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성공에 박수치는 북한 인민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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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4일에 김정은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성공했다고 하는데, 워낙 예전부터 뻥이 심해서 검증은 더 필요해 보입니다. 진짜 미국까지 갈 수는 있는지, 대기권 진입 시 7000도 이상 고열에서 탄두를 보호할 수 있을지, 명중오차는 얼마인지 이런 건 아무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고도 2000㎞ 이상 올라 간 것은 사실이니 미사일 개발에서 큰 전진이 있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김정은이가 그리 집착하더니 개발 속도가 빠릅니다. 그동안 미사일 개발 기술자들은 아마 밤잠도 못자고 고생했을 것 같습니다. 곧 평양에 기술자들을 불러 영웅칭호 나눠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북한 기술자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든 성과를 폄훼할 생각이 없습니다. 배고파도, 돈 없어도 우리 민족은 역시 머리도 좋고, 저력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에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성공 중대방송을 시청하면서 인민들이 만세를 부르는 장면을 보며 참 안타까웠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은 김정은의 이해관계와 인민의 이해관계가 완전히 배치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김정은이 좋아하면 인민이 슬플 일이 생기고, 인민이 좋아할 일은 김정은에겐 슬플 일이 되는 곳이 바로 북한입니다. 왜 그럴까요. 본질을 따져 보면 바로 김정은이 오래 붙어 있을수록 인민이 잘 사는 날은 점점 멀어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번에도 미사일 쏘고 김정은은 좋아서 어쩔 줄 모르던데, 미국을 핵공격할 능력이 있으면 미국이 자기를 함부로 못 칠 것이라 생각해서 그럴 겁니다. 근데 정말 그 계산이 맞아서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지 못한다면 김정은은 죽을 때까지 권력을 쥐고 인민을 못살게 굴 겁니다. 북한이 잘 살려면 시장경제로 나가야 하고, 국제사회에서 경제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북한은 계속 제재 받는 방향으로 엇서 나갑니다.

미국을 타격하는 핵미사일을 만들면 미국이 가만있겠습니까. 계속 경제제재 압력을 높일 겁니다. 그러면 북한 장마당에서 쌀값도 상품 가격도 모두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벌써 북한 장마당의 쌀값이 6000원을 넘어 심상치 않은데, 앞으로 제재가 더 강화되면 고난의 행군이 다시 시작될지도 모릅니다. 그걸 알면서도 여러분은 만세 부르겠습니까.

고난의 행군이 시작돼 보십시오. 저따위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무슨 짝에 쓸모가 있습니까. 여러분이 자랄 때 김일성이 만들었다는 ‘황금덩이와 강낭떡’이란 이야기를 모두 다 공부했을 겁니다. 홍수가 나자 지주는 황금덩이를 싸들고 나무 위에 대피하고, 머슴은 강낭떡을 싸들고 올라갔습니다. 결국 굶어죽은 사람은 지주였죠. 홍수가 지나간 뒤 머슴은 지주가 고이 아끼다가 결국 써먹지 못한 황금덩이까지 공짜로 얻어 부자가 됩니다. 저는 이 이야기 속 지주가 바로 오늘날 김정은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렇게 열심히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어봐야 그걸 미국에 발사할 수 있을까요. 절대 못합니다.

미국에 핵탄 한 방이라도 떨어지는 순간 북한은 아마 수백 발의 핵 반격을 받아서 사람이 살수 없는 방사능 오염지대로 변하게 될 것입니다. 북한 2500만 주민 중 살아남는 사람은 아마 극소수겠죠. 그걸 감당하면서 미국에 핵탄두 날려 보낼 일이 있을까요. 저는 어떤 경우를 감안해 봐도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미치지 않고서야 너 죽고 나 죽고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사이좋게 지내면서 너 좋고 나 좋고 사는 게 삶의 지혜가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저 미사일을 남쪽을 향해 쏠 일도 없습니다. 서울에 핵탄두 떨구려면 굳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만들 필요도 없고, 그냥 직경이 한 1미터쯤 되는 대포를 특수 제작해 핵탄을 수십㎞만 날리면 요격도 못하고 끝입니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미국을 위협하면 증원군이 오지 못할 것이고, 그 사이 한국을 점령하면 된다고 교육합니다. 그러나 이 역시 김정은의 제삿날을 앞당기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일단 재래식 무기로 붙으면 북한은 한국의 적수가 되지 못하기 때문에 핵탄두 정도는 몇 개 써야 이길 수 있는데, 핵을 써서 남조선을 점령했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한국 같은 경제 강국이 북한과 같은 깡패 국가에 핵 한방에 무너지고 최대 우방인 미국은 자국에 핵탄두가 떨어질 까봐 도와도 주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세상에 믿을 놈이 하나도 없구나 하는 현실을 깨닫고 아마 세계 모든 나라가 핵을 개발할 것입니다. 이건 뭘 의미할까요. 바로 강대국이 주도해 온 핵질서의 파괴를 의미하며 지구 도처에서 핵 공격이 난무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핵 개발할 능력이 없으면 서로 팔고 사기도 하겠죠. 그러면 반드시 테러범의 손에 핵무기가 들어가게 될 것이고, 곧 미국이 당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은 미국도, 중국도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강대국은 반드시 핵을 쓴 자를 징벌해야 만이 핵질서를 지킬 수 있습니다. 즉 김정은의 제거는 미국과 중국의 공통의 목표가 될 것입니다. 미국이나 중국은 북한이 붕괴돼 골치 아픈 일이 생길까봐 손 안대고 있었던 것인데, 한반도가 통일이 되면 더 봐줄 이유도 없습니다. 김정은은 한국에 핵을 쏘는 순간 빈라덴처럼 제거대상 1호가 될 것이고, 강대국들은 누구 눈치 볼 것 없이 아주 합법적으로 김정은을 죽일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상황인데, 김정은은 도대체 저따위 미사일을 어디다 쓰겠다고 저리 집착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속담에 불을 좋아하는 놈은 불에 타죽고, 물 좋아하는 놈은 물에 빠져 죽는다고 했습니다. 불장난 좋아하는 김정은의 운명도 불에 타 죽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사일을 이왕 만들었으니 이제라도 마음을 고쳐먹고, 저 미사일을 북한의 경제 개발 자금과 바꿔 먹으면 저나 여러분들의 박수를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