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은 왜 로드먼을 평양에 불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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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방북 중인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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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느덧 완연한 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이번 겨울도 참 힘들게 이겨내셨습니다. 지난해도 애도기간이다 어쩌다 온 겨울 시달리더니 올 겨울에도 전투동원태세니 준전시니 하면서 가만 놔두지 않네요. 준전시 하면 제 기억엔 1993년이 먼저 떠오릅니다.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겠지만 그때 준전시 선포하고 당장 전쟁 나는 듯이 갱도 들어가고 총 메고 다니면서 난리쳤는데, 왜 이러는지도 모르고 시달렸던 것 같습니다. 벌써 20년이 지났는데, 북한은 지금도 똑같습니다.

항상 전쟁한다고 떠들어 봐야 전쟁 안 납니다. 늘 말하지만 전쟁을 하면 내가 죽을지 살지도 모르는데 그걸 왜 합니까. 북한이 먼저 쳐들어오면 몰라도, 절대 여기선 먼저 전쟁 일으키지 않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미국을 포함한 서방세계가 전반적으로 경제사정이 안 좋습니다. 그런데 전쟁하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돈이 듭니다. 미국이 아프간이나 이라크에 미군 10만 명 넘게 파견했는데, 병사 한명을 보내는 비용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무려 100만 달러가 듭니다. 여러분 개성공업지구에서 북한 근로자 5만 명이 넘게 일해서 1년에 버는 돈이 5,000만 달러 좀 넘습니다. 그런데 그 돈이 고작 미군 50명을 해외 파병 비용에 불과한 겁니다.

저도 도저히 믿어지지 않아서 자료를 찾아봤는데, 어디다 돈을 쓰는지 자세히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진짜로 미군 한명 파병하는데 100만 달러가 든다는 겁니다. 좌우간 미국이란 나라는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미국도 몇 조 달러가 들 전쟁에 요즘은 관심이 없습니다.

결국 전쟁 위기는 북한 통치자들이 자기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주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쇼에 불과합니다. 그렇게 사람들을 들볶아대고는 저들은 평양 특급 초대소에서 5과로 뽑은 고운 처녀들 끼고 최고급 위스키를 마시면서 황제의 삶을 사는 겁니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지난 주말에 미국에서 데니스 로드먼이란 미국 농구선수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과 같이 앉아 농구경기를 보았죠. 1일자 노동신문 1면에 큼직하게 실었더군요. 로드먼이 왜 북한에 갔는지 아십니까. 김정은이 로드먼을 엄청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김정은이가 형 정철이랑 같이 스위스에서 10년 넘게 공부하다보니 외국 스포츠나 영화를 좋아했습니다. 정철이는 반담이란 배우 좋아했는데 북에서도 이 사람 액션영화 테이프가 많이 돌았습니다. 정철이가 그 배우 근육처럼 몸을 만들겠다고 근육 만드는 주사 자꾸 맞다보니 그만 여성 호르몬이 이상 분비되는 병에 걸렸습니다. 그러니까 노는 것도 여자처럼 놀고, 목소리도 여자처럼 변하니 형이 아버지 자리 물려받지 못하고 동생 정은이가 나이가 25살밖에 안 되는 때에 물려받은 겁니다.

정철이가 반담 좋아했다면 어린 정은이는 농구를 엄청 좋아했습니다. 세계에서 농구 제일 잘하는 나라가 미국인데 거긴 잘하는 농구선수 한 명이 1년에 몇 천만 달러씩 연봉을 받습니다. 이번에 평양에 간 로드먼이 정은이가 스위스에 있던 1990년대 말에 미국에서 이름을 날렸습니다. 정은이가 미국 농구 보다 보니 로드먼을 좋아하게 됐고, 자기가 이젠 왕이 됐으니 부른 겁니다.

그런데 로드먼이 평양으로 떠나기 전에 했다는 말이 요새 전 세계에서 엄청 유명해진 싸이라는 한국 가수를 평양에서 만나겠다고 했습니다. 이 친구가 운동만 하다보니 사우스 코리아, 노스 코리아도 구분 못할 정도로 무식한 겁니다. 하긴 미국 사람들 조사해보면 절반 넘게 노스 코리아 어디가 붙었는지 모릅니다. 미국 사람들 북한에 관심 없습니다. 어려서부터 흠모하던 선수 왔으니 정은이가 같이 앉아 농구도 보면서 그랬네요. 그 시간에 여러분은 추운 겨울에 전쟁이라도 하는 줄 알고 고생하며 떨고 있었죠.

옛날 1990년대에 김정일이 “조선 사람들 체질에 농구가 맞습니다” 이런 지시를 내려서 전국적으로 농구만 한 적이 있었습니다. 농구 가족이란 영화도 나오고 폭풍팀이니 우뢰팀이니 하는 농구단도 만들어지고 말입니다. 그때 저는 고난의 행군 때 어디나 그랬듯이 국수죽 반 그릇씩 먹고 대학 다닐 때인데, 체육 시간만 되면 계속 농구장에 내모는 겁니다. 농구가 얼마나 힘든 운동입니까. 그때 대학생들이 모두 주린 배를 움켜쥐고 뛰면서 갑자기 이런 정신 나간 지시는 왜 떨어졌나 어리둥절했습니다. 사방에서 사람들이 굶어죽는데 갑자기 웬 체질이 어떻고, 농구가 어떻고 하니 이해 안 되는 겁니다.

지금 북한 사람들 142㎝부터 군대에 뽑아나가는 등 난쟁이가 된 것이 어디 농구 안해서입니까. 잘 먹이기만 하면 농구 안 해도 키가 큽니다. 142면 한국 초등학교 4학년 그러니까 북한으로 말하면 인민학교 4학년 평균키입니다. 남쪽 젊은이들 평균키가 175가 넘습니다. 그런데 먹일 생각은 안하고 농구하라고 해서 이상했는데 훗날 알고 보니 정철, 정은이가 농구 엄청 좋아해서 그런 지시 떨어진 거였습니다. 온 북한 주민들이 어린 왕자 취미생활을 위해 고생을 한 겁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민이야 춥든 말든, 배고프든 말든 북한 지배층들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인민들 추운 겨울에 내몰고 저들은 저 좋아하는 취미생활 즐기고 있으니 인민들이 방목되는 소나 개보다도 못하단 말입니까? 하물며 개도 주인 잘 만나야지 먹이도 제대로 주지 않고 학대만 하는 고약한 주인 만나면 제 명에 못살죠. 바깥에서 북한 들여다보면 참 한숨만 나올 뿐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