수 있었습니다. 근대와 현대로 이어져 내려오면서도 이러한 도덕적 전통은 계속 이어져 내려왔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가장 대표적 사례로 저는 로뎅의 조각 ‘칼레의 시민’으로 더 유명해진 1347년 영국 프랑스 사이 백년 전쟁 때 있은 일을 들고 싶습니다. 당시 1년 가까이 영국의 공격을 막던 프랑스의 북부도시 칼레는 원병을 기대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결국 항복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칼레시의 항복사절은 도시 전체가 불타고 모든 칼레의 시민이 도살되는 운명을 면하기 위해 영국 왕 에드워드 3세에게 자비를 구하였습니다. 그러자 에드워드 3세는 이런 조건을 내놓았습니다. “좋다. 칼레시민들의 생명은 보장하겠다. 그러나 누군가는 그동안의 어리석은 반항에 대해 책임을 져야만 한다. 이 도시에서 제일 부유하고 명망 높은 시민 대표 6명을 교수형하겠다.”

그러자 칼레에서 최고 부자이자 귀족이었던 생 피에르가 제일 먼저 나섰습니다. “좋다. 내가 교수형을 당하겠다.” 이어 시장이 나섰습니다. 그리고 또 상인이 나섰습니다. 그의 아들도 나섰습니다. 순식간에 교수형을 자원한 사람이 일곱 명이 됐습니다. 한 사람은 교수형에서 빠져도 되죠. 그래서 피에르가 이렇게 제안했습니다. “그럼 내일 제일 늦게 나온 사람을 빼자”

다음날 아침이 됐습니다. 하지만 광장에 나타난 것은 여섯 명 뿐이었습니다. 다름 아닌 제일 먼저 자원했던 생 피에르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놀랐습니다. 다 안 나와도 생 피에르는 나온다고 믿었거든요. 그래서 그의 집에 가봤습니다. 그랬더니 그는 이미 집에서 목을 매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죽음을 자원한 다른 여섯 명의 명예를 지켜주기 위해, 또 칼레의 명예를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것입니다. 이에 감동한 영국왕 에드워드 3세는 자기의 명을 거두고 교수형을 자원한 용감한 시민 6명을 살려주었다 합니다. 정말 가슴이 찡한 이야기죠. 귀족은 남보다 솔선수범하고 목숨도 서슴없이 바친다. 이런 전통은 서방세계에서 지금도 잘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근대 유럽에선 귀족이 장교로 근무했는데,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장교들은 앞장서 돌격을 하였습니다. 영국 같은 경우 1,2차 세계대전 때 왕족과 귀족, 상류층이 다니는 이튼스쿨에서 무려 2000명이 넘는 전사자가 나왔습니다. 지금도 영국은 왕자가 전장에 나가 싸우는 것을 미덕으로 삼고 있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인데, 6·25전쟁 때에도 미군 장성의 아들이 142명이나 참전해 35명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당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미8군 사령관 밴플리트의 아들이 6.25전쟁에 조종사로 참전했다 전사했습니다. 유엔사령관 클라크의 아들인 빌 대위는 군단장 부관으로 발령받았음에도 일선 중대장으로 자원해 가장 치열한 전투에 참가했다 부상을 당하고 숨졌습니다. 미 해병 제1항공 사단장인 해리스 소장의 아들인 해리스 해병 소령도 장진호 철수작전을 지휘하다가 전사했습니다. 역시 유엔군총사령관 아이젠하워의 아들도 대대장으로 낙동강 전투에 참전했고, 워커 8군 사령관의 아들 역시 중대장으로 참전했습니다. 여러분들이 미국놈이라 욕하지만 그들의 도덕의식은 이렇습니다.

그렇다면 중국은 어떻습니까. 모택동도 자기의 장남 모안영을 참전시켰고 그는 전사했습니다. 아들의 전사 소식을 듣자 모택동은 몹시 괴로웠지만 “그 녀석은 모택동의 아들이니까”라는 말을 하고는 시신을 본국에 가져오지 말고 다른 병사들과 함께 조선에 묻으라고 지시했습니다. 이게 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입니다.

제가 이런 전통을 말씀드리는 것은 북한 현실을 한번 돌아보시라는 뜻입니다. 지금 보십시오. 북한에서 무력부장 아들이 전쟁이 나면 일선에 나갈 것입니까. 아니죠. 오히려 별을 가득 붙이고 훈장을 가슴에 무겁게 달고 있는 자들일수록 자식들을 외화벌이 회사 만들어주어 돈 벌게 만드느라 급급합니다. 이러니 나라가 제대로 유지되면 이상한 것 아닙니까.

대표적으로 김정일만 보십시오. 6.25전쟁 때 김정일은 폭격을 피해 길림에 가서 공부를 했습니다. 여러분들이 김정일이 전쟁 때 장자산에서 공부한 줄 알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태어난 곳조차 러시아가 아닌 백두산이라 속이는데 그걸 속이지 못하겠습니까. 그렇게 큰 김정일은 고난의 행군 때 인민들이 굶어죽을 때 자기 자식들은 전부 스위스에 보내서 호화롭게 유학을 하게 했습니다.

이렇게 지도층부터 부패한 나라는 이미 오래 전에 망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망하지 않으니 여러분들의 고혈만 빨려서 부패의 향락에 제물로 바쳐지는 것입니다. 이런 체제, 오래가면 안 되겠죠.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